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시환 307억 하이 리스크 오버페이? 한화 역대급 계약한 이유, 앞으로 깨지지 않을 기록인가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비FA 다년계약을 놓고 지난해부터 꾸준하게 관심을 모은 노시환(26·한화)가 결국 KBO리그 역사상 최대 규모 계약에 사인하며 모든 논란의 종지부를 찍었다. 11년 계약, 총액 307억 원 계약 모두 KBO리그 역사상 최대 규모다. 다시 나올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초장기·초대형 계약의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11년이라는 계약은 한화로서도 엄청난 위험부담을 감수한 계약으로 뽑힌다. 메이저리그에서도 10년 이상의 장기 계약이 터진 지 생각보다 얼마 되지 않았고, 요즘도 이런 선수들은 어린 시절부터 특급 성적은 물론 잠재력을 갖춘 선수들의 전유물이다. KBO리그에서는 그간 볼 수 없었던 엄청난 계약에 많은 이들의 반응이 엇갈리는 가운데, 한화는 오버페이가 아니라는 확신을 가지고 이 장기 계약을 추진했다. 노시환도 이제는 11년 동안 이를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한화는 “22일 팀의 간판 타자 노시환과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했다”고 23일 공식 발표했다. 계약 조건은 모든 사람들의 입이 벌어지게 한다. 2027년 시즌부터 2037년 시즌까지 계약기간만 자그마치 11년이다. KBO리그 역사상 첫 10년 이상의 장기 계약이다. 계약 기간이 긴 만큼 규모도 가히 충격적이다. 한화가 발표한 금액은 옵션(인센티브) 포함 총액 307억 원이다. 이는 당연히 프리에이전트(FA) 계약과 비FA 다년계약을 통틀어 KBO리그 역대 최장기이자 최대 규모 계약이다.
한화는 “여기에 2026시즌 종료 후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추가해 선수의 동기부여도 이끌어낼 수 있게 했다”면서 “해외 진출은 메이저리그에 국한하되 포스팅을 통해 복귀 시에도 한화이글스의 프랜차이즈로 남을 수 있도록 상호 합의하며 계약 조건을 추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시환은 정상적이라면 2026년 시즌 뒤 FA 자격을 얻을 계획이었다. FA로 메이저리그에 갈 수 있는 길이 닫힌 만큼, 대신 포스팅으로는 해외 진출을 허가한 셈이다.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에 가면 KBO리그로 돌아올 때는 원 소속팀인 한화로 돌아와야 하는 만큼 종신 이글스맨으로의 길을 열었다고 볼 수 있다.
노시환은 경남고를 졸업하고 2019년 한화의 2차 1라운드(전체 3순위) 지명을 받았고, 이후 한화의 중심 타선을 이끌어 갈 핵심 유망주로 큰 주목을 받았다. 한화에서 곧바로 주전 3루수로 자리를 잡은 노시환은 이후 기복은 있었으나 꾸준하게 성장하며 이제는 리그를 대표하는 젊은 내야수로 공인됐다.
타율은 기복이 있었으나 홈런 파워는 근래 들어 비교적 꾸준한 감을 이어 갔다. 데뷔 후 2년 차인 2020년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홈런(12홈런)을 때린 노시환은 2021년 18홈런을 기록했고 2023년에는 131경기에서 타율 0.298, 31홈런, 101타점을 기록하며 드디어 특급 타이틀을 달았다. 당해 홈런왕이기도 했다. 2023년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병역 혜택까지 받으며 거칠 것 없는 가도를 열었다.
2024년에는 136경기에서 타율이 0.272로 떨어지기는 했으나 그래도 24홈런을 쳤고, 지난해에는 144경기 전 경기에 나가 타율 0.260, 32홈런, 101타점을 기록해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경신했다. 세 시즌 연속 20홈런 이상을 기록하며 팀 장타력에 보탬이 됨은 물론, 3루 수비에서도 꾸준히 성장하고 많은 수비 이닝을 가져가는 등 기록 이상의 공헌도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 노시환의 값어치는 2023년을 기점으로 폭등하기 시작했다. 리그의 젊은 타자 중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선수도 찾아보기 어려운데, 30홈런을 때렸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 3시즌 중 두 시즌 동안 30홈런을 기록했으며 3년 연속 20홈런을 기록했는데 이는 만 26세 이하 선수 중에서는 리그 전체를 통틀어 노시환만 가지고 있는 기록이었다. 수비도 약하지 않은 만큼 리그 전체를 놓고도 희소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화도 2025년 시즌을 앞두고 노시환과 비FA 다년 계약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노시환이 시장에 풀리면 돈다발을 들고 준비할 팀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1년 동안 교감을 나눈 양자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본격적으로 협상 테이블을 열었다. 비록 캠프 출발 전까지는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했지만, 한화는 노시환의 연봉을 올해 10억 원까지 영입하며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한 보상 장벽까지 쳤다.
