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그랜저 안 부러운 실내! 타타대우 2023 더쎈 둘러보기
타타대우상용차 더쎈이 부분변경을 치렀다. 핵심은 ‘운전자 중심의 실내공간’. 승용차가 떠오르는 실내 디자인과 디지털 계기판, 10.25인치 인포테인먼트 화면 등을 넣어 운전 편의성을 높였다. 지난 2일, 전라북도 군산에 자리한 타타대우상용차 생산공장에서 2023년형 더쎈을 직접 만났다.
글 최지욱 기자(jichoi3962@gmail.com)
사진 각 제조사, 최지욱
더쎈은 2020년 타타대우상용차가 선보인 준중형 트럭이다. 개발 초기 단계부터 실제 트럭 운전자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주행 편의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대형 트럭에서 주로 쓰는 풀 에어 브레이크와 자동변속기 등이 좋은 예다. 라인업은 크게 3t(톤), 4t, 5t 등 세 가지로 나눈다. 현대차 마이티 등 경쟁 준중형 트럭과 비교해 0.5t씩 늘렸다. 덕분에 출시 1년 만에 준중형 트럭 시장 점유율 20%를 기록하며 타타대우상용차의 ‘효자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2023년형 더쎈 둘러보기, 변화 핵심은 실내!
타타대우상용차 김방신 사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물류 업계에 젊은 트럭 운전사가 많이 합류했다. 2023 더쎈 개발 과정에서 만난 트럭 운전사 300명의 평균 연령은 40세 이하였다. 신형 더쎈의 인테리어는 젊은 트럭 기사의 취향까지 고려해 디자인했다”라고 말했다.
문을 열자 승용차가 떠오르는 실내 디자인이 눈길을 끌었다. 도어 트림과 대시보드를 파란색, 흰색 투톤으로 물들였다. 내장재 곳곳에는 다이아몬드 패턴을 빼곡하게 넣었다. 또한, 중앙 인포테인먼트 화면 주변을 '하이그로시(high glossy, 고광택)' 소재로 마감해 고급감을 높였다. 대시보드와 도어 트림에는 앰비언트 라이트도 심었다. 대시보드와 시트 사이 공간은 구형보다 5㎝ 더 벌려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센터 콘솔엔 기어 다이얼과 수동 변속용 토글, 주차 브레이크를 넣었다.
옵션으로 10.25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를 마련했다. 라이벌인 현대 마이티(7인치)나 타타대우상용차의 윗급 모델인 구쎈 및 맥쎈(8인치)보다 화면이 크다. 그래픽과 해상도, 조작감 모두 뛰어나 쓰기 편하다. 더불어 큰 길 위주로 운행할 수 있도록 설계한 상용차 전용 내비게이션을 넣어 주행 편의성을 높였다.
2023년형 더쎈은 무선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한다. 블루투스 연결 한 번으로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다. 화면 아래에는 USB 단자 세 개를 마련했다. 한 개는 멀티미디어, 나머지 두 개는 전자기기 충전을 담당한다. 충전용 단자는 A, C 타입 모두 지원한다. 휴대폰을 3~4개씩 쓰는 트럭 운전사의 의견을 반영한 결과다.
신형 더쎈의 운전대는 이전보다 화려하게 거듭났다. 림을 흰색 가죽으로 감싸고 스포크 안쪽에 다이아몬드 패턴을 더했다. 기존에 없던 스티어링 휠 리모컨도 달았다. 9시 방향 근처에는 오디오, 열선 스티어링 및 사이드미러 조작 버튼을 구성했다. 3시 방향엔 주행 보조 시스템 관련 스위치를 심었다.
계기판은 풀 HD 디지털 모니터가 들어갔다. 준중형 트럭이지만 일반 승용차용 클러스터와 분위기가 비슷하다. 속도계와 타코미터 사이에 차대번호와 트립 컴퓨터,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작동 상태 등 다양한 정보를 띄운다. 또한, 계기판 속 모든 글씨와 숫자를 큼직하게 표시해 뛰어난 가독성을 자랑했다.
커넥티드 카 서비스 ‘쎈-링크(Xen-Link)’도 주목할 만하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시동과 도어 개폐, 에어컨, 히터 등을 제어할 수 있다. 운행 현황과 소모품 관리 및 교체 이력도 띄운다. 더불어 타타대우 서비스 앱과 연동해 리콜 정보와 내 차 보증 기간 등을 안내한다. 올해 상반기에는 원격 자동차 진단 및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겉모습은 디테일 변화에 집중했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주변을 간결하게 디자인하고 차체와 같은 컬러로 칠했다. 반면 사이드미러는 검은색으로 마감했다. 아울러 그릴 위엔 ‘DEXEN’ 레터링, 옆면에는 타타대우상용차의 ‘Carry Anything Anywhere(어느 곳에 무엇이든 싣고 간다)’ 슬로건과 ‘XEN’ 레터링을 적은 데칼을 붙였다.
