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수원FC위민" 기자회견장 떠나는 박길영 감독 향해 쏟아진 대한민국 기자들의 이례적 박수갈채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2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아시아 여자챔피언스리그(AWCL) 'WK리그 최강' 수원FC 위민과 '북한 최강' 내고향 여자축구단의 준결승전, 1-2로 밀리던 후반 34분 천금같은 페널티킥 찬스, '대한민국 여축 간판' 지소연의 슈팅이 거짓말처럼 튕겨나온 순간, 수원FC 서포터들은 망연자실했다. 내고향 선수들이 기뻐하는 가운데 남북 공동응원단에서 환호성이 흘러나왔다.

후반 10분 북한 최금옥, 22분 김경영에게 연속골을 내주고 지소연이 PK을 실축하는 불운 속에 1대2, 역전패했다. 5월 날씨론 이례적인 장대비, 12년 만에 성사된 남북의 우중혈투, 축구장엔 이례적인 장면이 많았다. 통일부가 남북응원단으로 나선 200여개 민간단체에 남북협력기금 3억원을 지원했고, 입장권 일반 판매분 5000장 중 3000장을 구입했다. 총관중 5763명, 폭우로 인해 '노쇼'가 속출했지만 수천명의 공동응원단은 "내고향!"을 연호했다. 내고향의 득점 때마다 '우리선수 힘내라' 플래카드를 들어올리며 환호했다. 대한축구협회가 처음 유치한 안방 대회, 첫 남북 클럽 맞대결 중 북한 팀의 골에 박수가 쏟아지고, 한국 팀의 실축에 환호하는 장면을 축구 팬들은 '기괴하다'고 표현했다. 결승행 확정 후 지소연 등 선수들이 눈물을 흘리는 가운데 수원 그라운드에선 인공기 세리머니가 펼쳐졌다. 사물놀이패가 꽹과리를 두드리며 내고향의 결승행을 축하하는 뒤풀이 응원까지 펼쳤다. 그러나 정작 리유일 내고향 감독은 '응원이 플레이에 도움이 됐느냐'는 질문에 "격렬한 경기였다. 경기에만 집중하다보니까 의식 못했다. 느낀 점은 이곳 주민들이 축구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같다"고 즉답을 피해갔다.

경기 후 박길영 수원FC 위민 감독은 '홈팀의 이점을 누렸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대한민국 축구팀, 수원FC 위민입니다"라고 답했다. "경기중 반대편에서 상대팀을 응원하는 모습을 보며 속상하기도 하고 마음이 좀 그랬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우리는 여자축구를 알리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이렇게 많은 관중, 이렇게 많은 기자들이 온 것도 처음이다. 설��고 반가웠다. 이 관심을 이어가려면 오직 이기는 것밖에 없다. 대한민국 여자축구 발전을 위해 뛰어야 한다는 마음뿐이었다. 아쉬운 경기였지만 우리 선수들은 모든 최선을 다했다"고 돌아봤다. "오늘 경기가 운동장으로 찾아오게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여자축구에 대한 관심을 부탁드린다"며 고개 숙였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돌아서는 박 감독을 향해 100여명의 취재진이 일제히 박수갈채를 보냈다. 한국 스포츠 기자들이 기자회견장에서 승장이나 패장에게 박수를 보내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다. 조별예선에서 0대3으로 패한 내고향을 상대로 대등하게 맞섰고, 홈인 듯 홈 아닌 서럽고 외로운 상황 속에 모든 걸 쏟아낸 선수단을 향한 '안방' 기자들의 존중, 유례없는 갈채였다. 대한민국 수원에서 '대한민국 축구'를 응원하는 '대한민국 기자'들의 응원이자 위로였다. "박 감독은 "울컥하더라"고 했다. "비록 졌지만 잘 이겨냈다. 앞으로 여자축구를 응원해 주신다는 뜻 아닐까요"라고 했다.,
수원=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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