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세계 최강이라는 미국 오픈AI 챗 GPT o1에 근접한 AI모델로 전세계를 놀래켰지만 중국의 AI 실력은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다. 중국 매체 차이신과 테크노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국 AI 스타트업 가운데 각 기업의 가치가 10억 달러(1조4000억원)가 넘어선 이른바 ’6마리 AI 호랑이들‘이 이 분야를 장악하고 있다. 지푸 AI, 미니맥스, 바이취엔 AI, 문샷, 스텝펀, 01.AI가 그들이다. 심지어 이 중 4개 업체의 기업가치는 200억 위안(27억 달러, 약 4조원)을 넘어섰다. 이들 기업이 중국판 오픈 AI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무게를 더해가고 있다. 딥시크는 세계 최강을 자부하던 미국 AI업계에 ’스푸트니크 쇼크‘ 수준의 충격을 가져다 주었지만 전세계 각국,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AI산업의 근간인 알고리즘, 컴퓨팅 능력(GPU), 데이터는 물론 정부의 전략과 지원책, 자금, 인재 등에서 취약한 우리나라 AI산업 촉진과 진작에 도움이 될 중국 AI스타트업의 현황과 중국 AI 성장 전략 및 현황을 2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①오픈AI 뺨치는 ‘6마리 AI 호랑이’···세계 최강 美 AI 대항마로
②300개 AI모델 상호경쟁 시너지효과··실크로드 국가진출 겨냥
2022년 12월 챗 GPT-3.5의 출시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대규모 AI 모델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으며, 바이두, 알리바바, 센스타임 등 중국의 주요 기업들도 2023년에 이 추세를 따라갔다.
그해 6월까지 범용 및 특화 모델이 쏟아져 나오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의 AI 환경에 기여했다. 2023년 말까지 300개 이상의 대규모 AI 모델이 출시돼 중국 언론은 이를 ‘100개 모델 대전(百模大战)’이라고 부를 정도였다.
이런 경쟁 속에서 중국에는 딥시크 못지 않은 강력한 AI 스타트업들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바로 ‘6마리 AI 호랑이들’로 불리는 지푸 AI(智谱AI), 미니맥스(MiniMax), 바이취엔 AI(百川智能), 문샷 AI(月之暗面), 스텝펀(阶跃星辰), 01.AI(零一万物)다. 이들도 챗GPT 주도의 AI 혁신이 급증하던 시기에 설립됐다.
지푸 AI(Zhipu AI·智谱AI)

중국 최초의 생성형 AI 스타트업 중 하나인 ‘지푸 AI(Zhipu AI, 智谱AI)’는 2019년 6월에 설립됐다.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최초로 탐구한 기업 중 하나인 이 회사는 챗 GPT 출시 이전에 중국에 세워진 몇 안 되는 기업 중 하나다. 현재 200억 위안(27억 달러) 이상의 기업 가치를 평가받고 있으며 다양한 투자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직원 수가 약 1000명에 달하는 이 회사는 챗봇 앱인 챗GLM에 2500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연간 반복 매출이 1000만 위안(약 20억원)을 넘는다.
칭화대학교에서 인큐베이션한 지푸 AI는 2022년 8월 중국 최초로 자체 개발한 사전에 학습된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선보였다.
이 회사의 리더십 팀은 중국 최고의 학술 기관에서 주목할 만한 인사들로 구성돼 있다.
칭화대학교 컴퓨터과학과를 졸업한 장펑 CEO는 칭화대학교 교수인 수석 과학자 탕제(唐杰· IEEE 펠로우)와 칭화혁신 리더십 박사 학위 소지자인 왕샤오란(Wang Shaolan)을 사장으로 합류시켰다. 또 지난해 4월에는 리더십 팀을 확장해 전 알리바바 클라우드 부사장 천쉐송(Chen Xuesong)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지푸는 지난해 10월 인간과 유사한 상호작용을 복제하고 사용자의 선호에 따라 톤, 감정 또는 사투리를 조정할 수 있는 오픈 소스 엔드투엔드 음성 LLM인 ‘GLM-4.0’을 출시했다. 또한 이 회사는 다양한 크기의 범용 모델, 화웨이의 마인드스포어(MindSpore) 프레임워크 기반 코드지엑스 코드(the CodeGeeX code) 모델, 코그뷰(CogView) 텍스트-이미지 모델, 비주얼GLM 멀티모드 대화 모델 등 대규모 모델과 관련된 다양한 제품을 출시했다.
지난해 12월 31일 이 회사 GLM 기술팀은 추론 모델 분야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재정 측면에서도 지푸 AI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있는 기업이다. 2023년에는 전국사회보장기금(SSF)의 중관춘 혁신기금, 메이투안(Meituan), 앤트 그룹, 알리바바, 텐센트, 샤오미, 세쿼이어 캐피털, GL 벤처스 등 주요 투자자들이 참여해 25억 위안(3억 5천만 달러) 규모의 펀딩 라운드를 완료했다. 재무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2024년 말까지 30억 위안(4억 2000만 달러, 약 6000억원) 규모의 새로운 투자라운드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장펑 지푸 AI CEO는 비즈니스 및 소비자 부문을 아우르는 중국판 오픈AI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니맥스(MiniMax)

