‘경제관광부’까지 만들며 3년 연속 트립어드바이저 1위 여행지 오른 도시 [여행人터뷰]

장주영 매경닷컴 기자(semiangel@mk.co.kr) 2024. 10. 18.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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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쌈 카짐 두바이관광청 CEO
2023년 한 해 동안 1720만 명 방문
트립어드바이저, 3년 연속 1위 여행지

‘경제관광부’로 명칭 변경 결단
“관광은 경제에 매우 중요한 역할”

K팝·K무비 등 한국 문화 좋은 본보기
두바이 초콜릿 필두…세계 두드리길 희망
두바이는 마법 같은 순간들이 이뤄지는 곳입니다. 환승 목적으로 찾다가, 스톱오버로 며칠 동안 머무르더니 이제는 아예 일하거나 거주를 위해 올 정도입니다.
이쌈 카짐(Issam Kazim) 아랍에미리트 두바이관광청 CEO는 시종일관 활기가 넘쳤다. 말이 꽤 빨랐지만 듣는 이로 하여금 불편하게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의자를 당겨 앉게끔 하는 묘한 매력을 내보였다. 흡사 에너자이저를 방불케 한 그가 지난달 말 한국을 찾았다. 두바이관광청 한국사무소 개소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내한한 그를 여행플러스가 단독으로 만났다.
이쌈 카짐 두바이관광청 CEO / 사진 = 두바이관광청

지난 해 두바이가 원격 근무하기 좋은 곳으로 선정됐습니다. 제 2의 고향처럼 이주하는 이들 또한 많아졌어요. 트립어드바이저의 트래블러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3년 연속 세계 1위 여행지로 뽑힌 것도 의미 있습니다. 3년을 연달아 이름을 올린 것은 두바이가 유일합니다.
​카짐 CEO가 자신감을 내보인 데는 국제적인 기관의 호평이 뒷받침했다. 이들은 두바이에 대해 굉장히 안전한 주거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점과 비자 업무의 간소화 등을 꼽으며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이런 분위기는 지표로도 드러난다. 코로나 팬데믹 종식 후 여행이 자유로워진 2023년 실적이 대표적이다. 한 해 동안 1720만 명이 두바이를 다녀갔다. 특히 이 가운데 25%가 재방문자였다. 1년 동안 두바이를 1번 이상 다시 방문한 사람이 430만 명이나 된다는 얘기다.

사진 = 두바이관광청
카짐 CEO는 두바이의 이 같은 우상향 행보에 자신이 속한 ‘경제관광부(Dubai Department of Economy and Tourism)’를 꼽아 눈길을 끌었다. 그는 “관광은 경제에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때문에 두바이는 행정부 명칭 자체를 ‘경제관광부’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3~14년도부터 경제와 관광의 활성화를 위해 방문객 숫자, 체류기간, 관광객 지출금액, 재방문 횟수 증가 등을 골자로 하는 4가지 목표를 발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문화체육관광부라는 이름에서부터 관광이 3순위라는 점을 필두로, 수년 째 대한민국 관광청 설립을 추진하려는 움직임만 있을 뿐 제자리걸음인 상황, 한국광광공사 사장의 자리가 9개월째 공석이라는 우리의 현실과 대비돼 잠시 씁쓸한 뒷맛을 삼켰다.
품귀현상까지 빚었던 두바이 초콜릿 / 사진 = 장주영 여행+ 기자
​최근 한반도를 들썩이게 했던 두바이발 ‘이것’이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한때 품귀현상까지 빚었던 ‘두바이 초콜릿’이 그 주인공이다. 두바이 초콜릿 얘기를 꺼내자 카짐 CEO는 얼굴에 만연한 미소를 지었다. 이어서 나온 답변은 그가 왜 두바이관광청을 10년째 이끌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평소 한국 문화에 대해 경외심을 가지고 있어요. 한국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죠. K POP만 봐도 한국은 물론, 아시아에 이어 전 세계를 휩쓸고 있지 않습니까.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전 세계인들이 번역이나 자막으로 보지 않고 한글 그대로를 느끼고 싶어 한글을 배우려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런 문화의 수출이 직접적으로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보다 조금 더 긍정적인 상징이 아닐까 합니다. 두바이 초콜릿의 인기도 그런 면에서 다른 세계를 두드리는 역할을 해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두바이에 대한 좋은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달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두바이 초콜릿의 인기가 사실 기쁘고 자랑스럽습니다. 두바이에는 이것 말고도 숨겨진 다양한 콘텐츠가 많으니 다른 것도 전 세계에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이쌈 카짐 두바이관광청 CEO / 사진 = 두바이관광청
​두바이에 대한 진심어린 애정이 목소리에 잔뜩 묻어났다. 나아가 한국 내지는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 역시 멋스러웠다. 그는 한국과의 얘기로 좀 더 말을 이었다. 카짐 CEO는 “한국은 파트너를 찾는데 있어 최고의 국가라고 생각한다”며 “이번에도 신한금융그룹과 업무협약을 맺었는데, 향후 관광뿐 아니라 금융 미디어 문화 등의 협력을 기대한다”고 바랐다.

