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4년, 푸른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전국노래자랑’ 무대에 섰던 국악 신동, 송소희를 기억하시나요? 다섯 살 무렵부터 남다른 국악 실력으로 전국을 휩쓴 그녀는 할머니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소녀 명창’이라는 별명까지 얻었죠. 예산군 덕산면 출신인 송소희는 이광수, 박석순, 이호연 선생님의 지도를 받으며 성장했고, ‘스타킹’, ‘1박 2일’ 등 예능 프로그램에서 국악의 매력을 알리며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따라붙은 ‘천재 국악 소녀’라는 타이틀이 마냥 행복하지는 않았습니다. 송소희는 JTBC ‘말하는 대로’에서 “내 의지로 국악을 시작하지 않았다. 부모님의 권유로 시작했지만, 수많은 관심 속에서 내 꿈이 정해졌다”고 솔직히 털어놨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국악에 대한 애정을 결코 놓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국악의 경계를 넓히며 도전을 멈추지 않았죠.

이제 27세가 된 송소희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최근 직접 작사, 작곡한 자작곡 ‘Not a Dream’을 정식 발매하며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역량까지 인정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열린 첫 단독 콘서트 ‘풍류’에서 처음 공개된 이 곡은 유튜브 라이브 클립 영상 조회수 1300만 회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죠. 국악 창법 위에 몽환적인 리버브 사운드를 얹은 독특한 스타일로,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허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Not a Dream’을 들은 팬들은 엔야, 오로라, 크랜베리스의 돌로렌스 오리어던을 떠올렸다며 감탄을 아끼지 않았는데요. 다소 명료하지 않은 가사가 오히려 곡의 신비로움을 더해주는 매력으로 작용했습니다. SNS 프로필에 “한국음악 또는 하고 싶은 음악을 합니다”라고 적어둔 그녀답게, 전통에 뿌리를 두되 틀에 갇히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느껴집니다.

송소희는 ‘더 글로우 2025’ 뮤직 페스티벌 무대에 오릅니다. 이승윤, 장기하, 글렌체크 등 실력파 아티스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Not a Dream’의 라이브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라 더욱 기대됩니다. 국악 소녀에서 진정한 아티스트로 성장한 송소희, 그녀의 다음 이야기는 분명히 또 다른 전설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