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즈넉한 누각 위로 흐르는 시간, 장성 백양사 쌍계루의 여름
백양사 입구에서 만나는 남도 최고의 풍경

여름날의 백양사는 녹음이 짙습니다. 그리고 그 풍경 한가운데, 단아한 누각 하나가 조용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죠. 바로 **장성 백양사 쌍계루(雙溪樓)**입니다. 쌍계루는 그 자체로도 충분히 아름답지만, 주변 자연과 어우러질 때 더욱 빛을 발하는 공간입니다. 그 조화로움 덕분에 '남도 제일의 경치'라는 찬사를 받는 곳이기도 합니다.
두 계곡이 만나는 누각, 쌍계루

쌍계루라는 이름은 운문암계곡과 천진암계곡, 두 물줄기가 만나 흐르는 지점에 세워진 데서 유래합니다. 처음 이 누각이 지어진 것은 고려시대. **각진국사(1270~1355)**가 세운 것으로 전해지며, 이후 여러 차례 복구를 거쳐 1986년 현재의 모습으로 재건되었습니다.

누각 앞에 펼쳐진 연못은 계곡물로 채워졌고, 그 위로 쌍계루가 아련히 비치는 모습은 마치 수묵화 한 장면을 보는 듯합니다. 멀리 백학봉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어, 자연과 건축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명장면이 탄생합니다. 여름이면 초록빛 나무들과 연못이 어우러져 시원한 풍경을 만들어주고, 가을이면 단풍이 붉게 물들며 또 다른 장관을 선사하니 계절마다 다시 찾고 싶은 곳입니다.
180여 개의 현판, 유학자들의 감탄을 담다

쌍계루의 누각 안에는 180여 점의 현판이 걸려 있습니다. 이 현판들은 조선시대 유명한 유학자들이 이곳을 방문하며 주변 풍경을 감상하고 남긴 시문들로, 그 시대 사람들 역시 이곳의 경치에 깊이 감동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의 시선으로 이곳을 바라보면, 단지 아름다운 정자를 넘어서 남도의 역사와 정신이 깃든 누각임을 느끼게 됩니다.
백양사와 함께 걷는 시간의 숲길


쌍계루를 지나면 백양사 대웅전, 극락보전, 사천왕문, 그리고 부도탑으로 이어지는 백양사의 주요 공간들을 만나게 됩니다. 이 사찰은 백제 무왕 시기(632년)에 창건된 오래된 고찰로, 과거에는 '백암사', '정토사'라는 이름을 거쳐 지금의 '백양사'가 되었습니다.


특히 백양사는 가을 단풍 명소로도 유명하지만, 여름에는 청량한 계곡물과 갈참나무 숲길, 그리고 고로쇠나무, 비자림 등이 어우러져 도심 속에서는 찾기 힘든 힐링의 시간을 선사합니다. 입구에서 20분 정도 올라가면 약사암이 나오고, 이곳에서는 첩첩산중에 둘러싸인 백양사의 풍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천연기념물, 비자나무 군락까지


쌍계루와 백양사 일대는 자연경관뿐 아니라 생태적으로도 의미 있는 곳입니다. 특히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비자나무 군락지는 여름의 싱그러운 풍경과 어우러져 더욱 생동감 있게 다가옵니다. 고로쇠나무 3,000여 그루와 수백 년 된 갈참나무가 이어진 길은 그 자체로 하나의 산림욕장입니다.

특히 무더운 여름, 시원한 계곡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누각과 절, 나무들 사이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면 몸도 마음도 한결 가벼워집니다.
여행정보 요약

위치: 전남 장성군 북하면 백양로 1239
입장료: 무료
이용시간: 상시 개방
편의시설: 주차 가능, 휠체어 접근 가능, 장애인 화장실 있음
문의: 백양사 종무소 061-392-7502
여름, 백양사 그리고 쌍계루
햇살이 부서지는 연못과 연못에 내려앉은 누각, 그리고 계곡을 따라 흐르는 시간. 올여름,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고요한 풍경 속으로 떠나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장성의 숲길과 사찰, 누각이 선사하는 특별한 정적을 만나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