​경제관광부의 관광청 수장이 한 발언이라는 점에 더욱 무게감이 느껴졌다. 아울러 기대감 또한 커졌다. 관광에 대해 좀 더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시간적 한계가 발목을 잡았다. 조금은 생뚱맞을 수 있는 질문 하나와 예비 여행자를 위한 궁금증 하나로 마무리를 지었다. 먼저 두바이란 도시를 색깔로 지칭한다면 무슨 색일지를 물었다.

아무래도 전통적으로 잘 알려진 색은 ‘흑과 백’ 아닐까요. ‘황금색’ 모래나 향신료의 화려한 색도 대표할 수 있겠고요. 관광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색은 하늘이나 바다의 ‘파란색’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다가오는 겨울에 다른 곳은 하늘이 우중충하거나 날이 궂은 경우가 많은데요. 두바이에 오면 화창한 하늘과 푸른 바다를 볼 수 있어 좋을 것입니다.
사진 = 두바이관광청
​두바이의 매력적인 푸른 하늘은 언제 가야 제대로 즐길 수 있을까. 카짐 CEO는 “아무 때나 다 좋다”며 연신 환영의 손짓을 했다. 그는 “굳이 꼽으라면 10월 중순경부터 시작해 이듬해 5월까지 좋다”며 “다양한 경험을 실내외에서 다 즐기기 좋기 때문”이라고 추천했다. 그는 “문화적으로 좀 더 색다른 느낌을 받고 싶다면 라마단 때를 놓치지 말라”며 “아랍 문화에 대해 몰입하는 경험도 할 수 있고, 라마단이 지향하는 바가 사람들과 같이 하고, 가족을 챙기고, 다른 사람과 나누는 정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새로운 경험일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물론 라마단 때 금식을 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걱정할 수 있지만 금식하는 시간을 제외한 다른 때는 음식도 같이 축하하는 의미가 있으니 색다를 것”이라며 “이밖에 3개월 간의 서머 페스티벌, 한 달 간 진행하는 피트니스 챌린지,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탐방 등 일 년 중 250여일이 축제인 두바이는 언제나 여행객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사진 = 두바이관광청
다음은 이삼 카짐 두바이관광청 CEO와의 일문일답.
- 두바이가 여행 목적지로 어떤 매력이 있는 지 한 문장으로 말해달라.
​▶ 한 마디로 얘기하기 참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한다면 ‘모두를 위한 목적지’라고 말하고 싶다. 두바이는 전 세계를 한 곳에 모아놓은 곳이라고 볼 수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느낌이 더 강해지는 분위기다. UAE로 탄생하기 전부터 교역의 중심지였고, 동서양을 연결시키고 있다. 200개국 이상의 국적자가 두바이 인구의 90%를 구성하고 있다.
이쌈 카짐 두바이관광청 CEO / 사진 = 두바이관광청
- 두바이는 ‘경제관광부’라는 행정부가 있다고 들었다. 경제와 관광을 동급으로 둔다는 점에서 굉장히 놀랐다. 두바이에서 ‘관광’은 어떤 의미인가.
​▶ 관광이 경제에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명칭 자체를 ‘경제관광부’로 바꿨다. 2013~14년도에 경제와 관광의 활성화를 위한 4가지 목표를 발표했다. 방문객 숫자, 체류기간, 관광객 지출금액, 재방문 횟수를 늘리자는 것이었다.

