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뭐야 무서워”... 체리차 로봇 판매원, 기술보다 낯섦만

체리의 로봇 'AIMOGA' [사진 = 체리자동차]

중국 완성차 기업 체리가 사람 대신 로봇을 자동차 판매원으로 세우겠다고 발표하자, 관심은 기대보다 당혹에 가까웠다. 지난 4월 상하이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휴머노이드 로봇 ‘AIMOGA’는 단순한 기술 쇼케이스를 넘어, AI가 사람의 ‘서비스 역할’을 어디까지 대체할 수 있는지 실험하는 장치였다.

AIMOGA는 다국어 소통, 제품 설명, 간단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도록 설계됐고, DeepSeek AI 기반으로 고객의 질문에 실시간 답변할 수 있다. 하지만 기능보다 더 큰 화제를 모은 건 외형과 분위기였다. 긴 금발 머리와 인공적인 신체 비율, 감정 없는 얼굴은 ‘기술의 진보’보다는 ‘불편한 존재감’을 먼저 각인시켰다.

일부 소비자들은 “쇼룸에 선 마네킹 같다”, “말은 하는데 인간 같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고, 서비스 대상이 아닌 감시 당하는 느낌까지 들었다는 후기까지 등장했다.

체리의 로봇 'AIMOGA' [사진 = 체리자동차]

AI 기술의 시험대, ‘서비스’의 본질을 묻다

체리의 시도는 단순히 인건비 절감이나 눈길 끌기를 넘어, 인간의 감정 노동 영역을 기술로 대체할 수 있는가를 묻는다. AIMOGA는 정해진 설명을 반복하거나 기본 정보를 제공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지만, 정작 중요한 ‘관계 맺기’에는 접근하지 못했다.

자동차처럼 가격대가 높고 소비자의 선택 과정이 복잡한 제품일수록, 구매자는 ‘정보’보다 ‘공감’과 ‘신뢰’를 먼저 찾는다. 로봇이 아무리 많은 사양 정보를 알려줘도, 소비자는 자신의 망설임을 읽고 이해해주는 ‘사람’의 반응을 기대한다.

특히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권 소비자는 응대 과정에서의 섬세한 태도, 공감 섞인 조언, 자연스러운 눈맞춤과 말투에 높은 가치를 둔다. 기계가 제공하는 설명이 아무리 정교해도, 감정을 읽고 맞춰주는 ‘사람만의 디테일’은 구현하기 어렵다.

체리의 로봇 'AIMOGA' [사진 = 체리자동차]

‘기술’과 ‘경험’ 사이의 틈

AIMOGA는 시연 영상에서 정제된 문장, 유려한 대답, 간단한 안내는 가능했지만, 감정 전달이나 상황 판단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말레이시아 매장에서 시범 운영된 결과도 “응답은 하지만 대화는 아니다”, “기계는 이해하지 않는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즉, AI가 얼마나 ‘말을 잘 하느냐’가 아니라, 고객이 그 말에서 ‘의도와 감정’을 느낄 수 있느냐가 문제였다. 인간 판매원은 질문 하나에도 고객의 반응을 읽고, 말투나 표정을 조절하며 정보 이상의 설득을 전달하지만, AIMOGA는 그러한 유연함을 구현하지 못했다.

기술은 점점 더 똑똑해지지만, 오히려 소비자와의 정서적 거리감은 커질 수 있다. 이는 단순한 기능의 문제가 아니라, 기술 도입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재고를 요구한다.

체리의 로봇 'AIMOGA' [사진 = 체리자동차]

기술 혁신보다 중요한 것, ‘신뢰의 접점’

체리는 AIMOGA 도입을 통해 젊은 소비자 유입과 브랜드 이미지 차별화를 노리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간과된 점은, ‘기술이 낯선 경험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판매 현장은 정보 제공의 장소인 동시에 브랜드 철학이 드러나는 공간이다.

로봇 판매원이 서 있는 매장이 ‘미래지향적’으로 보일 수는 있다. 하지만 고객에게 중요한 것은 “이 브랜드는 나를 이해하고 있느냐”는 느낌이다. AI가 그 감정을 전달하지 못할 때, 아무리 정답에 가까운 정보를 줘도 신뢰는 쌓이지 않는다.

체리의 로봇 'AIMOGA' [사진 = 체리자동차]

“손님보다 무서운 판매원”이라는 표현은 로봇의 외형이나 동작 때문만은 아니다. 그것은 소비자가 기술에 기대하는 것이 단순한 대답이 아니라, ‘이해받고 있다’는 감정의 접점이라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결국 서비스란 기술보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에 더 가깝다. AIMOGA는 기술적 진보를 보여줬지만, 고객 경험이라는 관문 앞에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


카렌스 클라비스(Carens Clavis) [사진 = 기아 인도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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