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난 나경원 “매서운 비판·애정어린 고언 부탁”…당에 불만 표시?
羅 불출마에 당내 쓴소리 여전
조경태 “특정 후보 위한 전대
차라리 당대표 지명하는게 낫다”
양향자 “줄세우기 꼬붕 정치”
나 전 의원은 이날 ‘기자님들께 드리는 서신’이라는 글을 통해 “고생 많으셨습니다. 저의 고심이 길어짐으로 인해서 기자님들의 수고를 더했다”며 “차가운 날씨에 ‘뻗치기’를 했던 마크맨들, 동화사까지 먼 길을 취재오셨던 기자님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많았었지만 표현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많은 취재와 인터뷰 요청에 제대로 된 응대를 하지 못했던 것도 마음에 걸린다”며 “어제 제 결심은 오직 당이 잘 되었으면 하는 충정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꼭 출마해서 당대표가 되라고 응원해주셨던 많은 기자님들께 특히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며 “이번에 맺은 인연 그리고, 감사한 마음 깊이 간직하겠다”고 적었다.
특히 나 전 의원은 “우리 국민의 힘이 국민들께 진정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정당이 될 수 있도록 계속 매서운 비판과 애정어린 고언을 부탁드린다”고 인삿말을 끝맺었다. 이런 나 전 의원의 말에 여러가지 해석이 나온다. 전날 나 전 의원은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당의 분열과 혼란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막고 화합과 단결로 돌아올 수 있다면 저는 용감하게 내려놓겠다”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또 자신의 출마가 분열로 여겨지는 상황에서 선당후사의 자세로, 솔로몬 재판의 진짜 엄마의 심정으로 불출마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나 전 의원이 마지막 말로 거듭 국민의힘에 대한 매서운 비판과 애정어린 고언을 부탁하는 것은 결국 출마는 포기했지만 이런 방향의 전당대회 분위기가 여전히 당에 도움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여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실제 당내에서 불편한 분위기는 여전해 보인다. 또 다른 당권주자인 조경태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정 후보를 위해 흘러가는 듯한 느낌을 주는 전당대회는 차라리 안 하는 게 낫다”며 “차라리 (당대표를) 지명하는 게 낫지 않겠나”고 말했다.
이는 나경원 전 의원의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 과정에서 나온 윤석열 대통령과의 갈등, 친윤계 의원들로부터의 공격, 초선 의원들의 연쇄 성명 등에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의원은 “누구든 경선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높은 지지율을 얻던 후보가 빠지는 바람에 재미없는 전당대회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전당대회를 하면 신이 나야 한다. 그런데 맥이 빠지고 있다”면서 “지금이라도 활기 있게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나 전 의원 출마에 대한 초선 의원 50여 명의 비판 성명과 관련해 “당원들이 이번 전당대회에 실망을 많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초선 의원들 공동 비판 성명서, 이른바 연판장에 대해 “그 점에 관한 비판들이 많이 있는 걸 제가 잘 알고 있다”며“출마 여부에 관해 집단적으로 수십 명이 나오라 마라 성명하는 모양은 그렇게 바람직한 모양은 아니라고 저도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탈당 이후 반도체특위에서 국민의힘과 연대를 해왔던 무소속 초선 양향자 의원도 쓴소리를 보탰다. 양 의원은 ‘초선 줄 세우기 정치, 국민 비판 크다’는 SNS 제목의 글을 통해 “‘꼬붕(부하의 일본말) 정치’라고 비판하는 분들도 있다”고 거세게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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