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엔 백신이 하나도 없었다”…방글라데시서 600명 넘게 숨지게 만든 ‘이 전염병’

방글라데시에서 홍역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며 누적 사망자가 600명을 넘어섰다.
4일(현지시간) 튀르키예 국영통신 아나둘루 등 외신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보건당국은 전날 하루에만 7명이 추가로 숨져 지난 3월 중순 첫 발병 이후 총 601명이 사망했다고 집계했다. 실험실 검사로 홍역 감염이 확인된 사망자는 90명이며, 나머지 511명은 의심 증상 사망자로 분류됐다.
누적 의심 환자는 8만3700여 명에 이른다. 이 중 확진자는 9200여 명이지만, 현지 보건소의 진단 키트 부족으로 실제 감염·사망 규모는 공식 통계를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인다.
유엔아동기금(UNICEF)은 이번 사태의 핵심 원인으로 예방접종 공백을 지목했다. 방글라데시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과 최근 정치적 혼란을 거치며 정기 집단 접종이 사실상 중단됐고, 그 사이 면역력을 갖추지 못한 영유아 인구가 빠르게 누적됐다.
피해는 가장 취약한 계층에 집중됐다. 생후 9개월 미만 영아와 접종을 받지 못했거나 일부만 맞은 어린이가 감염 및 중증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된 상태다. 홍역은 기침·재채기로 공기 중에 퍼지는 고전염성 바이러스 질환으로, 영양 상태가 나쁜 미접종 아동은 폐렴·뇌염 등 치명적 합병증으로 이어지기 쉽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WHO·유니세프와 협력해 긴급 홍역·풍진 백신 접종을 확대하고 있지만 속도가 더디다. 빈민가, 농촌, 단기 거주 아동 등 보건 사각지대에 놓인 어린이들에게 접종이 제때 닿지 못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접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지역별로 미접종 아동을 찾아내는 정밀 접종 계획과 함께 조기 격리, 산소 치료, 영양 지원 등 의료 대응이 동시에 이뤄져야 확산세를 꺾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수아 AX콘텐츠랩 기자 sunsh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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