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테오젠이 코스피 이전상장을 잠정 유보한 날 30%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코스닥 잔류에 따른 수급 방어와 주당 가격 조정이 동시에 이뤄진 셈이다. 회사는 코스피200 예상 비중이 2025년 1% 안팎에서 0.3%로 낮아졌고 지수추종형(패시브) 자금 3600억원이 순유출될 것으로 봤다. 다만 기존 증권가의 추정치와도 1847억원의 차이가 나고 세부 산식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섯 번째 무증이 신주 상장 이후 거래대금과 회전율을 실제로 끌어올릴지도 검증 대상이다.
수급 실익 택한 이전상장 유보
16일 알테오젠에 따르면 회사는 이날 이사회에서 코스피 이전상장 추진을 잠정 유보했다. 같은 날 회사는 보통주와 상환전환우선주(RCPS) 1주당 0.3주를 배정하는 무증 결정을 공시했다. 신주는 보통주 1606만8790주와 RCPS 12만2037주다. 전체 발행주식 수는 5399만3136주에서 7018만3963주로 늘어난다. 신주배정기준일은 8월 6일, 상장예정일은 같은 달 20일이다.
시장에서는 알테오젠이 코스피 이전의 외형보다 지수 수급의 실익을 우선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피200 예상 편입 비중이 지난해 검토 당시 1% 안팎에서 현재 0.3%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반면 알테오젠은 코스닥150에서 상위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이전상장으로 신규 패시브 수요가 발생해도 코스닥150 이탈 물량을 충분히 메우지 못할 수 있다. 앞서 신한투자증권은 코스닥150 상장지수펀드(ETF) 내 알테오젠의 비중을 5.25%(4110억원)로 추정한 바 있다.
다만 회사와 신한투자증권 추정치의 차이는 연기금 반영 여부만으로 설명되지는 않는다. 신한투자증권은 코스닥150 ETF에서 4110억원이 빠지고 코스피 ETF와 인덱스펀드에서 2357억원이 들어올 것으로 계산했다. 연기금을 제외한 순유출액은 1753억원이다. 알테오젠이 제시한 유출액은 3600억원이다. 연기금 패시브 3177억원을 포함하면 1424억원 순유입으로 전환된다. 회사는 분석 기준일과 추종자금 규모를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세부 산식도 비공개다.
이전상장 관련 메시지는 한 달 사이 유지에서 유보로 바뀌었다. 알테오젠은 지난달 22일 연내 이전 목표가 유효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같은 날 전태연 알테오젠 대표는 바이오인터내셔널컨벤션(바이오USA)에서 이전상장 여부를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부적으로 코스피200 예상비중과 패시브 자금 유출입을 다시 계산하고 시장 선택을 재검토한 것으로 풀이된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신한투자증권 리포트를 보면 연기금 패시브를 넣었을 때와 뺀 경우를 구분해놨다"며 "연기금은 얼마를 편입할지 확정적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 예상되는 연기금을 빼고 실제 시가총액별로 담는 패시브만 놓고 보면 3600억원 순유출이 나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패시브 자금 유출입을 3600억원 순유출로 산출한 리서치 기관이 어디냐는 질문에는 "컨설팅 받은 자료를 동의 없이 외부에 유출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주당 가격 낮춘 무증의 실효성
이번 30% 무증은 주당 가격을 낮추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60일 평균 거래대금은 3월 25일 3012억원에서 7월 14일 1795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주가는 35만8500원에서 27만9500원으로 낮아졌다. 감소 폭이 컸지만 절대적 거래대금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거래 유동성이 낮다고도 보기 어렵다. 무증으로 주당 가격이 낮아지면 개인투자자의 매매 단위가 줄어든다.
무증은 주식 수와 권리락 가격을 조정하지만 기업가치를 직접 높이지는 않는다. 기존 주식 1주당 0.3주를 배정하면 발행주식 수는 30% 늘어난다. 이론상 주당 가격은 23.1% 낮아진다. 기존 주주의 지분율과 보유가치의 합계는 변하지 않는다. 회사에도 새 현금이 들어오지 않는다. 현금배당이나 자사주 소각과도 구조가 다르다. RCPS에도 12만2037주가 배정돼 잠재 보통주 물량이 늘어난다. 재원은 주식발행초과금 81억원이며 해당 금액은 자본금으로 전입된다.
알테오젠은 2017년 이후 지금까지 다섯 차례의 무증을 결정했다. △2017년 100% △2020년 100% △2021년 50% △2022년 20% 등이다. 이번 30%와 가장 가까운 자체 사례는 2022년이다. 당시 보통주 858만4935주와 우선주 14만9475주가 새로 발행돼 같은 해 11월 14일 상장됐다. 무증이 반복되며 주식 수도 계속 늘었다. 다만 배정비율과 시장 상황이 달라 공시 직후 거래량과 신주 상장 이후 회전율은 시기별로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에서 알테오젠의 30% 무증은 낮은 배정비율로 여겨진다. 헬릭스미스는 2020년 25%를 배정해 이번과 비율이 가장 가깝다. 그러나 랩지노믹스는 2022년 200%와 2023년 100%를 연이어 실시했고 바이오솔루션은 2025년 200%를 결정했다. 박셀바이오와 씨젠은 각각 2020년과 2021년에 100%를 배정했다. 고배율 무증은 유통주식 수와 권리락 폭이 크게 변할 수 있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이전상장 유보가 사실상 확정된 것은 오늘"이라며 "그동안 내부적으로 검토한 끝에 오늘 이사회를 통해 결정됐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패시브 자금의 유출입이 어떻게 되는지, 지금 정부에서 추진하는 코스닥 활성화 정책이나 국민성장펀드까지 다 종합해서 검토해왔다"며 "(코스피200 비중은) 2025년 이사회 당시 1%를 조금 넘는 것으로 계산했었으나 지금은 동일한 방법으로 계산해서 0.3% 수준이기 때문에 69% 줄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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