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 사이버트럭 스타일의 전기 밴이 러시아에서 등장했다. 가격은 약 8만 5000달러(약 1억 2100만 원) 수준이지만, 예약금은 단 18만 원이면 충분하다. 그것도 환불 가능한 조건이다. 더 놀라운 점은 이 차량이 단순한 콘셉트카나 쇼카가 아니라, 이미 실제 도로에서 테스트 주행 중인 실차라는 사실이다.
주인공은 러시아 스타트업이 개발한 루소-발트 F200. 스테인리스 스틸로 제작된 각진 차체는 한눈에 봐도 사이버트럭을 떠올리게 한다. 도색되지 않은 금속 질감, 직선 위주의 실루엣, 평면 유리와 날카로운 캐릭터 라인까지 사이버트럭의 디자인 언어가 그대로 녹아 있다.

전후면에는 풀-와이드 LED 라이트 바를 적용했고, 테일게이트 형태 역시 테슬라 전기 픽업의 적재함 커버를 연상시킨다. 다만 루소-발트 측은 “리배지 모델이 아닌 완전한 독자 개발 차량”이라고 강조한다.
흥미로운 점은 구조다. 대부분 이 크기의 밴이 프레임 바디를 사용하는 것과 달리, F200은 모노코크 섀시를 채택했다. 이를 통해 최대 1,000kg 적재 능력을 확보했다고 한다.

차체 크기는 국제 규격 L3H3 클래스에 해당한다. 전장 5,950mm, 전폭 2,000mm, 전고 2,550mm에 달한다. 성인이 실내에서 서서 이동할 수 있을 만큼 높은 차체를 가졌다.
파워트레인은 전륜을 구동하는 200마력 단일 전기모터 기반이다. 배터리는 115kWh로, 최대 400km 주행거리를 자랑한다. DC 급속 충전도 지원하며 충전 포트는 앞 펜더에 위치한다.

가격은 650만 루블, 환율 기준 약 8만 5,200달러(약 1억 2137만 원) 수준이다. 하지만 예약금은 단 1만 루블(약 18만 원)로 환불 가능하다. 말 그대로 ‘일단 줄부터 세우는’ 방식이다. 생산 대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첫 고객 인도는 2027년 1월로 예정돼 있다.
기본 사양도 러시아답게 꽤 과감하다. ABS와 ESP, 공조 시스템은 물론 후륜 에어서스펜션, 실시간 스트리밍이 가능한 360도 카메라 시스템이 포함된다. 좌석과 스티어링 휠, 미러, 심지어 와이퍼까지 열선이 적용돼 혹독한 겨울을 대비했다.

인포테인먼트는 14인치 터치스크린 기반이며, Rutube·VK비디오·얀덱스 등 러시아 플랫폼 콘텐츠가 통합 제공된다.
더 놀라운 배경도 있다. 이 프로젝트 팀은 원래 스테인리스 정수기 제조 경험을 가진 업체로, 소재 가공 노하우를 차량 제작에 그대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생산은 주문 제작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한편 루소-발트는 두 번째 모델 F400도 개발 중이다. 듀얼 모터 AWD와 가솔린 레인지 익스텐더를 통해 총 400마력을 목표로 한다.
테슬라가 만들지 않은 ‘사이버밴’을 러시아가 먼저 현실로 꺼내든 셈이다. 문제는 하나다. 이 야심찬 프로젝트가 과연 약속대로 양산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다.
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