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시스템LSI, 흑자 향한 풍운의 일보 내딛었다

양정민 기자 2026. 3. 3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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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시스템LSI·파운드리 합산 4분기 영업이익 1600억원 전망”
엑시노스 자체 개발·전장 IVI용 ‘엑시노스 오토’ 공급 사례 확대 미래 사업 기대 포인트로

파운드리와 함께 삼성전자 DS 내 주요 비메모리 사업부로 꼽히는 시스템LSI가 미래 준비에 한창이다. 갤럭시 AP인 엑시노스를 비롯해 온디바이스·맞춤형 인공지능(AI) SoC, 초고해상도 이미지센서, 자동차·6G용 SoC를 핵심 축으로 둔 시스템LSI 사업부는 외부 고객과 대형 단가 제품 비중 확대를 통해 손익분기점을 넘기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 시스템LSI 사업부의 미래 사업으로는 ▲엑시노스 2700 ▲엑시노스 오토 ▲ISOCELL 이미지센서 등이 거론된다.

증권가에 따르면 시스템LSI와 파운드리를 합쳐 올해 4분기 16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생산을 맡은 파운드리뿐만 아니라 칩 설계를 담당하고 연구하는 시스템LSI의 역할도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앞서 박용인 시스템LSI 사업부장은 18일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AI 시대에는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구축에 많은 자본이 투자되고 있지만, 향후 온디바이스 AI 시대가 펼쳐질 것이고 (온디바이스 AI의) 완성은 개별 부품이 아니라 서로 모든 핵심 기술을 통합하는 데 있다"며 "시스템LSI 사업부는 독보적인 기술 통합 솔루션을 바탕으로 온디바이스 AI 생성형 신제품을 특화적으로 준비해 차세대 AI 디바이스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두드러지지 않던 시스템LSI… 엑시노스 외 포트폴리오도 다변화
삼성전자 ISOCELL HP5.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반도체 칩 산업이 성장하고 있지만 시스템LSI 사업부는 쉽지 않다.

당장 주력 AP이자 매출처인 엑시노스 2600이 2300 시리즈 이후 3년 만에 갤럭시 시리즈에 탑재될 정도로 기술 개발과 신뢰 회복에 난항을 겪어야 했다. 

다만 시스템LSI가 엑시노스 시리즈만 만들지는 않았다. 시스템LSI는 엑시노스 외에도 ▲오토모티브 SoC ▲5G 모뎀 ▲RFIC ▲ISOCELL 이미지센서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전력관리IC(PMIC) ▲보안칩 ▲스마트카드IC 등 다양한 시스템 제품 포트폴리오를 설계하는 부서다. 파운드리 사업부가 분사해 나가긴 했지만, 설계한 칩은 주로 삼성 파운드리에서 위탁 생산하는 구조로 내부 시너지가 매우 강하다.

삼성전자 차원에서 시스템LSI에 대한 의지도 강하다. 실제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2019년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133조원을 투자해 파운드리와 설계 전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고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시스템LSI 사업부가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해 파운드리 사업부를 비롯한 타 부서 통합 논란이 있었지만, 결국 끝까지 유지된 것도 이와 결을 같이한다.

그 결과 갤럭시 S26과 갤럭시 S26 플러스에 탑재된 엑시노스 2600은 긱벤치 6 테스트에서 싱글 코어 4200점대, 멀티 코어 1만3000점대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성능과 스냅드래곤과 대등한 수준을 보여줬다. 전력 차이가 28% 난다는 테스트 결과도 있지만, 앞선 엑시노스 2400·2500과는 결과 차이가 크다.
삼성전자 엑시노스 2500.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소니의 그림자가 컸던 이미지센서 사업도 애플과의 협력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는 지난해 8월 애플 아이폰 신제품에 탑재되는 차세대 이미지센서 설계 수주를 따낸 것으로 전해진다. 시스템LSI 사업부가 설계를 맡고 파운드리 사업부가 이를 양산해 애플에 공급할 예정이라는 정황까지도 나왔다. 2018년 기준 27%, 2022년 14%까지 소니와 삼성 간 이미지센서 매출 점유율 격차가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눈여겨볼 성과다.

시스템LSI를 버티게 해준 사업 기둥인 DDI도 있다. DDI란 TV, 스마트폰, 노트북 등 디스플레이의 각 픽셀(화소)을 제어해 색상과 영상을 화면에 표시하는 핵심 반도체로, 중앙처리장치(AP)의 명령을 받아 화소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LCD, OLED 패널의 필수 부품으로도 꼽힌다.

삼성전자는 이 분야에서 수십 년간 1위를 지키고 있는 상태다. 지난 2024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삼성전자는 "시스템LSI는 주요 고객사 신제품용 SoC·이미지센서·DDI 제품 공급 증가로 실적이 개선돼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당장보다 중장기… 엑시노스 2700·전장·센서가 관건
엑시노스 2600.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메모리 사업부가 HBM4E라는 근접한 사업 아이템을 올 하반기에 내놓을 예정이고, 파운드리 사업부도 테슬라 등 대기업 수주를 따내며 분전 중이어서 시스템LSI 사업부를 바라보는 시선은 자연스럽게 더 커질 전망이다.

올해 갤럭시 S26이 '잭팟'을 터뜨리면서 차기작인 엑시노스 2700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2월 키움증권 박유악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엑시노스 2700은 올해 하반기 삼성 파운드리의 SF2P 공정으로 본격적인 양산에 진입한 뒤 갤럭시 S27 내 50% 수준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자연스럽게 시스템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도 내년 1조8000억원 흑자 수준으로 올라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 연구원은 "삼성전자 시스템 반도체 부문 실적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가 점차 높아지며 주가의 추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삼성전자 엑시노스 오토. 사진=삼성전자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 V720, 820, 920'이 BMW iX3 등 실적 사례를 쌓고 있는 점도 호재다. 앞서 지난 2019년과 2021년에 아우디와 폭스바겐에 엑시노스 오토 칩을 공급한 바 있는 삼성전자 DS 부문은 SDV 시대에 맞춰 차량용 반도체 연구에도 한창이다. 삼성전자가 하만을 통해 ZF ADAS 전장 부문을 인수했지만, 이와 별개로 차량 인포테인먼트는 삼성전자 엑시노스 오토가 담당할 수 있는 만큼 차세대 영역으로 개발되고 있을 가능성도 크다. 아직 인수가 정확히 마무리되지 않아 확정할 수는 없지만 '자동차 반도체'라는 유사한 역할을 하는 두 사업부가 합쳐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기에 향후 2~3년 안에 엑시노스 개발 과정에서 AMD의 역할이 줄어들며 마진을 개선하고, 미래 아이폰 48MP 초광각 이미지센서를 삼성 ISOCELL로 본격 공급하면 외부 대형·고단가 물량이 시스템LSI 매출·이익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 2200부터 2500 모델까지는 AMD로부터 GPU를 공급받아 탑재해 왔으나, 2600부터는 삼성전자의 설계 기술에 AMD의 아키텍처를 더하는 방식으로 제작에 들어갔다. 업계는 엑시노스 2800부터 삼성 자체 기술로 엑시노스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