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B루셈 흡수' 재무 기반 다진 LB세미콘, 상장 후 첫 메자닌 발행 [넘버스]

LB세미콘 본사 전경 /사진 제공=LB세미콘

LB세미콘이 코스닥시장 상장 이후 첫 메자닌 발행으로 자금 확보에 나선다. 올해 초 자회사인 LB루셈을 흡수하면서 부채비율을 대폭 줄인 데다 전환사채(CB)까지 발행하면서 유동성이 풍부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023년부터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LB세미콘은 연초부터 대규모 자금을 확보하며 올해를 재도약의 시기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만기 전 조기상환 예정…지분 희석 '방지'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B세미콘은 145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할 예정이다. 전환가액은 이날 종가 4110원보다 4.26% 높은 주당 4285원이다.

전환청구 기간은 내년 2월14일부터 오는 2028년 1월14일까지로 설정했다. LB세미콘은 발행 이후 1~2년 사이에 발행총액의 100%를 조기상환할 수 있는 콜옵션(주식매도청구권)을 확보했다. LB세미콘은 주식 전환에 따른 지분 희석을 방지하기 위해 전액 상환할 계획이다. 회사는 CB 발행으로 유입되는 자금을 모두 원부재료 구매 등 운영자금에 사용할 예정이다.

CB 투자자로는 신한투자증권과 신한캐피탈, NH투자증권, NH헷지자산운용 및 스카이워크자산운용이 나섰다. 신한투자증권과 신한캐피탈이 각각 50억원어치를 인수하며, NH투자증권과 NH헷지자산운용이 각각 20억원, 스카이워크자산운용이 5억원어치를 사들일 예정이다.

LB세미콘의 CB 발행은 2011년 코스닥 입성 이후 처음이다. LB세미콘은 지금까지 최저 4.4%, 최대 6.66%의 이자율을 감당하며 은행 차입으로 자금을 조달해왔다. 이번에 발행하는 CB의 표면이자율이 4%인 점을 감안하며 이자 부담을 소폭 덜었다. 이번 CB 발행은 지주사인 ㈜LB 차원에서 조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LB루셈 흡수 효과…부채비율 184→109%

업계에서는 LB세미콘이 이달 1일 LB루셈 합병을 완료한 직후 연이어 CB를 발행하면서 재무기반을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LB세미콘이 LB루셈을 흡수하면서 유동자산은 768억원에서 1558억원으로 늘어났다. 이는 LB루셈이 보유하던 현금자산 301억원과 부동산자산 556억원이 편입된 데 따른 것이다. 합병 이전 LB세미콘의 현금자산은 15억원에 불과했다. 특히 부동산자산이 편입되면서 임대료를 통한 추가 수익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총자산은 5822억원에서 7542억원으로 늘어났다.

총자산이 1700억원가량 증가한 데 반해 편입되는 부채는 328억원밖에 되지 않는다. 합병 이전 LB세미콘의 부채비율은 184.14%였다. 장단기차입금만 2368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LB루셈의 총차입금은 0원이다. 편입되는 자산에 비해 부채가 현저히 적어 합병 이후 LB세미콘의 부채비율은 109.82%로 줄어들었다.

흡수합병에 따른 실적회복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LB세미콘은 2023년 영업손실 127억원을 내며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지난해에도 3분기 누적 영업손실 84억원으로 적자를 이어갔다. LB루셈은 2023년 영업손실 11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 16억원을 달성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LB세미콘이 LB루셈을 흡수한 배경에는 재무건전성 회복뿐 아니라 2곳이 유사영업을 하는 데 따른 영업활동의 낭비를 줄이려는 의지가 있었다. 반도체 후공정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LB세미콘과 LB루셈은 일부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및 웨이퍼 테스트 공정의 비즈니스 영역이 중복되는 경우가 있었다. 이에 따라 합병으로 같은 고객에 다른 영업조직이 영업활동을 벌이는 낭비를 줄일 수 있게 됐다.

LB세미콘 관계자는 "CB 발행으로 확보한 자금은 적절한 시점에 반도체 후공정 사업 확장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활용할 방침"이라며 "지속적인 사업 확장을 통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한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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