한화가 돈다발을 들고 나선다는 소문이 파다했고, 한화 또한 시즌 전 계약 마무리를 목표로 분주하게 움직였다. 근래 들어 한화의 제시액이 기존 4년이나 5년 계약이 아닌, 초장기·초대형 계약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파다하게 퍼졌고, 이에 노시환에 눈독을 들이던 팀들도 포기 상태에 이르렀다. 그리고 22일 최종 타결이 돼 23일 공식 발표에 이르렀다.
11년 장기 계약은 중간에 나올 수 있는 부상, 그리고 에이징 커브 등을 고려했을 때 굉장한 위험부담이 있는 계약이다. 11년 동안 부상 없이 활약하기도 쉽지 않고, 분명 부침이 있는 해도 있을 수 있다. 2037년에 노시환은 37세가 된다. 그때까지 꾸준하게 활약할 수 있을지는 사실 선수 자신을 포함해 누구도 장담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한화는 노시환의 기량, 물가 상승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해볼 만한 계약이라고 판단했다.

307억 원이 어마어마한 금액이지만 이중에는 인센티브가 있고, 11년으로 나누면 연 평균 약 27억9000만 원 수준의 계약이다. 당장은 금액이 커 보여도 요즘 시세를 따지면 노시환 치고는 연간 금액이 비싼 편은 아니다. 실제 노시환은 업계에서 5년 기준으로 150억 원에서 160억 원 사이의 금액이 유력하게 거론됐고, 실제 그 정도 지점부터 논의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아예 초장기 계약을 하면서 연 평균 금액을 깎은 것이다.
이는 샐러리캡 기준 산정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샐러리캡 상한선은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고, 중간 폐지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올해부터 도입된 ‘래리 버드 룰’로 인해 적당한 시점에는 노시환의 금액을 이 기준으로 정리해 평가 금액을 절반으로 깎을 수도 있다. 어차피 4년 계약을 해봐야 4년 뒤에는 더 많은 금액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노시환의 성실함과 내구성을 믿고 아예 11년 계약을 주면서 미래의 근심거리를 덜었다고도 볼 수 있다. 이 정도면 한화가 위험부담을 지기는 했지만 비이성적인 계약을 했다고는 볼 수 없다.
한화는 보도자료를 통해 “한화이글스는 노시환의 과거(신인으로 입단해 프랜차이즈 스타로 성장한 과정과 상징성), 현재(KBO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서 가치), 미래(아직 20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 향후 발전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 있는 점)를 두루 반영해 대형 계약을 체결했다”면서 “노시환은 2019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한화이글스의 지명을 받아 프로 선수로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2년차였던 2020년 12홈런을 기록하며 두각을 나타냈고, 2022년 6홈런에 그쳤지만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20홈런을 기록하며 입지를 다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2023년(31홈런 101타점)과 2025년(32홈런 101타점) 두 차례나 거포의 상징인 30홈런-100타점 고지를 밟았다. 이글스 선수로 두 차례 30홈런-100타점을 기록한 이는 장종훈(1991년, 1992년), 윌린 로사리오(2016년, 2017년)에 이어 노시환이 3번째다”이라고 강조하면서 “통산 124홈런을 때려낸 노시환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20대 우타 거포이기도 하다. 현재 리그에서 개인 통산 100홈런 이상을 기록 중인 20대 선수는 강백호(136홈런)와 노시환 2명뿐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전경기 출장을 포함해 6년 연속 100경기 이상 출장 중인 스태미너, 자신의 포지션인 3루를 견실하게 지키는 수비력을 자랑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계약을 마친 손혁 한화이글스 단장은 "노시환은 144경기 출장을 목표로 하는 모범적인 선수로, 팀은 물론 리그를 대표하는 우타 거포로 성장했다"며 "구단은 선수의 목표를 존중하되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대우할 수 있는 다양한 안을 고민한 결과 이번 계약이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시환이 앞으로 장종훈-김태균의 뒤를 이어 한화이글스를 상징하는 타자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노시환은 계약 후 "내 가치를 높이 평가해주시며 역사적인 계약을 해주신 구단에 감사드린다"며 "팬들의 응원 덕에 지금의 노시환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이번 계약에도 팬들의 힘이 큰 영향을 끼쳤다. 팬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이어 노시환은 "앞으로 더욱 프랜차이즈 선수라는 책임감을 갖고 한화이글스가 명문 구단으로 자리잡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당장 2026년에는 감독님, 코치님들, 선후배들과 함께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열심히 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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