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가 들수록 혈압과 혈중 지질을 함께 관리해야 혈관 부담을 줄이기 쉬워집니다. 이때 비싼 건강식품보다 시장이나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채소와 해조류를 자주 먹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특히 질산염과 폴리페놀, 식이섬유처럼 혈관 이완과 혈압 조절에 관여하는 성분이 들어 있는 식품은 꾸준히 식단에 넣어볼 만합니다.

비트
비트는 붉은색 때문에 특별한 채소처럼 보이지만 혈관 건강과 관련해서는 꽤 많은 연구가 진행된 식품입니다. 비트에는 식이성 질산염이 풍부하게 들어 있는데, 이 성분은 몸속에서 산화질소 생성에 이용됩니다. 산화질소는 혈관이 적절하게 이완되고 혈액이 원활하게 흐르는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고혈압이 있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여러 임상시험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비트주스를 섭취했을 때 수축기 혈압이 평균적으로 낮아지는 경향이 확인됐습니다. 또 다른 연구들에서도 혈관 내피 기능과 동맥의 뻣뻣함을 나타내는 일부 지표가 개선되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다만 비트를 먹는 것만으로 혈압약을 대신하거나 막힌 혈관을 뚫을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비트는 얇게 썰어 샐러드에 넣거나 가볍게 익혀 반찬으로 먹을 수 있습니다. 즙으로 마시면 한 번에 많은 양을 섭취하기 쉬우므로 식품 자체로 먹는 것도 좋습니다. 건강에 좋다고 매 끼니 많은 양을 먹기보다 다른 채소와 번갈아 꾸준히 챙기는 편이 부담이 적습니다.

양파
양파는 한 망 사두면 국과 볶음, 반찬에 두루 사용할 수 있어 가성비가 좋은 식재료입니다. 양파에는 퀘르세틴이라는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들어 있으며, 특히 겉껍질에 가까운 부분에 비교적 많이 존재합니다. 퀘르세틴은 항산화 작용과 혈압 조절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여러 연구에서 다뤄져 왔습니다.

퀘르세틴을 이용한 임상시험들을 모아 분석한 연구에서는 수축기 혈압이 소폭 낮아지는 결과가 나타났고, 혈압이 높은 사람에서는 이완기 혈압 감소도 관찰됐습니다. 다만 이런 연구 가운데 상당수는 양파 자체가 아니라 퀘르세틴 보충제를 사용했기 때문에 양파를 많이 먹으면 같은 효과가 그대로 나타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양파는 생으로 먹어도 좋지만 속이 쓰리거나 매운맛이 부담스럽다면 살짝 익혀 먹는 편이 낫습니다. 고기 요리를 할 때 고기 양을 조금 줄이고 양파를 넉넉하게 넣으면 채소 섭취량도 자연스럽게 늘어납니다. 간장이나 설탕을 많이 넣어 졸이는 방식보다는 볶음이나 구이처럼 간을 약하게 하는 편이 혈압 관리에도 잘 맞습니다.

미역
미역은 국으로만 먹는 흔한 식재료처럼 느껴지지만 식이섬유와 여러 미네랄, 해조류 특유의 생리활성 성분을 함께 섭취할 수 있습니다. 최근 식용 해조류를 이용한 여러 임상시험을 종합한 연구에서도 해조류 섭취가 혈압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꾸준히 살펴보고 있습니다.

성인을 대상으로 한 29개 임상시험을 분석한 최근 연구에서는 해조류를 섭취한 그룹에서 수축기와 이완기 혈압이 모두 소폭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해조류에 들어 있는 칼륨과 폴리페놀, 일부 펩타이드 등이 이런 변화와 관련 있을 가능성이 제시됐지만, 종류와 섭취량에 따른 차이가 커 특정 해조류 하나를 혈압 치료 식품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미역을 먹을 때는 국을 짜게 끓이는 습관을 먼저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역 자체는 괜찮아도 소금이나 국간장을 많이 넣고 국물까지 여러 그릇 마시면 나트륨 섭취가 크게 늘어날 수 있습니다. 불린 미역을 가볍게 무치거나 국의 간을 약하게 해 먹으면 식이섬유와 해조류 성분을 부담 없이 챙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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