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17일 송성문을 트리플A 엘파소 치와와스로 강등시켰다. 부상자 명단(IL)에서 복귀시키면서 동시에 내린 결정이다. 4년 1,500만 달러(약 222억 원)를 들고 태평양을 건넜지만, 빅리그 경기 출전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거기 왜 가냐" 강정호의 경고

지난해 12월, 송성문의 행선지가 샌디에이고로 확정됐을 때 강정호는 유튜브 채널 '강정호_King Kang'에서 고개를 저었다. "3루에는 매니 마차도, 2루에는 제이크 크로넨워스, 거기에 루이스 아라에즈까지. 뎁스가 좋아서 경쟁이 만만치 않다."

조언은 더 구체적이었다. "백업 경쟁을 해야 할 텐데, 선수는 경기에 나가야 한다. 남이 뛰는 걸 구경만 하고 싶은 선수는 없다. 주전 자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팀이 더 낫다." 4개월 만에 그 말이 그대로 현실이 됐다.
부상, WBC 불참, 개막 로스터 탈락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1월 개인 훈련 중 내복사근을 다쳤다. 2026 WBC 출전이 무산됐고, 스프링캠프에는 합류했지만 시범경기 도중 통증이 재발했다. 결국 개막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3월 26일 IL에 올랐다.
28일부터 트리플A에서 재활 경기를 시작했다. 규정상 20일이 한도인 재활 기간 동안 16경기에 나섰다. 타율 0.276, 10타점, 7득점. 숫자만 보면 괜찮아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달랐다.

16안타 가운데 2루타 2개를 빼면 전부 단타였다. 장타율 0.310, OPS 0.674. KBO에서 2024년 OPS 0.927, 2025년 20-20 클럽 가입에 3루수 골든글러브까지 휩쓸었던 타자의 성적표치고는 초라했다. 볼넷 8개에 삼진 17개. 구단이 "더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판단할 만했다.
타이 프랑스가 자리 꿰차고, 타티스가 못 박았다

경쟁 구도도 송성문에게 불리하게 흘러갔다. 올스타 출신 타이 프랑스가 스프링캠프 19경기에서 타율 0.306, 2홈런, OPS 0.862를 찍으며 벤치 한 자리를 따냈다. 정규시즌 8경기에서도 타율 0.273, 1홈런으로 입지를 굳혔다.

못을 박은 건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다. 우익수이자 전직 유격수인 그가 필요할 때마다 2루수로 나서기 시작했다. 주전 2루수 크로넨워스의 백업까지 커버하게 되면서 송성문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사라졌다. 미국 매체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타티스가 2루를 볼 수 있게 되면서 샌디에이고는 송성문을 서둘러 올릴 이유가 없어졌다"고 짚었다.
콜업 시점은 미지수

송성문은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없다. 구단 입장에서는 시즌 내내 자유롭게 올렸다 내렸다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지금보다 확실히 나은 성적을 찍지 못하면 콜업은 계속 밀릴 수밖에 없다. 강정호의 한마디가 떠오른다. "굳이 그렇게 힘들게 경쟁해야 하는 구단보다 주전 자리 보장받는 팀이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