AI 기술 개발업체 센스타임의 베테랑들이 설립한 미니맥스(MiniMax)는 2021년에 창업했다. 지푸 AI가 설립된 지 2년 만이다.
옌 쥔지 창업자는 미니맥스를 설립하기에 앞서 10년 이상 AI 연구 개발에 종사했던 인물이다.
미니맥스는 창업 이듬해인 2022년 10월에 첫 번째 앱인 글로우(Glow)를 출시해 사용자가 지능형 에이전트를 만들고 상호작용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앱은 빠르게 인기를 얻어 불과 4개월 만에 사용자 500만 명을 돌파했다.
이 앱은 나중에 중국 시장에서는 싱예 AI(星夜AI)로, 국제 사용자를 대상으로는 토키(Talkie)로 리브랜딩해 이 회사가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했음을 알렸다.
토키는 지난해 6월 미국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무료 엔터테인먼트 앱 중 5위를 차지하면서 해외에서도 성공을 거두었다.
또 다른 두드러진 제품은 비디오 생성기 하이루어 AI(Hailuo AI·海螺 AI)로서 이후 빠르게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으며, 비디오 제작자들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8월 미니맥스의 첫 오프라인 이벤트에서 옌은 회사의 창립 비전인 ‘모든 사람과 함께 하는 AI(Intelligence with Everyone)’를 공유하고 주요 사용자 데이터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미니맥스는 매일 30억 건의 AI 상호작용과 30조개의 토큰을 처리했다.
차이신은 미니맥스가 토키, 하이루어 AI, 싱예 AI 세 가지 AI모델의 광고 및 사용자 구독을 통해 연간 7000만 달러(약 1020억원)의 반복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3월 알리바바는 미니맥스를 위해 6억 달러(약 8700억원)의 투자행사를 주도했다.
어느새 미니맥스는 지푸AI와 함께 1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닌 스타트업(유니콘)으로서 이 분야의 다른 기업들을 앞지르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6대 중국 AI 유니콘 중 하나가 됐다.
바이취엔 AI(바이취엔 AI·百川智能)

바이취엔 AI는 2023년 3월에 설립됐으며 핵심 팀은 소고우(搜拘), 바이두, 화웨이, MS,바이트댄스, 텐센트 같은 유명 IT 회사의 최고 AI 인재로 구성돼 있다.
이 회사는 창업 후 100일도 채 지나지 않아 2개의 오픈 소스, 상업적으로 사용 가능한 중국어 모델인 바이취엔-7B와 바이취엔-13B를 출시했다.
지난해 7월 중국 미디어 매체 36kr은 바이취엔 AI가 시리즈 A 투자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쳐 총 50억 위안(약 1조원)을 투자받았다고 보도했다. 앞서 2023년 10월에는 A1 투자행사를 발표해 기술 거대 기업인 알리바바, 텐센트, 샤오미 및 및 최고 수준의 여러 투자 회사를 포함한 투자자 목록을 공개했다.
문샷 AI(月之暗面)