타타대우상용차는 더쎈의 영어 이름을 the CEN에서 DEXEN으로 바꿨다. ‘Designed Efficiency’의 알파벳 이니셜과 쎈(XEN)’을 조합했다. ‘최고의 효율을 위해 디자인한 준중형 트럭’이란 뜻을 담았다. 타타대우상용차는 모든 라인업에 걸쳐 쎈(XEN) 브랜드 정체성을 녹일 계획이다.
트럭은 넓은 적재함이 중요하다. 더쎈은 전 차종에 2,280㎜의 광폭 적재함을 얹었다. 너비는 마이티와 같지만 길이는 6,200㎜로 더쎈이 640㎜ 더 넉넉하다(초장축 모델 기준). 그 결과 총 10개의 팔레트를 실을 수 있다(마이티 8개). 테일게이트는 고강성 복합 플라스틱(CSP)으로 만들어 무게를 줄이고 내부식성을 강화했다. 아울러 프레임에 고장력, 고강도 강판을 섞어 내구성을 기존보다 44% 높였다.
보증기간은 크게 ①차체 및 일반 부품 ②엔진 및 동력 전달 부품 두 가지로 나눈다. 차체, 일반 부품은 더쎈 2년 또는 6만㎞, 마이티 2년‧4만㎞다(선도래 기준). 엔진과 동력 전달 부품은 더쎈 3년 또는 무제한 ㎞, 마이티 3년‧20만㎞다. 기간은 두 차 모두 같지만 주행거리 기준은 더쎈이 더 넉넉하다.
직접 몰아본 2023 더쎈, 주행 느낌은?
이번에는 신형 더쎈을 직접 체험해 볼 차례. 시승은 타타대우상용차 군산공장 안에 자리한 시험 주행로에서 진행했다.
신형 더쎈에는 직렬 4기통 4.5L 디젤 ED45(Euro Dynamic 45) 엔진이 들어간다.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3t‧4t 모델이 각각 186마력, 69.0㎏·m, 5t 모델이 206마력, 76.0㎏·m를 낸다. 최신 ‘Hi-SCR’ 기술을 넣어 중저속 주행 시 배기가스를 줄였다. 주행 모드는 ‘노멀’과 연비에 초점을 맞춘 ‘뉴 에코’ 등 두 가지. 변속기는 ZF 6단 수동변속기가 기본이다. 옵션으로 ZF 8단 자동변속기를 고를 수 있다.
마이티와의 제원 차이도 알아두면 좋다. 배기량은 더쎈이 4,500㏄로 마이티보다 567㏄ 높다. 마이티의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종류에 관계없이 170마력, 62.0㎏·m다. 더쎈은 최대 적재중량에 따라 186, 206마력을 낸다. 마이티와 비교하면 16, 36마력씩 여유롭다. 변속기 단수는 더쎈이 6단(수동) 또는 8단(자동)으로 마이티(수동 5단, 자동 6단)보다 많다. 보다 넉넉한 힘과 높은 연비를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
이날 만난 시승차는 자동변속기를 얹은 4t급 모델. 변속 다이얼을 ‘D’로 바꾸자 3단을 물고 출발을 기다렸다. 엔진 회전수 등을 고려해 기어를 미리 고단으로 넣었기 때문이다. 가속 페달을 밟자 커다란 차체를 가뿐하게 이끌었다. 자동변속기는 언제 다음 기어를 물었는지 눈치 채기 어려울 만큼 부드럽게 작동했다. 또한, 회전직경이 크지 않아 코너를 손쉽게 돌아 나갔다. 준중형 트럭을 처음 운전하는 기사도 금방 적응할 수 있을 듯하다.
트럭 운전사는 장시간 운행이 잦다. 따라서 운전자 몸을 받칠 시트의 역할이 중요하다. 더쎈에는 준중형 트럭 최초로 에어 서스펜션 시트가 들어갔다. 노면이 불규칙한 곳을 지나자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해 피로도를 낮췄다. 부드러운 착좌감은 덤이다. 참고로 신형 더쎈은 운전석 열선 및 통풍 기능을 지원한다. 시트 왼쪽에 자리한 스위치를 통해 최대 2단계까지 조절할 수 있다.
제동 성능도 만족스러웠다. 대형 트럭에서 주로 쓰는 풀 에어 브레이크 시스템을 넣은 결과다. 주행 속도에 관계없이 부드럽게 속도를 줄였다. 브레이크 페달을 끝까지 밟았을 때도 마찬가지. 적재함에 짐이 없는 점을 감안해도 안정적인 제동 성능을 자랑했다.
확 바꾼 실내 디자인이 돋보였던 2023년형 더쎈.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다양한 편의장비 등 장시간 운행이 잦은 트럭 기사의 편의성을 고려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부족함 없는 파워트레인과 제동 성능 또한 장점이다. 가격은 4톤 장축 5,600만~6,000만 원대, 5톤 장축 6,000만~6,600만 원 후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