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특수에…자영업자들 “오늘만 같아라”

조회 192024. 10. 22.
배달 주문 쏟아지고 음식점·주점 등 오랜만에 ‘북적북적’“월드컵·‘V11’ 때보단 덜해…치킨 등 일부 업종만 효과”
광주시 서구 치평동의 한 술집에서 지난 21일 테이블 키오스크 화면에 ‘주문불가’ 안내문구가 나오고 있다.

“정말 오랜만에 테이블이 다 차고, 배달 주문도 많이 들어오네요. 매일 오늘만 같았으면 좋겠습니다.”7년만에 광주에서 한국시리즈가 열리면서 지역민들이 KIA타이거즈를 응원하기 위해 배달음식을 시키거나 대형 스크린이 있는 식당 등으로 몰리면서 모처럼 지역 자영업자들이 함박웃음을 지었다.

올해 고물가와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폐업까지 고민했던 자영업자들이 한국시리즈 특수를 맞이 했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오후 6시 KBO 한국시리즈 경기 시간이 다가오자 광주지역 배달업체에는 주문이 쏟아지고, 술집마다 함께 경기를 시청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일부 식당은 쏟아지는 주문을 감당하지 못하고 배달 주문 접수를 일시 중단하거나 단기 아르바이트 고용을 고려하기도 했다.

광주일보 취재진이 21일 오후 7시께 찾은 광주시 서구 치평동의 한 술집 테이블 키오스크 화면에는 “주문 폭주로 대기시간이 20분 이상 걸린다”는 안내 문구가 떴다.

손님들이 몰리면서 주방이 주문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광주 지역민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같이 치킨 먹으면서 응원할 사람 있나요?”, “가족끼리 치킨 시켜두고 경기 시작 기다리고 있습니다”와 같은 게시글이 속속 올라왔다.지역 자영업자들은 “찾는 사람이 많으니 장사할 맛이 난다”고 입을 모았다.남구 봉선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정모(여·60)씨는 “요즘 회식도 잘 안하고 외식도 줄이는 분위기라 문을 닫아야 하나 고민했었는데, 어제는 오랜만에 테이블이 가득 찼다”며 “TV로 손님들과 다 같이 응원이하니 덩달아 신이 나더라. 한국시리즈 특수가 실감이 난다”고 웃었다.

진월동 족발집 사장 박병우(42)씨 역시 “매장 손님도 많고 배달 주문도 한번에 몰려 잠시 배달 주문을 다 못 받았을 정도였다. 남은 한국시리즈 기간 동안은 처제에게 잠시 일을 도와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월드컵이나 2017년 한국시리즈보다 못하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봉선동에서 22년째 치킨집을 운영하는 허동섭(66)씨는 “경기가 안좋다보니 다들 지갑을 닫고 있지 않나. 지난 올림픽 때 특수는 커녕 평소보다도 주문이 적어 아쉬웠다”며 “이번에는 주문이 다소 늘기는 했지만 월드컵 등 빅이벤트만큼은 아니다”고 말했다.

코로나 이전까지는 월드컵 등 큰 규모의 스포츠 경기가 열리면 주문이 2~3배 이상 몰렸지만, 이번에는 그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치킨 등 일부 업종만 한국시리즈 특수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있었다.

진월동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전옥주(여·58)씨는 “한국시리즈 덕을 보는 것은 치킨집이나 술집 정도고, 대부분 식당은 큰 도움이 안된다. 오히려 저녁에 경기 보느라 다들 집에 들어가니 나올 사람도 안나온다”며 “KIA의 한국시리즈 진출은 좋은 일이지만 장사가 안되니 마냥 즐겁지는 않다”고 고개를 저었다.

인근 중국집 사장 이관호(67)씨는 “한국시리즈 특수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손님이 1~2명이라도 늘어나는 것은 장사하는 입장에서 좋은 일”이라면서도 “물가나 인건비는 끊임없이 오르고 손님은 갈수록 줄어드는데 반짝 특수가 얼마나 도움이 되겠나. 근본적인 문제는 그대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글·사진=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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