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기사식당도 한 끼에 9000원…"김밥으로 때워야 하나"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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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끼는 편의점 도시락, 한 끼는 기사 식당에서 사 먹지."
3일 오전 10시 서울 광진구의 한 기사식당 앞.
윤씨가 식사를 한 기사식당은 올해 1월1일부터 메뉴당 가격을 1000원씩 올렸다.
강정복씨(66)도 "요즘 국밥도 한 그릇에 1만원이 넘는다"며 "기사식당이 그나마 싸서 거의 매일 온다. 그래도 몇 달 동안 계속 가격이 올라서 김밥 한 줄로 때워야 할지 고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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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끼는 편의점 도시락, 한 끼는 기사 식당에서 사 먹지."
3일 오전 10시 서울 광진구의 한 기사식당 앞. 식사를 마치고 나온 택시 기사 윤헌수씨(72)가 이같이 말했다. 택시 운전대를 잡은 지 5년째라는 그는 "물가가 올랐다고 승객이나 수입도 늘어난 게 아니다"라며 "(식비 부담에) 아내가 도시락을 싸줄 때도 있다"고 말했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는 기사 식당들도 치솟는 물가와 인건비에 가격을 올리고 있다. 윤씨가 식사를 한 기사식당은 올해 1월1일부터 메뉴당 가격을 1000원씩 올렸다. 주메뉴인 제육 백반의 가격은 9000원이다. 메뉴당 가격이 적게는 500원에서 1000원, 1500원이 올랐다.
택시기사들은 기사식당의 가격 인상이 부담으로 다가온다고 입을 모았다. 김석길씨(68)는 "하루 최소 두 끼는 사 먹는데, 500~1000원 오른 것도 쌓이면 한 달에 몇만 원이니 크게 느껴진다"고 했다. 강정복씨(66)도 "요즘 국밥도 한 그릇에 1만원이 넘는다"며 "기사식당이 그나마 싸서 거의 매일 온다. 그래도 몇 달 동안 계속 가격이 올라서 김밥 한 줄로 때워야 할지 고민"이라고 밝혔다.

기사식당들은 치솟는 물가에 가격을 올리지 않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 성동구에서 기사식당을 운영 중인 A씨는 코로나19(COVID-19) 위기 때도 가격을 인상하지 않으면서 버텼다. 그러나 최근의 고물가 파고를 넘기는 어려웠다.
결국 A씨는 지난해 말부터 청국장·김치찌개·불고기백반의 가격을 500원씩 인상했다. 청국장은 8500원, 불고기백반은 9000원이다. 다음 달부터는 품이 많이 드는 제육볶음, 부침개 같은 메뉴를 1500원씩 올릴 예정이다. 그는 "재료를 아끼면 맛이 없어지고 계속 손님이 오는데 전기·난방을 끌 수도 없다"며 "현실적으로 아낄 수 있는 게 많지 않다"고 말했다.
종업원 B씨는 "재룟값이 가장 부담이다. 다른 재료보다 가격이 덜 오른 쌀도 이틀에 40만 원씩 나간다"며 "야채값은 작년보다 두 배 올라서 청양고추는 10㎏에 24만 원인데 1주일도 못 쓴다"고 밝혔다.
약 100m 떨어진 곳에 있는 다른 기사식당의 사정도 비슷했다. 동서울터미널 인근에서 40년째 기사식당을 운영 중인 사장 C씨는 "두 달 전에 오징어덮밥, 제육 덮밥 가격을 500원씩 올렸다"고 말했다. 이어 "여름 메뉴가 나올 때 더 올릴 것"이라며 "공과금이 많이 올라서 지금 가격으로 장사하는 건 손해"라고 했다.
일부 업주들은 유지비를 줄이려 허리띠를 졸라맸다. 그러나 큰 효과는 없었다. 서울 강남구에서 기사식당을 운영하는 정모씨는 지난달부터 식당에 있던 전기난로를 치우고 후식으로 주던 요구르트를 없앴다. 반찬으로 배추김치·콩나물무침·콩자반 등 매일 세 가지씩 차린다. 그는 "뺄 것들을 다 빼도 전기요금이 올라 손해"라며 "더는 아낄 수 있는 게 없어 반찬을 줄이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3일 한국소비자원 가격 정보 종합 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시 김치찌개 백반의 올해 평균 가격은 7654원이다. 2021년까지 6000원대를 이어가다 지난해부터 7000원을 넘어섰다. 비빔밥의 평균 가격도 2021년 8990원에서 올해 1만원을 기록하며 1000원 넘게 올랐다.
유예림 기자 yesrim@mt.co.kr, 양윤우 기자 moneyshee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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