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지덕지 선거 현수막 ‘이럴 땐’ 철거 가능…첫 관리지침 나왔다
투표 권유·후원금 모금 현수막은 옥외광고물법 적용
5월4일부터 30일간 전국 불법광고물 일제 점검


선거철이면 거리 곳곳을 뒤덮는 선거운동 현수막. 시민들의 불편이 반복되는데도 지방정부가 선뜻 단속에 나서지 못했던 이유는 선거홍보물이 법률 사각지대에 있었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처음으로 선거광고물 관리지침을 마련하고 각 지방정부·정당과 함께 시행한다고 29일 밝혔다.
◆왜 지금까지 단속이 어려웠나=그동안 지방정부가 선거 현수막에 옥외광고물법을 적용하기 어려웠던 데는 구조적 이유가 있었다. 현수막 설치와 단속 근거는 ‘옥외광고물법’이다. 지방정부는 옥외광고물법과 개별 조례에 근거해 각종 홍보 현수막 설치 주체에게 시정명령을 내리거나 행정조치를 내려왔다.
하지만 옥외광고물법 2조2항은 “ 이 법을 적용할 때에는 국민의 정치활동의 자유 및 그 밖의 자유와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하지 아니하도록 주의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8조8항은 정당의 정당 활동에 의한 현수막은 옥외광고물법의 금지 제한 조치를 적용받지 않는다고도 규정하고 있다. 행안부는 “그동안 선거홍보물엔 옥외광고물법 적용 여부가 명확하지 않아 각 지방정부에서 관리가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번 지침은 이런 구조적 모호함을 해소하기 위해 행안부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실무 협의해 마련한 것이다. 행안부는 15일 각 지방정부와 정당에 신규 지침을 안내했다고 전했다.
◆현수막 유형별로 규제 기준 나눠=지침은 옥외광고물법 적용 여부를 기준으로 선거광고물을 3가지로 분류했다.

선관위가 승인한 후보자 현수막과 정당현수막은 옥외광고물법상 허가·신고 규정 적용에서 제외된다. 반면 투표 참여 권유와 후원금 모금고지, 선거일 후 답례, 후원회 사무소용 광고물은 옥외광고물법이 직접 적용된다. 이들은 옥외광고물 기준을 지키지 않으면 시정명령을 받는다. 당내경선운동·예비후보자·선거운동기구·정당선거사무소·당사 게시물은 ‘자율책임’ 대상으로, 즉각 단속 대상은 아니지만 안전 유지 책임이 후보자 측에 부여된다.
행안부는 이번 지침이 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처음 적용되는 점을 고려해 지침 시행 이전에 설치된 광고물에 한해 처분보다 계도를 우선하기로 했다. 다만 민원이 발생하거나 추락·파손 등 안전 위협 상황이 생기면 즉각 조치를 요구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옥외광고물법에 따라 정비한다는 방침이다.
◆5월4일부터 30일간 전국 일제 점검=행안부와 지방정부는 5월4일부터 6월2일까지 30일간 전국적으로 불법광고물 일제 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담당 공무원과 옥외광고협회 등 유관단체 관계자가 함께 참여하는 합동점검반을 꾸려 선거광고물 지침 준수 여부와 정당현수막 표시·설치기준 준수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위반 광고물은 자진 철거 또는 이동 설치 등 시정 요구가 이뤄진다. 이행하지 않을 때 지방정부가 직접 정비할 예정이다.
김민재 행안부 차관은 “선거 시기마다 반복되는 불법광고물 문제는 시민의 일상적 불편과 직결되는 사안”이라며 “이번 일제 점검을 통해 안전하고 쾌적한 도시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지방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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