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 ‘중소기업과’가 생협까지 품었다…‘말석 부처’ 중기부 66년의 반전 [중기+]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중기부]](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7/ned/20260427095536671tjyy.jpg)
소상공인 전담 제2차관 신설 이어 소비자생협 소관까지 이관
산업정책 주변부서 민생·창업·벤처·상생 정책 축으로 위상↑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소비자생활협동조합 소관 부처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중소벤처기업부로 넘어간다. 생협은 170만 규모의 조합원을 가진 거대 조합인데, 주무 부처이관은 비교적 큰 이벤트로 해석된다. 중기부 입장에서도 의미가 크다. 1960년 중소기업과로 출범해 중소기업국, 중소기업청을 거쳐 정식 정부부처로 격상된 다음 이재명 정부 들어선 ‘2차관 체제’ 도입에 이어 생협까지 편입시키며 위상이 높아졌다. 장관 의전서열 19개 부처 중 19위인 중기부는 그러나 모태였던 산업부모다 예산 규모 등에서 더 커졌다.
27일 중기부 등에 따르면 국회는 지난 23일 본회의를 열고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 개정안을 통과했다. 개정안은 향후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공포되며, 공포일로부터 6개월 후 시행된다. 소비자생협은 조합원의 소비생활 향상을 목적으로 공동구매를 하거나 직접 제품을 생산하는 협동조합이다. 생협 이관이 큰 의미인 것은 조직이 이미 웬만한 정책 대상 단체 수준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한살림·아이쿱·두레생협 등 5대 생협연합회 기준으로 약 170만 가구의 조합원이 있고, 전국 130개 조합, 1010여 개 매장, 연간 1조4000억원 규모의 경제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한살림의 경우엔 전국 98만여 세대 소비자 조합원과 2300여 세대 생산자, 234개 매장을 갖추고 있다.
생협이 그간 공정위 소관부처였던 이유는 소비자를 보호 대상으로 여겨왔기 때문인데, 사업규모가 커지고 조직 역시 기업적 측면이 강해지면서 성장과 규모에 걸맞는 지원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시장에선 많았다. 중기부로 소관이 넘어가면 생협은 중소기업·소상공인·협동조합·지역상권 정책과 연결될 여지가 커지며, 1조원대 유통망을 가진 생협이 정책자금·판로·지역상권 사업의 한 축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중기부 주요 연혁[중기부]](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7/ned/20260427095536936lkby.png)
생협 편입은 중기부 위상 변화의 한 축이기도 하다. 중소기업 정책 조직의 뿌리는 1960년 7월 1일 상공부 공업국 중소기업과 신설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소기업과는 정부의 첫 중소기업 전담 행정기구였다. 이후 1968년 중소기업국으로 확대 개편됐고, 1996년에는 통상산업부 중소기업국과 공업진흥청을 통합해 중소기업청이 신설됐다. 중소기업 정책이 한 개 과에서 국으로, 다시 차관급 외청으로 커진 셈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이었던 지난 2017년에는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됐다. 당시 정부조직 개편으로 중기부는 미래창조과학부의 창조경제 기능, 산업부의 산업인력·기업협력·지역산업 기능, 금융위원회의 기술보증기금 등을 이관받아 창업·벤처 활성화, 중소기업 성장 생태계 조성 등을 추진하며 일자리 창출 핵심부서로 자리매김했다.
업무 영역도 확대됐다. 2017년 부처 승격 이후에는 창업·벤처, 대·중소기업 상생, 소상공인 보호·지원 기능이 전면에 섰다. 2020년에는 중소기업스마트제조혁신기획단, 스마트소상공인육성과, 미디어협력팀이 신설됐고, 2021년에는 청년정책과와 소상공인코로나19회복지원단이 만들어졌다.
최근 변화는 더 상징적이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해 정부조직법개편안을 통해 중기부에 복수차관제를 도입했다. 제1차관은 중소기업·창업벤처를 맡고 제2차관은 소상공인을 전담하는 구조다. 중기부가 2017년 출범 이후 단일 차관 체제를 유지하다 처음으로 2차관 체제로 바뀐 것이다. 정부는 중기부 소상공인 전담차관 신설을 주요 정부조직개편 과제 중 하나로 제시했다. 이에 비해 중기부의 모태였던 산업통상부는 1차관 체제다.
중기부에 2차관 체제를 도입한 것은 소상공인 정책이 그만큼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이병권 제2차관은 소상공인 현장 간담회, 소공인 정책, 지역상권 정책 등을 직접 챙기고 있다. 중기부의 모태였던 산업부가 현재 1차관체제인 것과 비교하면 중기부가 조직과 규모 등에서 산업부를 넘어선 셈이다. 소비자생협 이관은 이 흐름의 연장선이다.
경제 구조 변화도 중기부의 위상을 키웠다. 대기업 중심 수출 성장만으로는 내수, 지역, 고용, 창업 문제를 풀기 어렵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정책의 무게가 커졌다. 인공지능 전환, 스마트공장, 기술사업화, 벤처투자, 온라인 판로, 납품대금 연동제, 지역상권 회복 같은 의제가 모두 중기부 업무와 맞물려 있다.
역할과 기능 확대가 가속하면서 중기부 예산도 크게 늘었다. 정부 부처 첫해였던 지난 2017년 8조5000억원 수준이던 중기부의 예산은 2026년 본예산이 16조5000억원, 추경(1조6903억원)까지하면 모두 18조원이 넘는 규모의 예산을 집행하는 부처가 됐다. 대략 10년만에 부처 예산이 2배가 된 셈이다.
이재명 정부의 첫 중기부 장관 인선도 파격이었다. 네이버 대표를 지낸 한성숙 장관이 이재명 정부 초대 중기부 장관으로 발탁됐다. 관료나 정치인 출신이 아니라 민간 플랫폼 기업을 이끌었던 인물을 중소기업·벤처·소상공인 정책 수장으로 앉힌 것이다. 중기부 정책이 전통 제조 중소기업 지원을 넘어 AI, 플랫폼,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로 확장되고 있다는 상징적 장면이었다.
중기부는 국방 분야까지 문을 열고 있다. 중기부와 국방부는 올들어 ‘모두의 챌린지 방산’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AI, 드론, 로봇 등 민간 첨단기술을 군 수요와 연결하고, 스타트업의 방산 생태계 진입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방산은 과거 대기업과 방위사업청 중심으로 여겨졌지만, 중기부가 스타트업을 앞세워 국방 분야의 새 진입로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월 중소기업인과의 대화에서 “중소기업이 전체 기업 수의 99%를 차지하고, 고용의 80%를 차지한다. 9980이 중소기업을 의미하는 말로 많이 쓰인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이 한국 경제의 주변부가 아니라 고용과 지역경제의 본류라는 메시지다.
![대통령직 권한 대행 순서(의전서열)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7/ned/20260427095537253pwoh.png)
한편 의전서열 순서상(대통령직 권한대행 순서)으론 중기부 장관 순위는 ‘꼴찌’다. 총리와 두명의 부총리 교육부, 외교부 등에 이어 가장 최근에 생긴 부처인 국가보훈부 장관도 9위인 반면, 중기부 장관의 서열은 19개 부처 가운데 19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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