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펄어비스가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 '붉은사막'의 흥행으로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12일 회사가 공시한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3285억원, 영업이익은 212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419.8%, 2584.8% 증가했다. 신작 효과가 실적을 단숨에 끌어올렸다.
다만 시장이 주목할 지점은 1분기 성과보다 2분기 이후의 지속성이다. 패키지 게임의 특성상 출시 초기에 판매가 집중된 데다 2분기부터 성과급 등 비용 부담이 본격 반영될 것이기 때문이다.
'붉은사막'이 바꾼 1분기
펄어비스의 1분기 실적은 '붉은사막' 출시 효과가 견인했다. 1분기 지식재산권(IP)별 매출은 '검은사막' 616억원, '붉은사막' 2665억원이다. '붉은사막'이 전체 IP 매출의 81.2%를 차지하며 실적의 중심에 섰다.
지역별 구조도 달라졌다. 1분기 북미·유럽 매출 비중은 81%로 전분기 대비 25%p 상승했다. 회사는 '붉은사막' 매출의 80% 이상이 북미·유럽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플랫폼별 매출 비중은 PC 59%, 콘솔 38%, 모바일 3%로 집계됐다. '붉은사막' 출시의 영향으로 콘솔 비중은 전분기보다 31%p 높아졌다.
펄어비스가 기존 '검은사막' 중심의 장기 라이브 서비스 구조에서 벗어나 글로벌 PC·콘솔 패키지 시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낸 분기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회사는 '붉은사막'이 흥행한 배경으로 자체 개발한 '블랙스페이스 엔진'을 꼽으며 이 엔진에 광활한 오픈월드 최적화, 사실적 물리 효과, 고품질 그래픽을 구현해 몰입감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붉은사막'은 출시 이후 난이도 조정, 조작 개선, 콘텐츠 및 사용자환경(UI) 개선 등 편의성 업데이트가 진행되고 있다. 글로벌 플랫폼 스팀에서는 이용자 평가 '매우 긍정적(Very Positive)'을 유지하고 있다.

2분기 인건비 '주목'
펄어비스는 2분기 매출 가이던스로 2713억~3247억원을 제시했다. 1분기 매출 3285억원과 비교하면 상단 기준에서는 큰 차이가 없지만, 하단 기준으로는 약 17% 감소한 액수다. 수익성 변동 폭은 더 크다. 1분기 게임 기준 영업이익률은 64.5%였으나 2분기 가이던스는 47.8~54.4%다.
핵심은 비용반영 시점이다. 1분기 영업비용이 116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2.7% 증가한 가운데 인건비는 384억원, 지급수수료는 425억원, 광고선전비는 234억원이었다. '붉은사막' 판매 호조로 지급수수료가 전분기 대비 193.1% 늘었고, 마케팅 확대로 광고선전비도 151.6% 증가했다. 회사는 패키지 제작비용 대부분도 1분기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2분기에는 인건비 부담이 더 커질 예정이다. 회사는 성과급 지급의 영향으로 2분기 인건비가 전분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봤다. 광고선전비가 전년동기 수준으로 줄고 지급수수료도 '붉은사막' 매출 안정화에 따라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인건비 증가는 영업이익률 조정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펄어비스의 1분기 인원은 1024명으로 전분기 대비 6.1% 늘었다. 회사는 이에 대해 '붉은사막' 출시를 위한 단기 인력 증가라며 2분기 인원은 소폭 줄이고 올해 채용도 필수인력 위주로 보수적으로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검은사막' 감소와 후속작 과제
다만 '검은사막' 매출은 감소세다. 펄어비스는 2026년 '검은사막' 매출을 2349억~2406억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8~10% 감소를 전제로 한 액수다. 1분기 '검은사막' 매출 역시 616억원으로 전년·전분기보다 모두 2.2% 줄었다.
'검은사막'은 여전히 펄어비스의 안정적인 현금창출원이다. PC는 북미·유럽 서비스 10주년을 맞아 미국과 스페인에서 이용자 이벤트를 진행했고, 콘솔은 크로스플레이 6주년 이벤트와 마스터클래스 대회를 개최했다. 모바일은 PC 클라이언트 도입과 리마스터 업데이트로 접근성과 플레이 환경을 개선했다. 회사는 7월 하이델 연회를 기점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어 하반기 매출 반등이 예상된다.
펄어비스는 올해 연간 매출 8790억~9754억원, 영업이익 4876억~5726억원을 전망했다. '붉은사막' 매출은 6441억~7348억원, '검은사막' 매출은 2349억~2406억원으로 예상했다. 연간 영업이익률 전망치는 55.5~58.7%다.
중장기 전망은 '붉은사막' 이후의 신작 사이클과 맞물려 있다. 후속작으로는 '도깨비'와 'Plan 8'을 개발하고 있다. '도깨비'는 현재 프리 프로덕션, 'Plan 8'은 콘셉트 구체화 단계다. 한편 펄어비스는 올해 5월6일 자회사 PAI를 통해 손자회사 펜리스크리에이션(전 CCP ehf) 지분 전량을 현 경영진에게 매각 완료했다. 이에 따라 1분기 재무제표는 계속영업 기준으로 재작성됐다.
펄어비스는 '붉은사막' 구매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신규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지속적인 업데이트에 나설 계획이다. 플랫폼 확장과 다운로드가능콘텐츠(DLC) 등 게임을 늘릴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 회사 측은 "2~3년 주기의 신작 사이클 유지를 목표로 우선 '도깨비'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며 개발속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이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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