​매년 목표를 달성하고 있다가 2020년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주춤했다. 2023년에 회복세에 접어들며 한 해 동안 1720만 명이 두바이를 다녀갔다. 특히 이 가운데 25%가 재방문자였다. 재방문자 기준은 1년 동안 두바이를 1번 이상 방문한 사람을 말한다. 두바이가 가지고 있는 관광 목적지로서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지표라고 생각한다.

​두바이는 마법 같은 순간들이 이뤄지는 곳이다. 환승 목적으로 들어오다가, 스톱오버하면서 며칠 동안 머무르기도 하다가, 나아가 일하거나 살기가 좋은 곳에 관심 있어 오는 것 같다. 지난 해 두바이가 원격 근무하기 좋은 곳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제 2의 고향처럼 이주하는 이들도 많다. 트립어드바이저의 트래블러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3년 연속 세계 1위 여행지로 뽑힌 것은 두바이가 유일하다. 아울러 두바이는 굉장히 안전한 주거환경을 갖추고 있고, 점차 비자 업무도 간소화하고 있어 매력적이다.

이쌈 카짐 두바이관광청 CEO / 사진 = 두바이관광청
​- 한국에는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라는 말이 있다. 두바이 관광청 CEO로 10년째다. 많은 것이 변했을 것이고, 또 그렇지 않은 것이 있을 듯 하다. 지난 10년, 그리고 앞으로 10년에 대한 청장으로서 생각은 어떤가.
▶ 10년 전에 관광과 관련한 전략을 발표했는데, 미래의 10년 역시 잘 준비하려 한다. 무엇보다 처음부터 한국을 굉장히 가능성이 높은 시장을 봤다. 항공편 수만 봐도 그렇다. 매주 에미레이트항공이 10편, 에티하드항공이 11편, 대한항공이 주 7회 운항 중이다. 지금도 충분하다 할 수 있지만 더 많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2022년과 2023년 관광산업을 비교했을 때 225% 성장했다. 또 2023년과 2024년 상반기만을 놓고 보면 50% 정도 성장을 기록했다.

​한국 시장을 위해 전통적인 홍보만이 아닌 SNS나 인플루언서 활용 등 다양한 채널을 두드리고 있다. 특히나 한국의 대중문화 영향력이 높은 만큼 협업에 대한 노력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금융기관 쪽과도 연결해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방안을 도모하고 있다. 물론 관광업계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고 있다. 두바이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언제든 알려달라.

- 두바이는 그동안 다방면으로 글로벌 프로젝트를 많이 유치했다. 한국과 파트너십을 맺는다면 희망하는 분야나 기업 등이 있을까.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
​▶ 최근 신한금융그룹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두바이가 가지고 있는 여행 목적지로서의 가치가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신한금융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여러 자회사들의 고객과 시너지를 내길 기대한다.

​이제 한국은 파트너를 찾는데 있어 최고의 국가라고 생각한다. 금융 미디어 문화 등을 아울러서도 최적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두바이의 경제관광부를 대변해서 말한다면 관광뿐 아니라 경제 측면에서도 서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이라 본다. 특히 우리가 기대하는 모델은 ‘원스톱 숍’같은 것이다. 우리가 가교역할을 해 좋은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

사진 = 두바이관광청
- 요새 한국에서 두바이 초콜릿이 난리다. 인기요인은 뭐라고 보나. 혹시 포스트 두바이 초콜릿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나.
​▶ 평소 한국 문화에 대해 경외심을 가지고 있다. 한국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K POP만 봐도 한국, 아시아에 이어 전 세계에서 휩쓸고 있지 않나.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전 세계인들이 번역이나 자막으로 보지 않고 한글 그대로를 느끼고 싶어 한글을 배우려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들었다. 이런 문화의 수출이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보다 조금 더 긍정적인 상징이 아닐까 한다.

