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지만 죽는 것보다 낫다, 적극 찬성" 오후 2시→5시 긴급 변경, 현장은 대환영 분위기 [MD수원]
[마이데일리 = 수원 심혜진 기자] 이강철 KT 위즈 감독과 박진만 감독이 개시 시간 변경에 찬성의 뜻을 전했다.
KBO는 지난 17일 "연일 전국적으로 폭염이 지속됨에 따라 관람객과 선수단의 안전 확보를 위해 18일 오후 2시에 예정된 사직, 수원, 창원 경기 개시시간을 오후 5시로 변경했다"며 "앞으로도 관람객과 선수단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탄력적으로 리그 운영을 해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당초 KBO리그는 7~8월 혹서기 이후 경기 시작 시간을 일요일과 공휴일 오후 2시, 토요일 오후 5시로 잡았었다. 하지만 최근 폭염이 계속되면서 경기를 본 관중들 중에서 온열 환자가 속출했다.
선수들은 물론 심판들도 마찬가지.
더이상 오후 2시 경기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KBO는 이례적으로 하루 전 긴급하게 결정을 내렸다.
사령탑들은 이러한 긴급 결정에도 반기는 분위기다.
이날 수원도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강철 감독의 경기 전 인터뷰는 더그아웃이 아닌 실내에서 진행됐다.
이강철 감독은 "갑작스럽게 변경했지만 죽는 것보다 낫다. 원칙을 지키다 죽을 수는 없지 않나"며 "이런 날씨에 오후 2시 경기는 힘들다. 저번 2시 경기(16일 KIA전) 때 3회밖에 되지 않았는데 선수들의 얼굴이 다 빨갛더라. 그래서 김상수, 황재균 등 고참 선수들을 뺐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이 감독은 "지금 날씨라면 오후 5시 경기도 빠른 것 같다. 일요일 경기도 늦게 했으면 좋겠다. 내년에도 이런 날씨가 이어진다면 9월엔 낮 경기를 하지 않는게 나을 것 같다. 더블헤더 역시 6월부터 9월까지는 못 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진만 감독 역시 "2시 경기 했으면 몇 명 쓰러졌을 것 같다"면서 "이번 결정에 적극 찬성이다. 하루 전날 결정된 것이지만 지금 날씨에서 하면 선수들의 집중력도 많이 떨어질 것이다. 체력적으로도 마찬가지다. 2시 경기는 선수들에게 큰 부담이다"고 밝혔다.
이어 "기사를 보니 의무실에 많은 팬분들이 가셨다고 하더라. 계절, 날씨 등을 고려해야 2시 경기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원태인도 더위에 쓰러졌다. 지난 15일 인천 원정 당시 경기 도중 헛구역질을 했다. 결국 4이닝 만에 내려왔다.
박 감독은 "다른 야수들도 힘들겠지만 이 시기에는 투수와 포수가 제일 힘든 것 같다"면서 "원태인의 그런 모습은 처음 본 것 같다. 마운드에서 강인함을 보여주는 선수인데, 같은 팀에 있으면서 그런 모습은 처음 봤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마운드에서 그런 표정을 지었는지 이해가 된다"고 안쓰러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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