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논란에 ‘정치적 해프닝’?.. 김혜란 대변인의 글이 불러온 파장

과민 반응? 정치적 조롱?.. SNS 연계 ‘소용돌이’ 속
‘오빠’ 누구? 영부인 카톡과 연결.. ‘신상털기’ 논란
“개인적 표현, 정치적 해석 덫에 걸릴 수도” 우려도

김혜란 국민의힘 대변인의 페이스북 글 캡처. 이 글 이후 당 지지자 등이 영부인 조롱 의혹을 제기한 대목은 19일 삭제됐다.

국민의힘 김혜란 대변인의 결혼 20주년 기념 페이스북 글이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서버렸습니다. 자신의 남편을 ‘오빠’라고 표현한 글이었다고 하지만, 이를 두고 영부인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조롱으로 해석하는 이들이 생겨나면서 논쟁이 불거졌습니다.

이 사태는 소셜미디어의 개인적 글이 어떻게 정치적 해석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김 대변인의 ‘오빠’ 표현은 원래 단순히 남편을 지칭한 것이었다고 밝히고 있지만, 그간의 정치적 맥락과 연결되면서 엇갈린 해석을 낳았습니다. 김건희 여사 카카오톡 논란의 ‘오빠’와 정치권 내에서의 민감한 시각이 맞물려, 단순한 결혼 축하 글은 정치적 논쟁의 불씨가 됐습니다.

특히나 정치적 과잉 해석이 개인의 영역을 침범하면서 불러오는 파장과, 개인의 일상마저도 공적 논쟁의 장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현실을 상기시키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로고

앞서 지난 18일, 김 대변인은 자신의 SNS에 “오빠, 20주년 선물로 선거운동 죽도록 시키고 실망시켜서 미안해. 나 힘들 때 잔소리 안 하고 묵묵히 있어 줘서 고마워. (이때 오빠는 우리 집에서 20년째 뒹굴거리는 배 나온 오빠입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일상의 애정을 담았다는 이 글이 곧바로 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김건희 여사 조롱’이라는 비난의 대상으로 변모했습니다. 이를 본 국민의힘 지지자 등이 김 대변인의 남편을 증명할 것을 요구하는가 하면, 왜 이 시점에 명시하느냐는 지적이 잇따랐습니다.

비판은 더욱 거세졌습니다. 강승규 의원실의 여명 보좌관은 김 대변인의 글을 가리켜 “영부인 조리돌림 릴레이 인증 글처럼 보인다”라며 공개 비난했습니다. 그는 “정무직 대변인이 엄중한 시기에 이런 글을 올린 것은 부박하다”라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이런 엄중한 시기에 저런 글을 올리는 ‘국민의힘 대변인’의 부박함에 실소를 넘어 처연한 감정마저 올라온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파장이 커지자 김혜란 대변인은 19일 추가 글을 올리고, SNS에 언급한 ‘오빠’는 당연히 자신의 남편이며, 해석의 여지가 없다며 반문했다. (페이스북 캡처)

김 대변인은 이에 대해 19일 추가 글을 올리고 “우리 집에서 20년째 뒹굴거리는 배 나온 오빠는 제 남편이다. 제 글이 어떻게 달리 해석될 수 있겠느냐”라며 당혹감을 드러냈습니다. 
“‘왜 남편을 오빠라고 부르냐’라고 화내는 분도 많은데, 평생 그렇게 불러온 걸 이 나이까지 못 고쳤다. 누구에게 비난받을 일은 아니다”라고도 했습니다.
또 “밑도 끝도 없이 ‘영부인을 조롱하냐'며 욕설하는 문자가 많이 오고 있다”라며 “어느 부분이 그렇게 해석되는지 영문을 모르겠으니 누가 설명 좀 해달라”라고 했습니다. “위 글에 대해 화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제 남편뿐”이라면서 김 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의 원글에서 괄호 부분(‘이때 오빠는 우리~’)은 삭제 처리했습니다.

더불어 여 보좌관의 게시글에 대해선 “제 비방글을 올리면서 사진을 마음대로 올려 공개하는 게 윤리적으로 상식적으로 가능한가. 허락한 적 없으니 사진을 내리시라”고도 지적했습니다.

명태균 씨가 지난 15일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인 영부인 김건희 여사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를 공개했다. (명태균 씨 SNS 캡처)

이번 논란은 명태균 씨가 공개한 김 여사의 카카오톡 대화로부터 촉발된 ‘오빠’ 논란과 결부되면서 더 확산 양상을 보였습니다. 김 여사는 메시지에서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주세요”라 적었고, 야권에서는 이를 대통령을 가리키는 표현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대통령실은 즉각 해명하며 ‘오빠’가 김 여사의 친오빠라고 강조했지만, 이미 논란은 커진 상태였습니다.

김 대변인이 자신의 글에서 논란의 표현을 삭제했지만, 댓글이나 문자 폭탄은 끊이지 않는 실정입니다. 김 대변인은 지난 4·10 총선에서 강원도 춘천갑 후보로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시고 지난 8월 한동훈 대표 체제에서 대변인으로 임명됐습니다.

또한 김 대변인은 논란이 커지자 자신의 개인정보가 유출되고 가족들의 결혼식 사진이 악의적으로 돌아다닌다며 사이버테러 피해를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선 법적 대응을 예고하며, 신상털기 행위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