2023년 3월에 설립된 문샷은 양쯔린(杨植麟) 칭화대학교 다학제 정보과학연구원(交叉信息研究院) 조교수가 이끌고 있다.
이 팀에는 구글, 메타, 아마존 등 글로벌 기술 대기업의 인재가 포함돼 있다.
현재 시장에 출시된 일부 대형 모델이 모든 상황에 맞는 단일 모델을 목표로 하는 것과 달리, 문샷의 대규모 모델인 키미챗(Kimi Chat)은 장문 텍스트 기능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실제 사용 시 약 20만 개의 중국어 문자 컨텍스트를 지원할 수 있다. 이는 앤트로픽의 클로드-100k(약 8만 단어 지원)의 2.5배, 오픈AI의 GPT-4-32k(약 2만 5000 단어 지원)의 8배에 해당한다. 이러한 잠재력은 문샷의 가치가 30억 달러(약 4조 4000억원)에 이르는 데 기여했다.
문샷은 홈페이지에서 “키미는 거대한 ‘기억력’을 가진 지적인 조수다. 그는 한 번에 20만 단어의 소설을 읽고 인터넷을 서핑할 수 있다. 와서 그와 이야기하라”고 쓰고 있다.
그러나 최근 법적 분쟁으로 인해 성공이 가려졌다.
스텝펀(StepFun·Jieyue Xingchen·阶跃星辰)

스텝펀은 ‘6마리 호랑이들’ 가운데 최근에야 공식 데뷔한 회사다.
많은 사람들이 지난해 3월에야 처음으로 이 회사에 대해 들었지만, 이 회사는 빠르게 성장해 대형 모델 부문의 선두 주자가 됐다.
이 회사는 창업자인 지앙다신(姜大昕) 박사가 이끌고 있다.
이 회사 멀티모드 AI 기술은 개발자들의 광범위한 관심을 받았다.
통계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10개월 동안 언어 모델, 멀티모드 이해 모델, 비디오 생성 모델, 음성 모델을 포함해 총 11개의 기본 모델 제품을 출시했다.
01.AI(零一万物)

01.AI는 애플, 실리콘 그래픽스, MS, 구글같은 미국의 세계적 거대 IT기업에서 주요 직책을 맡았던 카이푸 리가 2023년 7월에 설립했다.
지난해 1~3분기에 01.AI는 이-라이트닝(Yi-Lightning)과 이-라지(Yi-Large)라는 두 가지 AI 모델을 출시했는데, 둘 다 개방형 접근성과 확장성을 갖춘 대형 모델과 시스템을 개발하는 조직인 LMSYS* 평가에서 상위를 차지했다. 또한 01.AI는 또 중국내 대규모 모델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LMSYS는 2023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버클리(UC 버클리), 스탠포드대, 캘리포니아주립샌디에이고대(UCSD), 카네기멜런대, MBZUAI가 참여한 다중 대학 협력으로 시작됐다. 지난해 9월 초기 단계의 오픈 소스 및 연구 프로젝트를 인큐베이션하기 위한 비영리 법인으로 출범했다.)
그러나 01.AI의 핵심적인 장점은 순위가 아니라 사전 학습 비용에 있다. 모델 공동 구축 전략에 따라 훈련 및 배포 비용은 놀라울 정도로 낮다.
창업자인 카이푸 리는 이-라이트닝의 훈련에 2000개의 GPU만 필요했고 1개월 반 밖에 걸리지 않았으며 비용은 머스크의 xAI의 약 2%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중국언론에 따르면 지난해 8월 7일 01.AI가 새로운 투자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수억 달러(수천억원)를 투자받았다. 이 투자행사 투자자에는 국제적 전략적 투자자와 여러 동남아시아 컨소시엄이 포함됐다.
01.AI는 아직 자금 조달 소식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이 라운드 이전에 01.AI는 이전에 알리바바 클라우드로부터 투자를 받은 적이 있으며, 이후 이 회사 가치는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를 넘어서며 유니콘으로서의 지위를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