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클리프 아펠도 반했다 명품 브랜드의 공간 디자이너, 종킴
Q. 국내외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던 그가 최근에 색다른 ㅍ로젝트를 진행했다. 자립 청년들의 공간을 무료로 리모델링하는 주거 개선 프로젝트가 바로 그것. 공간의 선한 영향력을 믿으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그의 결심에서다.
롯데호텔 설화수 스파, 구호 플래그십 스토어 등. 시간이 지나도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는 프리미엄 공간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종완 디자이너. 국내외 럭셔리 매장부터 자원봉사로 참여한 공간까지. 알렛츠가 김종완 디자이너의 흥미로운 대화를 들을 수 있는 여정으로 이끈다.
Q. 어린 나이에 파리 유학을 혼자 떠났다. 계기가 있었다면?
MBC에서 했던 <러브 하우스>를 좋아했다. 공간 디자이너들이 집을 고쳐주고 사람에게 공간을 선물할 때 표정들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그 때의 감동을 이어서 공간 디자인 분야를 선택하게 됐고 그 당시 내가 동경한 곳이었던 프랑스에서 유학을 결정했다.
Q. 파리에서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들었다.
긴자, 파리, 뉴욕 마이애미에 위치한 반클리프 앤 아펠 플래그십 스토어들을 맡아 진행했다. 도시의 아름다움을 살리면서도 브랜드만의 독창성을 강조해 조화롭게 표현했다.
Q. 곡선을 활용한 공간이 많이 보인다. 작업할 때 시도하는 것이 있다면?
곡선 실루엣을 선호하는 편이다. 프랑스에서 일했던 파트릭 주앙스튜디오가 곡선이 주가 되는 작업이 많았던 회사였다. 종킴 디자인 스튜디오를 설립한 이후에도 곡선을 과감하게 반영한 작업이 많았는데 초반에 맡았던 구호 플래그십 스토어가 대표적일 것. 이후 구호 매장이 이슈가 되면서 럭셔리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할 때 더욱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Q. 파리 생제르망 VIP룸의 설계에 참여했다고 들었다. 소개한다면?
경쟁 공모에서 당선되어 진행한 프로젝트다. 이 VIP룸은 대통령이나 귀빈들이 방문하는 스카이 라운지로, 축구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위치에 자리했다. 낮은 천정고가 독특한 공간이었는데, 이 구조적인 요소가 오히려 건축적인 아름다움으로 작용해 공간을 임팩트 있게 구성할 수 있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베스파 스쿠터로 퇴근하던 때가 기억에 남는다. 에펠탑의 야경을 바라보며 퇴근하는 길은 늘 행복했다.
Q. 해외에서 활발한 작업 활동을 이어가던 중 갑작스럽게 귀국하게 된 이유는?
반클리프 아펠 도쿄 플래그십 PT를 하고 돌아오던 중 여권에 끼워진 아버지의 손편지를 발견했다. 편지에는 '언제쯤 같이 온 가족이 모여서 살 수 있을까?'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 순간 마치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 아버지에게 필요한 공간의 오브제는 다른 게 아닌, 바로 나였던 거다. 그래서 아버지가 더 나이 들기 전에 한국으로 돌아와야겠다는 결심을 했고, 회사를 세우게 됐다. 그게 지금의 종킴 디자인 스튜디오다.
Q. 회사를 만들고나서 처음한 일은?
첫 번째 작업으로 연희동에 위치한 박준우 셰프의 알테르 에고(Alter ego) 레스토랑 디자인을 맡았다. 회사 오프닝 파티에서 계약되었던 프로젝트였다. 이것을 시작으로 베트남 레스토랑 안남과 같은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과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 등 상업 공간을 중심으로 다양한 작업을 해왔다.
Q. 최근에는 선한 영향력을 주는 공간을 만들고 있다. 설명한다면?
최근에 공간 자원봉사를 위한 단체 JKDN를 새로 오픈했다. 이곳에서 보호 종료 아동의 공간을 무료로 리모델링하는 주거 개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서 사용되는 재료들은 종킴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제공하는 것으로, 이것은 시공하면서 종종 추가로 구매하고 남은 재료들을 모아두었던 것을 활용한다. 그냥 버려질 수도 있었던 재료들로 새로운 공간을 조성한 것이다. 공간이 가지는 선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이 일을 이어나가고 싶다.
Q. 김종완 디자이너에게 공간이란?
공간은 '산책'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유일하게 하는 운동이 산책이다. 산책을 하다보면 한 공간에서 보지 못했던 공간의 디테일도 다시 보이고 또 새로운 영감도 받을 수 있다. 시간이 흘러도 매력이 발산되는 산책 같은 공간을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