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임기 만료로 재선임 갈림길에 선 최수연 네이버 대표의 경영 성과를 분석합니다.

최수연 네이버 최고경영자(CEO)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2022년 3월 공식 취임한 최 대표는 약 3년 동안 커머스·콘텐츠 사업 성장과 북미·중동 지역 등 글로벌 진출 확장을 이끌었다. 최 대표를 둘러싸고 네이버 성장에 공을 세웠다는 평과 함께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주가를 책임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커머스·콘텐츠 약진으로 매출 성장
최 대표는 취임 직후 '2026년 연 매출 15조원, 글로벌 이용자 수 10억명'을 목표로 제시했다. 광고 외에 커머스·콘텐츠 서비스를 북미·유럽 지역으로 확장해 글로벌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최 대표 취임 직전인 2021년 네이버의 연간 매출은 연결기준 6조8175억원이었다. 당시엔 향후 5년 동안 매출을 두배 이상 성장시켜야 하는 목표치였다.


2024년 네이버는 연 매출 10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7조8522억원으로 매 분기 마다 2조원 중반대 매출을 기록했다. 이번 4분기까지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내면 연간 10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최 대표 임기가 시작된 뒤 네이버의 매출은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2023년 연간 매출은 9조6706억원으로 전년 8조2200억원보다 약 18% 증가했다. 비슷한 매출 증가율을 이어가면 '2026년 매출 15조원' 목표를 완전히 달성하지 못해도 근사치는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2020년 이후 네이버의 사업 부문별 매출 추이를 보면 커머스와 콘텐츠 부문 성장이 두드러졌다. 네이버의 매출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검색 광고 등이 포함된 서치플랫폼(37%) △커머스(27%) △핀테크(14%) △콘텐츠(17%) △클라우드(5%)로 구분된다. 최 대표 취임 첫 해인 2022년에 콘텐츠 매출은 핀테크를 추월하고 2023년 격차를 키웠다. 같은 기간 커머스 매출은 더 가파른 그래프를 그려 상승폭을 키웠다.
콘텐츠 사업은 네이버의 글로벌 진출을 도모하는 대표 주자다. 네이버는 △네이버웹툰(웹툰·웹소설) △스노우(AI 카메라) △네이버제트(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등 계열회사를 중심으로 콘텐츠 사업을 키웠다. 이 중 스노우는 2023년 영업손실 415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619억원) 보다 손실을 줄였지만 적자를 지속 중이다. 네이버제트는 올해 1분기 일본 라인야후에 지분을 넘기면서 연결에서 제외했다. 네이버제트 역시 적자를 지속해 2023년, 2022년 각각 영업손실 853억원, 726억원을 기록했다.

콘텐츠 부문 매출은 이끈 사업은 웹툰이다. 올해 3분기 웹툰 사업 매출은 42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6% 증가했다. 지난해 글로벌 웹툰 연간 거래액은 전년 보다 9.3% 성장해 444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네이버는 올해 미국 법인 웹툰엔터테인먼트를 나스닥에 상장시키는데 성공했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나스닥 상장 뒤 북미·유럽 지역 작가와 이용자 유입에 힘쓰는 중이다. 웹툰 사업 법인의 지배구조는 네이버-웹툰엔터테인먼트(71.2%)-네이버웹툰(100%)으로 이어진다.
네이버가 웹툰엔터테인먼트 상장으로 콘텐츠 사업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준호 하나투자증권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북미 침투, 지식재산권(IP) 콘텐츠 비중 확대를 위한 추가 인수합병(M&A), 협업과 같은 구체적인 계획으로 매출 증가세가 확인되면 네이버의 기업 가치에 기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커머스에서는 별도 앱이 나온다. 네이버는 내년 1~2월 중 독립 커머스 앱을 출시할 계획이다. 기존에는 검색 중심 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했다. 검색어를 입력하면 관련 쇼핑 페이지로 연결해주고, 가격 비교 정보를 제공하는 식이다. 이 외에 소상공인이 입점한 스마트스토어 등으로 쇼핑 서비스를 다양화했다. 출시 예정인 커머스 독립 앱은 쿠팡 등 경쟁 기업처럼 쇼핑 전문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네이버의 유의미한 수익 창출 여부를 두고 관심이 쏠린다. 네이버는 대규모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출시하고 오픈AI 등 글로벌 빅테크와 경쟁한다. 오픈AI,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은 각각의 생성형 AI 서비스인 챗GPT, 제미나이의 수익 모델을 고민 중이다. 네이버는 생성형AI를 전 서비스에 활용해 매출에 기여하는 방식을 택했다.
최재호 네이버 발견·탐색 프로덕트 부문장은 올해 열린 팀네이버 통합 콘퍼런스 '단24'에서 생성형AI 기술을 다른 사업에 접목하는 '온 서비스 AI' 전략을 강조했다. 최 부문장은 "생성형 AI 기술이 검색 뿐만 아니라 개인화된 홈피드 콘텐츠 제공에도 활용돼 모바일 메인 화면 체류 시간이 (올해 3분기에) 지난 분기에 이어 10% 이상 늘었다"며 "생성형 AI를 별도 서비스가 아닌 모든 서비스에 녹여내는 방향성으로 간다"고 설명했다.
'구원투수'로 시작, 젊은 문화 강조
이 외에 최 대표는 임기 동안 조직 문화 개선에 집중했다. 최 대표 취임 직전 네이버는 사내 '갑질' 논란, 연장근로 한도 위반 등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이 때문에 한성숙 전 대표가 2021년10월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사과하기도 했다. 2021년12월 네이버의 최 대표 내정은 쇄신 의지를 나타낸 결정이었다. 당시 최 대표는 만 41세 젊은 대표로 유연한 조직 문화를 만들 것으로 주목받았다.

최 대표는 '단24'에서 지난 임기 성과를 묻는 질문에 "여기 계신 젊은 리더들"이라며 젊은 조직 문화를 강조했다. 당시 최 대표와 함께 언론 대상 질의응답에 참여한 각 서비스 리더 대부분이 40대였다.
올해 4월 진행한 조직개편에서는 2015년 이후 이어진 5개 사내독립기업(CIC)을 12개 전문조직으로 세분화했다. 주요 사업인 광고, 쇼핑, 지역 서비스의 전문성을 높이고 조직 내 위계를 최소화했다고 네이버는 설명했다.
윤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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