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상비약, 타이레놀 말고 더 없나요? 14년째 묶인 품목 늘린다

박경담 2026. 5. 5.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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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타이레놀 등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안전상비약 품목을 최대 20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약국이 부족한 읍·면 지역에서 편의점은 약을 살 수 있는 마지막 통로"라며 "품목 확대와 함께 안전상비약 판매 조건인 24시간 연중무휴도 완화해야 의약품 접근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약사들은 복약 지도가 이뤄지지 않는 편의점에서 안전상비약 판매가 늘어날수록 약물 오남용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품목 확대에 부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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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편의점 상비약 확대 하반기 추진"
지사제·위장 진정제·인공 눈물 추가 거론
약사 단체 오남용 문제 우려, 반대 넘어야
서울 한 편의점 직원이 안전상비의약품을 정리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정부가 타이레놀 등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안전상비약 품목을 최대 20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약국이 없는 지역이나 심야 시간대 의약품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요구를 반영한 조치다. 하지만 이해 당사자인 약사단체의 반대가 거센 만큼 실제 품목 확대까지는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5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최근 "국민 수요 조사, 안전성 검토 등을 바탕으로 올해 하반기에 편의점 안전상비약 품목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국회에 전달했다. 2012년 편의점 안전상비약 제도 도입 이후 14년째 13종으로 묶여 있는 품목을 늘리겠다는 취지다.

당초 판매 의약품은 해열·진통제 5종, 감기약 2종, 소화제 4종, 파스 2종으로 13종이었는데 2022년 타이레놀 80㎎·160㎎ 2종이 생산을 중단하면서 현재는 11종만 판매하고 있다. 약사법에서 지정한 판매 품목 상한선은 20종으로, 지금보다 최대 9종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편의점에 추가 입점이 필요한 의약품으론 지사제, 위장 진정제, 인공 눈물 등이 거론된다.


"청소년 타이레놀 중독" 반대 거센 약사들

그래픽=강준구 기자

편의점 안전상비약 수요는 제도 도입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 통계에 따르면 안전상비약 매출은 2018년 504억 원에서 2024년 826억 원으로 6년 만에 63.9% 늘었다. GS25의 경우 오후 6시~오전 2시에 팔린 안전상비약이 전체 판매량의 절반(51.3%)을 넘는다. 약국이 문을 닫는 시간대에 안전상비약 구매가 몰린다는 뜻이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약국이 부족한 읍·면 지역에서 편의점은 약을 살 수 있는 마지막 통로"라며 "품목 확대와 함께 안전상비약 판매 조건인 24시간 연중무휴도 완화해야 의약품 접근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24시간 연중무휴 운영하는 편의점에 한해 일반의약품 판매를 허용하고 있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도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안전상비약 제도가 10년이 넘은 환경 여건을 반영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제도 개정 필요성을 언급했다.

관건은 약사 단체의 반발이다. 약사들은 복약 지도가 이뤄지지 않는 편의점에서 안전상비약 판매가 늘어날수록 약물 오남용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품목 확대에 부정적이다. 대한약사회는 편의점 안전상비약 제도 시행 이후 특히 청소년의 아세트아미노펜 중독 사례가 늘었다고 주장한다. 아세트아미노펜은 타이레놀의 주성분이다.

제도 도입 당시 3년마다 판매 품목을 재검토하기로 했으나 약사들 반대로 관련 회의도 2018년부터 열리고 있지 않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판매업소 관리 부재 등을 고려할 때 현시점에서 안전상비약 품목 확대는 국민 건강에 정면으로 반하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세종= 박경담 기자 wa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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