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급형 전기차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현대차는 캐스퍼 일렉트릭으로, 기아는 EV3와 EV4로 시장을 공략 중이다. 특히 준중형 세단형 전기차 EV4는 전용 플랫폼 기반 모델로 기대를 모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성적표는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EV3보다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상품성에서 부족하다는 평가가 이어지는 중이다.

실제 출고가 시작된 4월 EV4는 월 831대 판매에 그쳤다. EV3는 같은 기간 3,000대 이상을 기록하며 시장 반응의 온도차를 보여줬다. 물론 EV4는 4월 22일부터 본격 인도가 시작된 점을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5월에도 EV4는 1,373대로 소폭 증가했을 뿐이고, EV3는 1,866대를 기록하며 여전히 앞서 있다. 가격은 비슷하지만 반응은 다르다. 그 이유는 분명하다.
EV4의 가장 큰 단점으로는 실용성이 꼽힌다. 패스트백 스타일을 채택한 EV4는 겉보기엔 스포티하지만, 트렁크 입구가 매우 좁아 활용도는 현저히 떨어진다. 심지어 스팅어나 아우디 A5처럼 유리까지 함께 열리는 해치백 구조도 아니다. 2열 헤드룸도 부족해 성인이 앉기엔 불편한 수준이라는 실사용자들의 평가가 잇따른다.
전기차답지 않게 프렁크(앞 트렁크)도 없다. 낮은 차체와 전륜 구동 레이아웃 탓이다. 반면 SUV 형태인 EV3는 프렁크까지 챙겨 실용성이 월등하다. 그럼에도 EV4의 가격은 기본 트림 기준 4,462만 원으로 EV3보다 비싸다. 보조금을 감안한 실구매가도 3,800만 원대로, ‘비싸고 불편하다’는 인식이 생기기 충분하다.
디자인에서도 호불호가 갈린다. EV3는 안정적인 비율과 균형감 있는 디자인으로 좋은 평가를 받은 반면, EV4는 어색한 후면부 처리로 혹평을 피하지 못했다. 상징성과 실험적 요소에 비해 상품성 완성도가 아쉽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결국 EV4는 ‘왜 사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아직 제시하지 못한 전기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