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빈자리, 한국이 채운다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한국 방산이 의외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중동 각국은 안보 불안을 이유로 무기 체계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기존에는 미국과 유럽의 무기 체계를 선호하던 중동이지만, 최근 들어 그 신뢰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은 이스라엘 편향적 행보로 인해 아랍권의 불신을 자초했고, 카타르까지 이스라엘의 공격 대상이 되며 상황은 악화됐다. 유럽 역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집중하느라 중동 시장에 신경 쓸 여력이 부족해진 상태다. 이런 틈을 타 미국·유럽 못지않은 성능을 가진 한국 무기 체계가 중동의 새로운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

K-2와 K-9, 중동 시장 노린다
현대로템은 최근 중동 국가와 K-2 전차 수출 협상을 본격적으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 사막 지형에 최적화된 도색과 개량형 K-2를 전시회에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현지에 어필해 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사우디아라비아를 대상으로 K-9 자주포와 레드백 장갑차 등의 수출을 추진 중이다.

사우디는 이미 천무와 천궁-Ⅱ 등 한국산 무기를 다수 도입한 경험이 있어 협상 여건이 긍정적이다. 노후화된 무기 체계를 교체하려는 수요가 커지는 상황에서 한국의 무기 라인업은 매력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중동은 지형 특성상 지상 전력 강화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어 K-2와 K-9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사막 위력을 입증한 실전 훈련
올해 초 UAE에서 실시된 사막 지형 연합 훈련에 한국의 K-9과 K-2가 직접 참가했다. 이 훈련은 UAE 측의 요청으로 진행된 것으로, 한국산 무기 체계에 대한 현지의 신뢰를 보여주는 사례다. 훈련에서 K-2 전차는 유효 사거리 밖의 표적을 정확히 타격하며 성능을 입증했다.

특히 프랑스의 르클레르 전차와 함께 기동하며 실제 전장 상황에 가까운 평가를 받았다. 사막이라는 특수 환경에서 작전 성능을 입증했다는 점은 향후 수출에 큰 이점을 줄 수 있다. 훈련 참여 자체가 중동 국가들이 한국 무기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중동 시장, 이제는 기회의 땅
오일 머니로 대표되는 중동은 언제나 고성능 무기를 우선 고려해 왔다. 과거에는 미국과 유럽이 그 기대를 충족했지만, 최근에는 정치적 신뢰와 실전 성능 면에서 균열이 생기고 있다. 이 틈을 정확히 파고든 한국 방산은 가격 경쟁력과 성능을 모두 갖추며 실용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K-9, K-2뿐 아니라 레드백, 천궁 등 다양한 무기들이 중동 지역의 수요와 잘 맞아떨어지고 있다. 지금처럼 실제 운용 사례가 계속 축적되면 중동 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의 입지도 강화될 수 있다. 결국 지금의 군사적 긴장은 한국 방산에게 도약의 발판이 되는 중대한 기회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