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팬들 사이에서 충격적인 통계가 화제다. "유강남 출전 7경기 57실점, 손성빈 출전 6경기 7실점".. 시즌 초반 두 포수가 마스크를 쓴 경기의 팀 실점을 단순 비교한 수치다. 물론 투수 변수가 크지만, 이 정도 격차는 단순히 '운'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80억 vs 6000만원, 숫자가 뒤집혔다

유강남은 80억원짜리 FA 포수다. 손성빈은 연봉 6000만원의 2002년생 백업 포수다. 그런데 지금 롯데 마운드를 살리고 있는 건 후자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 7일 KT전 이후 유강남을 선발에서 제외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는 극명했다.

손성빈을 선발 포수로 기용한 이후 롯데 선발진은 4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QS)를 기록했다. 김진욱이 8일 KT전에서 8이닝 1실점, 로드리게스가 10일 키움전에서 8이닝 1실점, 비슬리가 11일 키움전에서 6이닝 1실점, 박세웅이 12일 키움전에서 6이닝 2실점을 각각 기록했다.

15일 잠실 LG전에서도 마법은 계속됐다. 김진욱은 6⅔이닝 3피안타 5탈삼진 2사사구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2승을 수확했다. 손성빈은 수비뿐 아니라 방망이로도 팀을 구했다. 3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웰스의 초구 138km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중간을 가르는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롯데는 2-0으로 LG의 9연승을 저지하며 연패에서 탈출했다.
김태형 감독 "수비에서 나은 선수 기용"

김태형 감독의 결정은 단호했다. "두 포수 모두 타격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은 상태라면, 수비 측면에서 나은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를 기용하는 것이 맞다"며 손성빈의 수비 기여도와 블로킹, 도루 저지 등 실점 억제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

실제로 손성빈의 도루 저지율은 41.7%로 팀 내에서 가장 높다. 반면 유강남은 지난 시즌 무릎 수술 이후 도루 저지율이 1할대로 곤두박질쳤다.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 도입으로 프레이밍 능력의 가치가 감소하면서, 유강남의 주요 강점이 사라진 것도 악재였다.
과거 데이터 vs 현재 흐름

객관적인 데이터상으로는 유강남이 우위에 있었다. 지난 2025시즌 박세웅은 유강남과 125이닝을 합작하며 피OPS 0.726을 기록한 반면, 손성빈과는 0.758로 다소 높았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과거 데이터보다 현재의 흐름을 택했다.

80억원이라는 대형 계약을 맺은 주전 포수가 4경기 연속 선발에서 밀려난 것에 대한 메시지는 명확했다. 이름값이나 과거의 데이터에 의존하지 않고, 오직 현시점의 경기력과 팀의 승리 공식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김태형 감독의 단호한 의지로 풀이된다.
"버려야" vs "아직은"

팬들 사이에서는 "유강남을 버려야 한다"는 극단적인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7경기 57실점이라는 수치는 충격적이다. 물론 투수 변수가 크지만, 같은 투수가 포수만 바뀌었을 때 경기력이 이토록 달라진다면 결론은 명확하다.

다만 손성빈도 완벽한 대안은 아니다. 시즌 타율 0.190으로 타격이 약점이라 주전 포수로 발돋움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지금은 수비와 리드가 타격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숫자가 증명하고 있다. 80억 대 6000만원. 숫자가 뒤집힌 건 연봉뿐만이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