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 반려견 키웠더니 방 빼? 소송까지 간 전세 계약 판결은

/[Remark] 주목해야 할 부동산 정보/ 반려동물 인구가 1200만여 시대가 됐지만,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공간은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입니다. 특히 집주인과 세입자 간에 반려동물을 키우는 문제로 자주 분쟁이 일어나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 KT에스테이트가 분쟁 사례와 이유, 해결방법 등을 살펴봤습니다. 

[Remark] 집주인 고지 없이 반려견 3마리 키운 A씨… 결국

최근 반려동물 가구가 늘어나면서 이와 관련한 갈등이나 분쟁도 늘고 있습니다. 올 1월 출간된 이장원 변호사의 도서 <반려 변론>에는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사전에 고지하지 않고 반려견을 키우려다 법적 분쟁까지 번졌던 사례가 소개됐습니다. 2017년 A씨는 경기 지역 한 다가구 주택의 집주인과 4억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4000만원을 지급했습니다. 계약을 진행하면서 A씨는 집주인에게 반려견 3마리를 키운다는 사실은 알리지 않았는데요.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집주인은 이 계약은 무효라며 계약금 4000만원만을 돌려주고 임대차 계약을 해제했습니다. 이에 A씨는 이러한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어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집주인의 통지는 해약금에 의한 해제이기 때문에 계약금의 2배인 8000만원을 물어줘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소송에서 법원의 판결은 무엇이었을까요? 재판부는 A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반려견을 기르지 않는 것이 임대차 조건임을 집주인이 고지하지 않았고, 그러므로 A씨 역시 집주인에게 반려견을 키운다는 사실을 고지할 의무가 없다는 게 재판부의 해석이었습니다. 다만 계약 해제와 관련해 A씨에게 발생한 손해가 크지 않다며 청구액 8000만원 가운데 5200만원만 인정했습니다.

[Remark] 반려동물 양육가구 552만… 살 집은 턱없이 부족

KB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3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개·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기르는 ‘반려가구’는 2022년 말 기준 552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25.7%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020년 말(536만 가구)과 비교하면 2.8% 증가했습니다. 인구수로 따진다면 반려인은 1262만명을 기록하고 있는데요. 국민 4명 중 1명은 반려인인 셈입니다. 

이렇게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고 있지만 반려동물과 함께 살 수 있는 집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국내 부동산 중개 플랫폼 ‘피터팬의 좋은방 구하기’ 앱에서 빌라/주택의 전월세 매물을 검색했을 때(3월 14일 기준) 서울 관악구는 5278건, 동작구는 2033건, 금천구는 1682건이 등록됐다고 나타났는데요. 하지만, 옵션에서 반려동물을 체크한 뒤 다시 빌라/주택을 검색했을 때 매물 수는 관악구 680건, 동작구 303건, 금천구 308건 등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특히 서울에서 1인 가구 비율이 가장 높은 관악구의 경우, 전체 매물 중 단 12% 만이 반려동물을 키울 수 있는 것으로 확인이 됐는데요. 반려동물을 통해 외로움을 달래려는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반려동물과 함께 살 집은 턱없이 부족해 세입자들의 어려움은 더욱 커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Remark] 반려동물 사육과 관련 임대인과 세입자간 분쟁 증가

이러다 보니 반려동물을 둘러싸고 임대인과 세입자 간 분쟁이 일어나는 일은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한준호 의원이 법무부와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한법률구조공단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가 다룬 임대인과 세입자 간 반려동물 분쟁 건수가 2017년에는 3건에 불과했지만, 2022년에는 28건으로 5년간 9배 이상 증가했다고 나타났습니다.

다툼의 이유로는 ‘동물 사육으로 인한 바닥 훼손’과 ‘벽지 오염 등 원상복구 분쟁’이 가장 많았고요. 사육 금지 특약 위반에 따른 계약 해지 및 갱신 거절’, ‘소음·냄새로 인한 이웃 간 민원 발생에 따른 계약 해지’, ‘부당한 반려동물 사육 금지 논란’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한국부동산원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동 운영하는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도 반려동물 관련 다툼이 2021년 4건에서 2022년 1~9월 8건으로 2배가 증가했다고 나타났는데요. 총 19건의 분쟁 중 16건이 ‘반려동물로 인한 파손 기물의 원상복구’로 확인됐습니다. 

[Remark] 반려동물 사육 관련 갈등을 줄이기 위해선?

전문가들은 이러한 분쟁이 일어나는 원인을 두고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반려동물 규정이 담겨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주택임대차표준계약서에도 반려동물 사육 관련 특약 내용이 없고요. 그렇기 때문에 반려동물을 두고 다툼이 일어나도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결국 분쟁이나 소송으로 번지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 같은 갈등을 줄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앞서 소송 사례에서 살펴본 듯 집주인이 계약 조건에 반려동물 사육 금지 조항이 없는 한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사전에 반려동물을 키운다고 고지할 의무가 없는데요. 그렇다 하더라도 상호 간 갈등을 줄이기 위해 임차인이 미리 계약 전 임대인에게 반려견을 키운다며 양해를 구하는 것도 좋겠죠. 

임대인은 임차인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이 싫다면, 계약서에 특약으로 반려동물 사육 금지 조항을 넣어 갈등을 미연에 방지함이 좋습니다. 또한,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은 괜찮지만 그로 인한 파손이나 원상복구 등의 문제가 걱정된다면 특약에 ‘반려동물로 인해 발생하는 기물 파손은 임차인이 원상 복구한다’라는 내용을 넣거나 사전에 조율을 하는 것도 고려해봐야 합니다. 

지금까지 반려동물 사육과 관련해 임대인과 임차인의 분쟁 사례와 이유, 조율하는 방법 등을 살펴봤습니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는 늘어나고 있지만, 반려동물을 키울 수 있는 집도 부족하고, 관련 규정도 부재해 임대차 갈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임차인, 임대인 서로 배려하는 마음으로 먼저 상황을 조율해보시고, 이후에는 반려동물과 관련한 특약 등을 활용해 임대차 갈등이나 분쟁을 미리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 기억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리마크]주목해야 할 부동산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