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세수 펑크’···정부 예측보다 30조 덜 걷힌다

박상영 기자 2024. 9. 2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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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훈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이 25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서 열린 ‘세수 재추계 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주요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기재부 제공.

올해 세수가 예상보다 30조원 가량 덜 걷힐 것이라는 정부의 추계 결과가 나왔다. 역대급 결손이 발생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대규모 ‘세수펑크’다. 정부는 세입 추가경정예산(추경) 없이 여유 가용재원으로 대응한다는 입장이지만 재원 마련은 쉽지 않아 보인다. 정부의 경기 낙관론과 대규모 감세 정책에 대한 비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가 26일 발표한 ‘2024년 세수 재추계 결과’를 보면 올해 국세수입은 예산(367조3000억원) 대비 29조6000억원(8.1%) 부족한 337조7000억원으로 예상됐다. 이같은 예산 대비 오차율은 세수 결손 기준으로 2000년대 이후 두 번째로 큰 수치다. 지난해에는 56조4000억원 세수 결손이 발생해 최대 오차율(16.4%)을 기록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국회 현안보고 자리에서 “세수추계 오차가 반복된 상황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세입이 대폭 줄어든 주된 원인은 경기 악화 영향이 크다. 글로벌 교역 위축과 반도체 업황 침체로 지난해 상장사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반토막으로 줄면서 법인세에서 14조5000억원 덜 걷혔다.

소득세도 예산 대비 8조4000억원 줄었다. 건설투자 부진과 토지 거래량 감소 등 부동산 시장 침체로 양도소득세가 5조8000억원 감소했다. 내수 경기 둔화 등으로 종합소득세도 예산보다 4조원 줄었다. 여기에 유류세율 인하와 긴급 할당 관세 등 세제지원으로 교통세·관세에서 예산보다 6조원이 덜 걷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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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세수 예측이 올해에도 빗나간 원인으로 대내외 여건 악화를 꼽았다. 기재부는 “이번 세수 부족은 경기둔화와 자산시장 침체로 각각 법인세와 양도세가 덜 걷힌 것이 주 원인”이라며 “경제규모가 확대되고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최근 세수 변동성이 심화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4년 연속 세수 오차가 반복됨에 따라 원인을 분석하고, 세수추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거시지표 전망, 모형설정 단계부터 세입예산안 편성까지 국회 예산정책처, 조세재정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세수 추계 모든 단계에 참여하도록 절차를 개편하기로 했다.

대규모 세수 결손이 발생함에 따라 일부 사업은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는 민생안정 등 재정사업이 차질없이 집행될 수 있도록 국가재정법 등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기금 여유재원 등을 최대한 활용한다고 밝혔다. 지방교부세·지방교육재정교부금 집행 등 구체적인 방안은 관계부처 협의 등을 통해 마련하기로 했다. 내국세의 40% 가량을 지방교부세·지방교육재정교부금 명목으로 지방에 이전하는 법 규정에 따라내국세 부족 22조1000억원 가운데 약 8조8000억원은 지방이 부담해야 한다.

정부는 그러나 세수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추경은 편성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정정훈 기재부 세제실장은 “추경 편성은 경기침체 등 예외적 사유에 보충적으로 활용하는 수단”이라고 했다.


☞ 경기둔화 신호 무시한 기재부, “감세 때문 아니다”는 말만 되풀이
     https://www.khan.co.kr/economy/economy-general/article/202409261541001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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