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 폭탄 던지지 말라" 신신당부 이재명…비명계 끌어안을까

문창석 기자 이서영 기자 전민 기자 2023. 3. 14.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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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유튜브서 당원 직접 대화…주요 현안 견해 밝혀
"내부총질 안 돼, 자해적 행위"…비명 화합 여부 주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4 총선 공천제도 TF 제1차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3.1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이서영 전민 기자 = 최근 측근들의 잇따른 사망과 체포동의안 표결 내홍 등 위기를 겪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원과의 만남을 통해 위기 돌파에 나섰다. 지지자들을 향해선 비(非) 이재명계를 향한 공격을 멈추고 함께 가야 한다고 강하게 당부했다. 당내 화합을 통해 최대한 비명계를 끌어 안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14일 오후 자신의 유튜브 채널 '이재명TV'에 출연해 당원들과 대화하는 '당원존 라이브' 생중계를 진행했다.

그는 당내 분열과 갈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요청하는 데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최근 비명계 의원들에 대한 좌표 찍기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에 대한 영구 제명 청원 등 과격한 행동과 망신주기는 오히려 당에 피해가 간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 같은 일부 강성 지지자들에 대해 "우리 편인 척하면서 내부총질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청원해서 망신주고 공격하면 기분은 시원해지겠지만 민주 진영 전체가 피해입는다. 집안에 폭탄을 던지는 것과 같다"며 "필요해서 하는 일이 가끔은 자해적 결과로 나타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러분들의 행동이 달리 해석돼 당내에서 제 입장을 매우 난처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며 "당의 리더십에 손상을 입고 당의 단합에 도움이 안 되는 결과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튜브 채널 '이재명TV' 캡처)

이 대표는 최근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이탈표가 대거 발생한 점에 대해서도 "무효·기권 (투표)하신 분들의 충정도 이해한다"며 "평소에 충분히 얘기하고 멱살 잡고 싸울 수 있는 상황이 있었다면 이런 방식으로 불신·불만을 표출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 측면에선 저의 부족함이 더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일 경계해야 할 부분이 균열·갈등인데 최근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어 참 안타깝다"며 "내부의 작은 차이로 균열이 생겨 떨어져 나가면 손실이다. 총구는 (당의) 밖을 향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 대표는 이날 '총선 공천제도 TF' 제1차 회의에도 참석해 당내 비명계 달래기에 나섰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정한 공천 제도를 만들기 위한 TF는 비명계 위주로 인선이 이뤄졌다. 전체 11명의 위원 중 비명계 인사는 9명으로 구성됐으며, 친(親)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인사는 문진석·이해식 의원 등 2명에 불과하다.

최근 '체포동의안 정국'에서 불거진 비명계와의 갈등을 봉합하는 동시에 내년 공천에서 비명계가 불이익을 받을 것이란 당내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친명계인 김남국 의원은 전날(13일) MBC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공천을) 공정하게 하겠다는 것을 강하게 천명한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의 길 1차 토론회에 참석한 이재명 대표. 2023.1.3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이 대표가 라이브 방송을 진행할 때 비명계 의원들의 모임 '민주당의 길'은 3주 만에 토론회를 가졌다. 지난달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비명계를 중심으로 이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최근에는 검찰 수사를 받은 이 대표 측근의 사망이 잇따르며 이 같은 요구가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의 길 모임에 속한 윤영찬 의원은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 본인이나 주변에서 고인에게 부담을 주는 일이 있었다면 대표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소장파로 분류되는 김해영 전 민주당 최고위원도 지난 12일 페이스북에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도 민주당이 이재명 방탄을 이어간다면 그 명(命)을 다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모임에서 이 대표의 거취와 관련한 논의는 없었다고 한다. 김종민 의원은 토론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사퇴를 요구하거나 요구하지 않는다는 논의는 하지 않았다"며 "현안 관련 내용은 아니었고, 대한민국 현재 상황에서 정치와 국회가 실종된 위기 상황에 대한 원인과 대안에 대해 말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날 참석자들이 토론회를 마친 후 자리를 옮겨 집담회를 가지기로 한 만큼, 이 대표의 이날 발언에 대한 평가가 자연스럽게 오가지 않겠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비명계는 이 대표가 지금보다 좀 더 강한 화합의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는 의견이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강성 지지자들에게) '절대 (갈등을 야기)하면 안 된다. 만약에 그러면 당신들하고는 결별하겠다' 정도의 단호한 태도를 보여줘야 진정성을 외부에서 인정해 주고 강성 지지층들도 자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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