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실시간 번역’ 경쟁 뜨겁다 [친절한 IT]

애플, 메타,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최신 하드웨어에 새로운 번역 기능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사진 제공=애플

14일(이하 현지시간) 경제전문 매체 CNBC는 AI를 활용한 번역 기술이 사람이 말하는 속도에 맞는 수준으로 발전하면서 기술 업계의 핵심 경쟁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은 지난 10일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최신 무선 이어폰 ‘에어팟 프로 3’를 선보이며 핵심 기능인 ‘라이브 번역’을 시연했다. 이 기능은 프랑스어, 독일어, 포르투갈어, 스페인어를 영어로 실시간 번역할 수 있다. 두 사람이 각각 에어팟을 착용하고 대화를 나누면 각자의 언어가 동시에 번역돼 상대방의 이어폰으로 전달된다. 애플의 시연 영상에서는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두 사람이 원활하게 대화하는 것처럼 보였다.

다만 이 기능은 애플의 AI 소프트웨어인 애플 인텔리전스가 구동되는 최신 아이폰과 연동해야만 작동한다.

에어팟 프로3 판매는 오는 15일 시작된다. 가격은 250달러다. 또한 라이브 번역 기능은 에어팟4와 에어팟 프로2에도 업데이트로 제공된다.

전문가들은 이 기능이 애플의 AI 전략을 크게 진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한다. DA데이비슨의 길 루리아 애널리스트는 “라이브 번역을 실제 에어팟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 사람들을 업그레이드하게 만드는 매력적인 기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애플의 실시간 번역 시장 진출을 계기로 더 많은 소비자들이 최근 몇 년간 관련 기술이 얼마나 개선됐는지 알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애플의 무선 이어폰 출하량은 약 1800만개에 달했다.

애플 외에도 구글과 메타 역시 최근 실시간 번역 기능을 탑재한 하드웨어 제품을 선보였다.

구글의 최신 스마트폰인 픽셀10은 통화하는 상대방의 말을 듣는 사람의 언어로 즉시 번역해 주는 ‘보이스 트랜슬레이트’ 기능을 갖췄다. 화자의 억양까지 살려주는 것이 특징이다. 이 기능은 15일부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제공된다.

구글은 지난달 제품 공개 행사에서 미국 코미디언 지미 팰런의 영어 문장을 스페인어로 번역해 관중에게 들려줬는데 실제로 팰런의 목소리처럼 들렸다. 애플의 기능은 사용자의 음성을 모사하지는 않는다.

메타는 지난 5월 레이밴 메타 글라스를 통해 상대방의 말을 안경 스피커로 번역해 들려주고 대화 상대는 번역된 답변을 사용자의 휴대전화 화면에서 볼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메타는 오는 17일 제품 발표회를 열어 차세대 스마트 글라스를 공개할 예정인데 새로운 번역 기능 공개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오픈AI가 6월 선보인 챗GPT 음성 기반 지능형 비서 모드에도 자연스러운 번역 기능이 포함됐다. 오픈AI는 애플 전 수석 디자이너인 조니 아이브와 협력해 향후 자체 하드웨어를 출시할 계획이다.

실시간 번역 기술의 발전은 산업 전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리서치가 지난달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번역가와 통역가는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직업군이다. 또한 이들의 업무 활동의 98%가 이미 AI가 수행할 수 있는 영역과 겹친다.

최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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