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에 걸쳐 만든 런던 남부 출신 아티스트 샘파의 새 앨범

런던 남부 출신 아티스트가 작가 케일럽 아즈마 넬슨을 만나 새 앨범 ‘Lahai’, 아버지로서의 삶, 변화하는 음악계에 적응하는 법에 관해 이야기한다.

해당 기사는 i-D의 ‘The New Wave’ 이슈, no. 373, 가을/겨울 2023에서 발췌했습니다. 주문은 여기서.

샘파(Sampha)가 런던 해크니 교회에서의 공연을 발표한 건 지난 7월 초였다. “‘Satellite Business.’ 새로운 탐험이 시작되는 곳. 관심이 간다면 우리와 함께해 보세요.” 한동안 내 그룹 채팅들은 콘서트 티켓을 구할 수 있을지, 구했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가득 찼다. 티켓 오픈 때는 기회를 놓쳤지만 운과 기도가 통해 어찌저찌 구해냈다. 어떤 경험이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해하며 런던 남동쪽에서부터 북동쪽의 교회로 향했다. 우리는 후덥지근한 곳에서 다닥다닥 붙어 서서 땀을 흘리며 샘파를 기다렸다. 그가 그의 밴드와 함께 교회 중앙에 나타났다. 우리는 그를 둘러싸고 있었다. 그가 우리가 가사를 속속들이 아는 곡과 들어본 적 없는 곡을 불렀다. 공연의 분위기가 고조에 달하고 그가 무릎을 꿇고 고개를 흔들며 음역을 올리면, 기다릴 가치가 있었다는 생각만 들 뿐이었다.

그리고 몇 달 뒤 런던 북부 이즐링턴에 위치한 그의 스튜디오에 방문했다. 샘파는 런던 남부 출신에 시에라리온 배경이 있지만, 그의 곡이 닿는 범위를 고려하면 이 34세의 아티스트가 코스모폴리탄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2013년 발매한 ‘Dual’과 2017년 머큐리상을 받은 ‘Process’를 비롯해, 스톰지(Stormzy)의 앨범 ‘This Is What I Mean’, FKA 트위그스(FKA Twigs)의 앨범 ‘LP1’, 트래비스 스콧(Travis Scott)의 ‘MY EYES’, 래그즈 오리지널(Ragz Originale)의 ‘BARE SUGAR’에서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밖에도 솔란지(Solange)의 앨범 ‘A Seat at the Table’, 프랭크 오션(Frank Ocean)의 앨범 ‘Endless’에 참여했고, 최근에는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의 앨범 ‘Mr. Morale & The Big Steppers’에서 신스틸러로 활약했다. 그의 넓은 활동 반경은 음악적 재능뿐만 아니라, 그가 공간과 장르를 넘나드는 데 열려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는 조용하고 조심스러우면서 이내 따뜻하게 나를 맞이해 주었다. 대화를 위해 편안한 의자를 내어 주며 그는 그만의 작업실 입장 의식을 행해도 좋을지 물었다. 그는 팔로산토 스틱을 태우고 주변을 정리했다. 공간이 어수선하다며 양해를 구했지만, 그건 마음의 아름다운 산란을 볼 수 있는 내가 좋아하는 류의 엉망이었다. 투어를 하며 모은 악기가 스튜디오 구석구석 자리 잡고 있었고, 작업 공간 앞쪽으로는 나도 한 권 갖고 있는 노아 데이비스(Noah Davis)의 파란 책이 눈에 띄었다. 리즈 존슨 아르투르(Liz Johnson Artur)의 사진집은 펼쳐져 있었다. 마침내 대화를 시작하면서 나는 그에게 “마음이 어떤지” 물었다.

샘파는 일 분쯤 시간을 갖고는 새 앨범에 발매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990년쯤부터 이 앨범을 구상해 왔다고 농담했다. (이때까지 가장 최신 앨범인 ‘Process’는 2017년에 나왔다.) 다만 그사이에 음악 씬과 우리가 미디어를 소비하는 방식에 변화가 있었다. 음악을 선보이는 과정도 변했다. 소셜 미디어 홍보와 투어가 중요해졌다. 그는 새 앨범 출시, 구체적으로는 듣는 이들이 앨범을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이 앨범이 집단의식과 어떻게 만날지 궁금하다.” 앨범이 보편적이면서도 개인적인 목소리를 갖고 있으니 그와 어울리는 기대였다.

