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유독 행정통합 여론 높은 이유
무등일보 여론조사서 찬성 70% 안팎
부산·대전 등 타 시도보다 높은 수준
지역민 “이대로는 도태한다” 위기감 高
전문가 “1995년부터 사회적 공감대 형성”


무등일보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광주·전남 행정통합에 대해 '필요하다'는 응답은 광주 67%, 전남 70% 수준으로 나타났다. 3명 중 2명이 통합하자는 의견에 손을 든 셈이다. 반대 응답은 20%대 초반에 그쳤다.
이는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행정통합 논의가 진행 중인 대전·충남, 부산·경남, 대구·경북 등에서는 대체로 50% 안팎에서 형성돼 있다. 최근 여론조사를 살펴봐도 대전·충남의 경우 찬성 49~57%, 부산·경남은 51~55% 수준으로 조사됐다. 광주·전남이 유독 높은 찬성률을 보이는 배경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시민들은 '위기 인식'을 내세워 찬성 의견을 냈다. 광주 북구에 거주하는 정성훈(33) 씨는 "가만히 있으면 광주는 인구 감소와 지역 소외 흐름 속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이미 널리 퍼져 있다"며 "통합이 최적의 해답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상황에서 의미 있는 선택지라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광주·전남 행정통합 논의가 '갑작스러운 의제'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한다. 오승용 메타보이스 이사는 "광주·전남 통합은 처음 이 주장이 제기됐던 1995년부터 이미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던 사안"이라며 "시·도민 누구도 통합의 대의 자체를 정면으로 부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일종의 '통합에 대한 사회계약' 상태가 오래 유지돼 왔다"고 진단했다.
김대성 전남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세대별 공통 경험과 정책 환경을 지목했다. 김 연구위원은 "40대 이상 세대는 광주와 전남이 하나의 행정권역으로 움직이던 시기를 직접 경험한 세대"라며 "이들에게 통합은 낯선 실험이 아니라, 원래 있던 체계를 되돌리는 개념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광주는 1986년 전남도에서 분리돼 직할시로 승격했다. 반면 광주의 20대에서 상대적으로 찬성률이 낮게 나타난 것도 이런 경험의 유무와 무관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정책 환경의 변화도 중요한 요소다. 김 연구위원은 "과거 통합 논의와 지금의 가장 큰 차이는 중앙정부의 태도"라며 "이번에는 대통령의 명확한 의지와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 가능성이 전제돼 있다는 점에서 이전과 질적으로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정부 차원에서만 논의되던 사안이 아니라, 국가 정책 흐름 속에 올라와 있다는 점이 여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하고 있다고도 분석했다. 김 연구위원은 "광주·전남 통합 논의는 지난 30년간 여러 차례 시도됐다가 번번이 동력을 잃었다"며 "이번에도 지나면 못한다라는 게 지역민들의 공통된 인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5극3특을 실현하는 데 있어 대통령도, 여당도 광주와 전남이 빨리 앞서주길 바라고 있기 때문에 이번이 기회인 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우려도 존재한다. 오는 6·3지방선거를 5달여 앞두고 통합단체장을 선출하겠다는 시한을 정해놓고 밀어붙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제대로 수렴할 수 없다는 비판도 있다.
이를 두고 오 이사는 "6월 지방선거 이전에 모든 통합을 완성하겠다는 게 아니라 통합 단체장 선거를 통해서 통합 자체를 다시 되돌릴 수 없는 과정으로 만든다는 의미가 있다"며 "통합단체장을 통해서 4년 동안 충분히 여론을 수렴하면서 기능적으로 문제가 없도록 통합을 완성해 가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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