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유동성 지원에도 '밑빠진 독'...금융쇼크 위기감 확산
[앵커]
미국 중소형 은행 위기에 대규모 유동성 지원책이 발표됐지만 불안감은 쉽게 진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은행 모기업이 파산보호를 신청하고, 은행주들의 폭락이 이어지는 등 글로벌 금융쇼크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뉴욕증시는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워싱턴 권준기 특파원입니다.
[기자]
실리콘밸리은행이 파산한 지 일주일이 지나 모기업이었던 실리콘밸리은행 파이낸셜그룹이 파산보호를 신청했습니다.
272조 원 자산을 보유한 SVB파이낸셜그룹은 2008년 워싱턴뮤추얼 이후 파산보호를 신청한 최대 규모 금융기관이 됐습니다.
연방예금보험공사가 파산 관재인이 된 실리콘밸리은행은 이미 모기업에서 떨어져 나와 이번 파산보호 대상에서는 빠졌습니다.
SVB파이낸셜그룹은 법원 승인을 받아 채무이행을 중지하고 자산 매각을 통한 기업 정상화 절차를 밟게 됩니다.
위기설에 휩싸인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은 자금 지원 발표 하루 만에 주가가 다시 32% 폭락했습니다.
미국 대형은행 11곳이 39조 원을 예치하는 유동성 지원에 나서기로 했지만 투자 등급이 하향 조정되면서 불안감이 다시 커진 겁니다.
일부 투자회사는 퍼스트 리퍼블릭의 주가가 5분의 1로 곤두박질할 거라며 위기감을 부채질했습니다.
크레디트 스위스 은행도 정부의 70조 원 자금 투입 발표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8% 폭락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독일 도이체방크와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 등 주요 글로벌 은행 4곳이 크레디트 스위스와 거래하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은행발 위기감 확산에 뉴욕 증시는 다우와 S&P500이 1% 이상 하락하는 등 일제히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은행 위기로 대출이 어려워지면 중소기업 돈줄이 막히고 결국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보도를 내놨습니다.
미국 언론은 이번 은행 사태가 표면적으로는 유동성 문제이지만 근본적으로는 가파른 금리인상에 따른 은행 시스템 붕괴라고 진단해 다음 주 회의를 앞둔 연준의 어깨를 더 무겁게 만들었습니다.
워싱턴에서 YTN 권준기 입니다.
YTN 권준기 (jk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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