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와인] ‘꿈꾸고 도전하는 어른들을 위해’ 라라랜드 그르나슈
“꿈꾸는 자들에게 경배를
바보 같아 보이는 그들이지만,
여기 아파하는 마음들을 위하여
우리가 엉망으로 만든 것들을 위하여 건배.”
Here’s to the ones who dream
Foolish as they may seem
Here’s to the hearts that ache
Here’s to the mess we make
라라랜드 OST '꿈꾸는 바보들(Audition·the fools who dream)'
‘라라랜드(La La Land)’는 2016년 개봉한 유명한 뮤지컬 영화 이름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압도적인 노래와 춤은 강렬한 원색 의상·미술·조명과 어우러져 전 세계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주인공 ‘미아’는 진짜 배우를 꿈꾸지만, 현실은 카페 아르바이트에, 보는 오디션마다 낙방하기 일쑤다. 그녀는 팬들을 위한 클럽을 꿈꾸는 재즈 피아니스트 세바스찬과 미래를 꿈꾼다.
‘꿈꾸는 바보들’은 영화 속 미아가 오디션에서 부르는 노래다. 오디션에 간 미아는 불쑥 파리에 살았던 이모 이야기를 꺼낸다. 곡 속에서 미아 이모는 추운 겨울, 센강에 맨발로 뛰어들어 한 달 내내 감기로 훌쩍거렸다. 그래도 ‘그때로 돌아간다면 다시 뛰어들겠다’고 되뇐다. 미아는 이모에게서 세상을 바꾸고 싶었던 바보들의 번쩍임을 봤다.
그러나 연약한 젊은 꿈은 현실에 부딪혀 쉽게 깨진다. 영화 속에서는 이미 부서졌거나 현재 부서지는 중인, 완성에 이르지 못할 가능성이 더 큰 보통 사람들의 막연한 희망이 거듭 등장한다.
이 영화를 감독한 데이미언 셔젤과 작곡가 저스틴 허위츠는 미국 하버드대 재학 시절부터 기숙사에서 같은 방을 썼던 동갑내기 룸메이트다. 그들은 하버드대를 졸업했지만, 연고가 없는 로스앤젤레스(LA)에서는 밑바닥부터 시작했다. 단막극과 시트콤 음악 담당에서 시작했고, 한때 애니메이션 ‘심슨가족’ 대본을 맡기도 했다. 라라랜드 속 위태로운 장면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삶이었다.
그래도 그들은 미디어 인터뷰에서 “학벌을 떠나 삶은 결국 각자의 꿈을 좇는 것”이라며 “명문대나 대기업에 들어갔다고 해서 성공했다고 단정 짓는 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후 이들은 라라랜드로 2017년 골든글로브 시상식 7관왕과 아카데미상 6관왕에 오르며 스스로를 증명했다.
이 영화가 흥행에 성공한 이후로 흔히 라라랜드를 자연스럽게 영화 제목 혹은 로스앤젤레스를 뜻하는 별칭으로 생각한다. 사실 라라랜드는 ‘비현실적인 상상 속 세계’라는 뜻을 지닌 영단어다.
2013년 호주 와인 생산자 칼라브리아 패밀리 와인 그룹은 영화 개봉보다 3년 앞서 라라랜드 와인즈라는 브랜드로 와인을 선보였다. 이 브랜드는 영화보다 먼저 젊은 꿈과 과감한 도전을 말했다.
호주는 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와인 생산국이다. 특히 시라즈와 샤르도네 품종으로 만든 와인은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높다. 호주와인협회에 따르면 두 품종은 호주 전체 와인 생산량 가운데 44%를 차지한다.
라라랜드는 다른 품종을 택했다. 인지도가 높고 대중들이 선호하는 시라즈와 샤르도네 대신 일부 이탈리아나 프랑스 일대에서 많이 키우는 포도를 골랐다.
화이트 와인 품종 가운데 피노 그리는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이 원산지다. 베르멘티노는 이탈리아 북서부에서 많이 생산한다. 템프라니요는 전 세계적으로 90% 이상을 스페인에서 키운다. 말벡 역시 프랑스 원산 품종이지만, 현재 아르헨티나를 대표한다. 모두 전체 와인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이 한자릿 수 남짓한 포도들이다.
라라랜드는 새로운 세대의 와인을
다양하게 선보입니다.
때로는 답답한 와인 세계에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습니다.
라라랜드는 자신들의 와인이 “창의성과 연결성을 중시하고 전통적인 와인 관습에 도전한다”고 말했다.
그 결과 이들 와인은 셰익스피어 대표명작 ‘로미오와 줄리엣’을 뉴욕 배경으로 현대적 각색한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월드 투어 공식 와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미국 뉴욕 뒷골목에서 힘 대결을 벌이는 철부지 10대 갱단들이 보여주는 강렬한 에너지는 이 와인이 품은 생기 넘치는 붉은 과실 향기를 닮았다.
라라랜드 그르나슈는 프랑스 남부와 스페인, 이탈리아 등 지중해 일대에서 널리 키우는 그르나슈 품종 포도로 만들었다. 그르나슈는 자라는 지역에 따라 확연하게 다른 개성을 보여준다. 프랑스 남부 론 지역은 철분 성분이 많아, 이 지역 포도 열매로 와인을 만들면 피 냄새와 비슷한 철분향이 난다.
반면 라라랜드 그르나슈에서는 신선한 체리를 입에서 오래 오물거린 듯한 단맛이 뚜렷하게 느껴진다. 미식 전문지 고메 트래블러는 이 와인을 “체리와 라즈베리 향에 이어 계피와 파프리카 풍미가 가득 느껴지는 마시기 쉬운 와인”이라고 평가했다.
수입사는 현대백화점그룹 와인 수입사 비노에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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