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20대 비만, 사망률 높여
당뇨병, 고혈압 유발
다양한 채소, 과일 섭취
최근 국내 소아·청소년 비만율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단순한 체형 문제가 아닌 고혈압과 당뇨 같은 만성질환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는 더욱 크다. 특히 성장기 비만은 성인병을 앞당기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며 성인기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체내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된 상태인 비만을 명백한 질병으로 분류하고 있다. 지방세포가 커지거나 수 자체가 많아지면 체중 조절이 어렵고 대사 관련 질환 발생률도 높아진다. 특히 소아비만은 성인 비만보다 치료가 더 어렵고 이후 만성질환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국민건강보험 연구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소아·청소년 비만 유병률은 영유아 8.3%, 학생 16.7%로 나타났다. 영유아는 12명 중 1명, 학생은 6명 중 1명꼴로 비만을 앓고 있다.

비만은 젊은 당뇨병 유병률에도 영향을 미친다. 대한당뇨병학회 학술지에 따르면 2010년 1.02%였던 19~39세의 2형 당뇨병 유병률은 2020년 2.02%로 두 배 증가했다. 같은 해 기준 약 37만 2,700여 명의 청년이 당뇨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67.8%는 BMI 25 이상 비만, 31.6%는 BMI 30 이상 고도비만 상태였다.
특히 비만 학생 중 50.5%는 1개 이상의 대사증후군 위험 요인을 보유하고 있었고 20%는 당뇨병 전단계로 분류됐다. 이처럼 청소년 비만은 단순한 외형 문제가 아닌 건강 위험으로 직결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청소년들의 비만율은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히 증가하며 우려를 낳고 있다. 또한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 따르면 9~17세 비만율은 2018년 3.4%에서 2023년 14.3%로 4.2배 증가했다. 지난 2022년 기준 5~19세 과체중·비만 유병률은 남학생 43.0%, 여학생 24.6%로, 한중일·대만 4개국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구체적이다. 차의과학대 분당차병원 김성혜 교수팀이 10~18세 과체중·비만 소아·청소년 1만 1,554명을 분석한 결과, 이들 중 과체중·비만 비율은 25.11%, 고혈압 유병률은 10.46%였다. 특히 과체중·비만군만 따로 보면 고혈압 유병률은 17.6%로 전체 평균보다 1.5~2배 더 높았다.

비만의 원인은 주로 고열량·고당분 식사와 운동 부족이다. 특히 고열량·고당분 식품과 음료의 빈번한 섭취가 문제로 지목된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중 주 3회 이상 단 음료를 섭취하는 비율은 64.4%, 고카페인 음료 섭취율은 23.5%에 달했다. 특히 에너지 음료 1캔당 평균 35g의 당류가 들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에너지 음료 한 캔당 당류 함유량은 WHO 하루 권장량의 약 70%에 해당한다.
이러한 비만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까?
충분한 채소와 과일 섭취가 기본이다. WHO는 만성질환 예방을 위해 하루 400g 이상의 채소·과일 섭취를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가공식품 섭취가 늘면서 채소 섭취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유로는 ‘손질의 번거로움’, ‘가격 부담’, ‘중요성 인식 부족’이 꼽힌다.
뱃살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 채소에는 브로콜리, 당근, 상추 등이 있다.

영양 및 영양학 아카데미 저널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브로콜리와 케일, 시금치와 같은 잎채소를 포함한 짙은 녹색 채소를 규칙적으로 섭취하면 내장 지방을 감소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음식의 열 발생 효과(TEF)가 높은 당근은 단순히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칼로리가 소모된다. TEF는 음식이 소화되는 동안 신체가 연소하는 칼로리 비율을 의미한다.
복부 내장 지방을 줄이는 데에는 상추만 한 게 없다. 비만 일본 남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상추와 같이 루테인이 많이 함유된 채소를 비롯해 카로티노이드가 풍부한 채소를 섭취하면 내장 지방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마른 비만을 가지고 있는 이들도 상추를 섭취하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대표적인 과일에는 서양 자두를 말린 푸룬이 있다. 변비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푸룬은 뱃살을 줄이는 데도 기여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가 국제 학술지 ‘골다공증 인터내셔널(Osteoporosis International)’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매일 푸룬 100g을 섭취할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복부 지방이 덜 축적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비만은 식단으로부터 오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신경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한편, 아침 식사를 거르지 않는 습관도 비만 위험을 낮추는데 잊어서는 안 될 요소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연구팀은 아침을 지속적으로 거를 경우 복부 비만이 증가할 수 있다고 전했다.
결국 비만 예방을 위한 식단은 단순한 제한이 아닌 균형과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채소와 과일 중심의 자연 식단, 제철 재료의 적극 활용, 과도한 가공식품 배제, 꾸준한 식사 습관이야말로 10~20대 건강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예방책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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