​두바이 초콜릿 인기도 그런 면에서 다른 세계를 두드리는 역할을 해주길 바라고 있다. 좋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사실 기쁘고 자랑스럽다. 두바이에 숨겨진 다양한 콘텐츠가 있으니 두바이 초콜릿처럼 알려져서 전 세계에 소개됐으면 좋겠다.

​대표적으로 전 세계 스노보드 제조사 중 가장 큰 회사가 두바이의 사막 한 가운데에 있다. 두바이가 사업하기가 쉽고, 편하기 때문에 한 번 만들어보자 해서 시작했다. 사업을 계속 확장해서 스노보드뿐만 아니라 서핑보드, 스키 등도 만들고 있다.

- 두바이하면 황금빛 모래, 하얗고 검은 현지인들의 옷 등이 떠오른다. 두바이를 색깔로 지칭한다면 어떤 색이 가장 잘 어울릴까.
​▶ 아무래도 전통적으로 잘 알려진 색은 ‘흑과 백’이 아닐까 한다. ‘황금색’ 모래도 잘 대표할 수 있는 색이다. 관광 측면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색은 푸른 하늘이나 바다를 떠올릴 수 있는 ‘파란색’이 아닐까. 특히 다가오는 겨울에 다른 곳에서는 하늘이 우중충하거나 날이 궂은 경우가 많다. 그러다 두바이에 오면 화창한 하늘과 푸른 바다를 보면서 좋아할 것이다. 때문에 두바이의 푸른 하늘이 가장 중요한 관광 자원이다.

​또 구도심에 가면 전통공예하는 곳이 있다. 직물을 짜는 곳인데 이곳에서는 ‘짙은 붉은색’을 만나볼 수 있다. 향신료 시장도 있다. 전 세계 다양한 향신료를 구매할 수도 있고, 향신료 특징상 굉장히 화려한 색을 볼 수 있다.

사진 = 두바이관광청
- 두바이관광청 청장이 추천하는 두바이를 여행하면 좋을 때는 언제인가.
​▶ 아무 때나 다 좋지만 굳이 꼽으라면 10월 중순경부터 시작해 이듬해 5월까지 좋다. 다양한 경험을 실내외에서 다 즐기기 좋다. 문화적으로 좀 더 색다른 느낌을 받고 싶다면 라마단 때를 추천한다. 아랍 문화에 대해 몰입하는 경험도 할 수 있다. 라마단이 지향하는 바가 사람들과 같이 하고, 가족을 챙기고, 다른 사람과 나누는 정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새로운 경험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라마단 때 금식을 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걱정할 수 있다. 하지만 금식하는 시간을 제외한 다른 때는 음식도 같이 축하하는 의미가 있으니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두바이에서는 굉장히 다양한 이벤트가 열린다. 1년 중 250일 정도 두바이 곳곳에서 행사가 벌어진다. 3개월 간의 서머 페스티벌, 한 달 간 진행하는 피트니스 챌린지도 있다. 미식도 빼놓을 수 없다. 3년 전부터 미슐랭 가이드가 들어와 발표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106개의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이 등재됐다. 2스타가 3곳, 1스타가 11곳 있다.

사진 = 두바이관광청
- 마지막으로 두바이를 찾을 한국 관광객에게 한 마디 해달라.
​▶ 이 기회를 빌어 두바이를 찾는 분들을 향해 환영한다 말하고 싶다. 두바이에 오면 누구나 잊지 못할 뭔가가 있다. 그것을 꼭 경험했으면 좋겠다.

​장주영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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