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초 비슷한 시기 출시된 국산 픽업 트럭 2종이 소비자 관심을 끌며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26일 발표한 '신차 소비자 초기 반응(AIMM)' 조사에 따르면 기아의 첫 픽업 모델 '타스만'이 구입의향에서 앞서고 있지만, 국내 최초 '전기 픽업'으로 가격 이점을 지닌 KG모빌리티(KGM) '무쏘 EV'도 꾸준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신차 소비자 초기 반응은 국산·수입 신차 구입의향 질문(4점 문항)에 대한 소비자들(매주 500명)의 '구입할 가능성 조금(3점)+많이(4점) 있다' 응답 비율이다.
이번 달 3주차(16일 시작) 신차 구입의향은 현대차 '팰리세이드'가 23%로 제일 높았고 그 다음은 '아이오닉 9''20%였다. 기아 'EV4'와 'EV9 GT'가 각각 12%로 뒤를 이었고 현대차 '넥쏘', 기아 '타스만', 현대차 '아이오닉6 N', KGM '토레스 HEV' 등 4개 모델이 9%를 기록했다. 기아 'PV5'와 KGM '무쏘 EV'도 각각 5%로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브랜드별로는 기아가 5개로 절반을 차지했고 현대차가 3개, KGM이 2개다.

기아 타스만전기차와 SUV 강세도 뚜렷했다. 10개 모델 중 내연기관이 2개(팰리세이드·타스만), 하이브리드(토레스 HEV)와 수소전기차(넥쏘)가 각 1개였고 나머지 6개는 전기차였다.
차종별로는 SUV가 6종(팰리세이드·아이오닉 9·EV4·EV9 GT·넥쏘·토레스 HEV)으로 대세임을 입증했고 픽업 트럭이 2종(타스만·무쏘 EV), 세단(아이오닉6 N)과 MPV(PV5)가 각각 1종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국내에서는 아직 틈새시장인 픽업 트럭이 동시에 2개 모델(타스만·무쏘 EV) 포함된 점이다.
올해 2월 출시된 타스만은 4개월이 지났음에도 큰 하락 없이 10%선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주 9%로 떨어지기는 했지만 출시 후 3~4주면 구입의향이 하락하는 일반적 패턴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선전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3월 출시된 무쏘 EV 역시 3개월이 지났음에도 4~6%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두 모델 모두 스테디셀러 가능성이 엿보인다고 분석했다.

KGM 무쏘 EV픽업 트럭이 조사 모델에 포함된 것은 두 모델 외에 지난해 7월 한국GM이 출시한 '콜로라도'가 있었다. 당시 콜로라도는 최고 9%의 구입의향으로 관심을 끌었으나 실제 판매는 부진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7000만원대의 높은 가격이 걸림돌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쏘 EV는 구입의향이 타스만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가성비'라는 강점을 가졌다. 조사 응답자가 언급한 구입의향 이유에서 타스만은 '세련된 디자인'이 많이 꼽힌 반면 무쏘 EV는 '가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무쏘 EV 공식 판매가격이 4800만~5300만원으로 타스만(3750만~5240만원)에 비해 별다른 이점이 없어 보이지만 전기차 보조금과 화물차에 대한 소상공인 지원 혜택을 포함하면 3000만원 초반대에 구입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실제 판매 대수에서도 확인된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타스만은 1348대, 무쏘 EV는 1167대가 팔려 구입의향 만큼의 큰 차이는 없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타스만의 디자인보다 무쏘 EV의 가성비가 구입의향 대비 소비자의 선택을 더 많이 이끌어낸 셈"이라며 "이는 픽업 시장의 본격 경쟁 체제를 앞두고 어떤 강점으로 어필해야 더 많은 소비자의 낙점을 받을 수 있을지 시사점을 던져준다"고 말했다.
/지피코리아 경창환 기자 kikizenith@gpkorea.com, 사진=컨슈머인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