샘파가 입은 코트 웨일즈 보너(WALES BONNER) 19AW. 티셔츠와 슬랙스 아픽스(AFFXWRKS). 네크리스 스타일리스 스튜디오 소장. 신발 크로켓앤존스(CROCKETT & JONES).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였다.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그는 새 앨범 ‘Lahai’가 세상을 떠난 할아버지의 이름을 딴 것이라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 나는 집이나 차에서 ‘Lahai’를 크게 틀어 놓고 음악이 몸을 장악하도록 했다. 이 아름다운 열네 곡은 듣는 사람을 그의 시간과 공간으로 초대해 사랑하는 방법, 일상 속 다정함의 필요성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이 앨범은 우리에게 시간을 잠시 멈추고 현재에 살라고 권유한다. 혼자 헤드폰으로 귀를 막고 있든, 목요일 저녁 해크니의 교회에서 사람들 틈에서 엄청난 음악을 듣고 있든, 있는 그대로의 우리로 존재하기를 바란다.

‘Lahai’가 시작된 건 2019년 말이었다. 그는 다양한 트랙을 만들고 있었다. 모든 트랙을 포함한 건 아니지만, 이때 작업하던 곡들은 이번 앨범의 핵심이 되는 사운드로 쓰였다. 앨범을 만드는 과정은 상당 부분 감정에 의존하고 있다. 아티스트들은 가장 솔직한 나와 마주하는 순간의 감정을 좇곤 한다. 샘파는 그 고마운 순간이 찾아오면, 그가 가사에서 말한 것처럼 그의 “감정 언어”를 곡에 담아내려고 한다. 그 순간이 찾아온지 어떻게 아냐고 묻자 그는 “그냥 안다. 느껴진다. 그 느낌을 믿을 뿐”이라고 대답했다.

‘Spirit 2.0’은 그가 가장 먼저 완성한 곡 중 하나다. 드럼과 신시사이저의 미니멀한 사운드가 샘파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어우러져 황홀함을 선사하는 곡이다. 그는 이 곡을 만들며 창작에 필요한 감정을 느꼈고 그대로 앨범을 계획했다.

하지만 세상의 계획은 달랐다. 2020년과 함께 팬데믹이 찾아왔다. 우리가 존재하고 연결되는 방식에 큰 변화가 있었다. 사람과 함께 일하던 이들은 각개 전투를 벌여야만 했다. 그동안 샘파 커플의 아이가 태어나기도 했다. 그는 이때를 쉽지 않은 시기로 기억하지만 그만두기보다는 재고하는 시간으로 여겼다. 원래 계획대로 세션을 꾸리는 대신 그의 집에서, 대개 침실에서 곡을 써나갔다. 납득이 간다. ‘Lahai’에서는 비범한 공간감과 더불어, 곡이 만들어진 시간을 반영하는 따뜻함과 친밀함이 느껴진다.

그의 곡 대부분이 그렇듯 그가 가장 행복을 느끼는 순간, 즉 자유롭게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의 음악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즉흥적인 사운드가 내내 놀라운 조화를 유지하는 것에 놀랐다. 그는 시간이라는 개념적인 가치를 곡에 담아내는 데 마음이 끌리며 계속해서 이 주제로 돌아오게 된다고 했다.

그게 무슨 의미냐고 묻자 의자에 등을 깊숙이 기댄 채 잠시 시간을 갖고는 호기심을 해소해 주기 시작했다. 그는 시간을 일정불변의 상수(常數)로 인식하려 한다. 그것이 펼쳐지고, 당기고, 수축하고, 사라지고, 모든 것을 멈추며, 그것이 필연적인 죽음과 연관 있다는 사실에 대해 생각한다. 새 역시 한결같은 이미지를 가진 존재라며 예를 들었는데, “날고 느끼는 것… 새처럼 얼굴로 바람을 맞고 그 느낌을 소화하며 사는 건 어떤 삶일지 궁금하다”고 말을 덧붙였다. 자연의 세계와 그 아름다움. 초월성. 딸을 만나고 가족을 꾸리는 것은 그 자신을 보다 큰 세계 속의 존재로 인식하게 했다. 그는 어떻게 그 모든 가닥이 한순간, 그 시간으로 모이도록 작동하는지, 어떻게 이 앨범이 주변을 보도록 허락하는지에 대해 생각했다.

Photography Frank Lebon
Fashion Tom Guinness
Hair Takuya Uchiyama
Make-up Athena Paginton at Future Rep using Fenty Beauty and MALIN+GOETZ
Set Design Arthur De Borman at Magnet
Photography Assistance Rory Cole, Beatriz Gonçalves and Dylan Massara
Fashion Assistance Archie Grant and Eibhilin Moores
Set Design Assistance Ted Pearce, Roisin Jenner and Rosie Kidd
Production Dobedo
Casting (models only) Sarah Small at Good Catch
Models Johnny Mitchell, Emma Zarifi, Grace Davey, Claudia Celeste, Christopher Lilleorg, Freddie Mackenzie, Solomon Robinson and Titas Mackeviči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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