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53개 병원 응급실 의사 42% 줄었다

응급실 의사 914명서 535명 … 전공의는 10분의 1토막
대전·충청 58% 감소 등 수도권 아닌 지방 응급실 더 악화

전국 53개 병원 응급실 의사 42% 줄었다 11일 서울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서 보호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뉴시스

2월 전공의 집단사직 이후 전국 53개 병원 응급실에서 근무하던 의사 42%가 감소했고 병원 7곳은 24시간 운영할 수 없어 부분 폐쇄를 고려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지난 9일과 10일 협의회에 참가 중인 전국 병원 중 53곳의 응급실 현황을 설문조사 결과 해당 병원들의 응급실 근무 의사는 지난해 914명에서 현재 535명으로 41.4% 감소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 병원에서 근무 중인 전공의는 지난해 386명에서 현재 33명으로 10분의 1토막 났다. 조사에 참여한 병원 중 7곳은 응급실 근무 의사가 5명 이하로 떨어져 부분 폐쇄를 고려해야 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의사 수가 6∼7명에 그친 곳 역시 10곳에 달해 의사 1명이 응급실을 24시간 지키는 상황이었다. 전의교협은 "지난해는 의사 1명만 근무하는 병원이 1곳, 부분적으로 2명이 근무하는 병원이 4곳이었고, 나머지 48개 병원은 모두 2인 이상 근무해 응급실 운영에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현재는 의사가 15명 이상인 7개 병원을 제외하면 평균 의사 1.5명이 근무하는 것으로 계산됐다"고 밝혔다.

수도권이 아닌 지방으로 갈수록 응급실 운영 상태는 더 나빴다. 대전·충청 지역 병원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의사가 58% 감소한 것을 비롯해 부산(53.6%), 광주·전남(51.2%)에서도 50% 넘게 응급실 의사가 줄었다. 대전·충청에서는 전문의 감소율(27.9%) 역시 20%대를 기록했다. 서울의 경우 응급실 의사 감소율은 39.2%였지만 전문의는 4%만 줄었다. 전의교협은 "부산은 조사 대상 병원 5곳의 응급의학 의사가 모두 합쳐 32명으로 병원당 평균 6.4명만 근무해 다른 지역보다 근무환경이 열악했다"며 "응급실 붕괴가 지방부터 진행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조사 결과"라고 설명했다.유민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