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5시리즈가 독일 브랜드 특유의 딱딱함을 벗어던지고 마치 소녀의 심장을 이식받은 듯 부드러워졌다. BMW 520i는 더 이상 ‘주행의 즐거움’을 외치는 BMW가 아니다. 대신 편안함과 고급스러움으로 무장한 채 제네시스 G80에 정면 승부를 걸고 있다.

520i의 가격은 6,870만 원(기본형)에서 시작한다.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500만 원 할인을 감안하면 6천만 원대 중반에서 만날 수 있다. 5시리즈 라인업은 총 4가지로 구성되며, 이 중 520i가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효자 모델이다.

520i의 가장 큰 특징은 상위 트림에만 제공되던 ‘인터랙션 바’가 기본 탑재됐다는 점이다. 대시보드를 가로지르는 이 LED 바는 차량 상태에 따라 색상이 바뀌며, 앰비언트 라이팅과 함께 실내 분위기를 한층 고급스럽게 만든다. 열선 시트(3단계), 파노라마 선루프, 통풍 시트,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모두 기본 사양이다.

520i는 190마력의 4 기통 엔진을 탑재한다. 과거와 달리 이제는 520i와 530i 모두 같은 4 기통 엔진을 쓴다. 520i는 530i의 258마력 엔진을 디튠 한 버전이다. 시내 주행에서 190마력은 충분하지만, 고속도로 추월 구간에서는 530i와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가장 놀라운 부분은 승차감이다. 럭셔리 트림의 520i는 마치 에어 서스펜션을 단 듯 부드럽다. 과거 BMW 특유의 단단하고 스포티한 세팅은 찾아보기 어렵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는 과거 메르세데스-벤츠의 특징이었다. 반대로 최근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는 더 스포티해졌다. 두 브랜드의 성격이 뒤바뀐 셈이다.

제네시스 G80과 비교하면 어떨까. G80은 더 큰 뒷좌석 공간, 화려한 디자인, 풍부한 편의 사양을 자랑한다. 하지만 520i도 만만치 않다. 브랜드 프리미엄, 검증된 품질, 그리고 무엇보다 6천만 원대라는 가격 경쟁력이 강하다. 전장 5,060mm, 전폭 1,900mm, 전고 1,515mm, 축거 2,995mm의 차체 크기는 G80과 비슷하다.

BMW 520i는 성공적인 변신을 보여준다. 과거 BMW다운 스포티함은 포기했지만, 대신 편안함과 고급스러움을 얻었다. 제네시스 G80과의 경쟁에서 승부는 쉽게 나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6천만 원대 가격에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품질과 편안함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520i는 여전히 매력적인 선택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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