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빈, 손가락 수술 대신 야구 택했다…“다치는 건 숙명”


두산 정수빈(36)이 손가락 부상을 털고 복귀했지만 부상의 흔적은 훈장으로 평생 남게 됐다.
정수빈은 지난 14일 광주 KIA전에서 수비 중 슬라이딩 캐치를 시도하다가 왼쪽 새끼손가락 힘줄이 끊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하지만 불과 사흘 만인 17일 잠실 KT전에 대타로 복귀했고 18일 KT전에서는 대타로 나서 결승 득점까지 올렸다. 18일부터는 선발 출장이 가능하다.
18일 팀이 2-1로 승리한 경기를 마치고 만난 정수빈의 왼쪽 새끼손가락은 마지막 마디가 접혀 있었다. 그간 중계카메라에 잡히는 정수빈의 모습은 항상 밝았던 탓에 조금 더 충격적이었다.
정수빈은 “이건 이제 안 펴진다. 손가락은 이대로 굳을 것이다. 이것을 펴려면 철심을 박아야 하는데 그러면 한두 달 정도는 쉬어야 해서 시즌이 끝나버린다. 이대로 굳어도 일상생활을 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며 “시즌을 여기서 끝낼 수는 없고, 시즌이 끝나면 손가락이 이대로 굳어버려서 수술이 소용없다”고 했다.
정수빈은 “만약 리그 순위가 어느 정도 정해진 상황이었다면 그냥 수술할 텐데 지금은 시즌이 한창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일상생활에서도 크게 문제 될 건 없다”고 말했다.
아직 통증과 불편함은 남아있다. 정수빈은 “손가락이 구부러져있다 보니 공을 빨리 뺄 때 조금 불편하고 세수할 때나 머리 감을 때 불편하긴 하다. 방망이를 칠 때는 괜찮다”며 “근데 슬라이딩을 할 때는 평소보다 신경 써야 한다. 아직 굳어있는 게 아니라서 슬라이딩은 당분간 자제하려고 한다”고 했다.
많은 취재진이 정수빈의 손가락 상태에 한 번 놀라고 덤덤한 모습에 두 번 놀라며 질문을 반복해서 이어가자 정수빈은 오히려 민망해했다. 그는 “운동선수들 중에 이런 경우가 많다. 어쩔 수 없다”며 “다치는 건 숙명이다. 크게 지장 없으면 대충 (지낸다)”고 말했다.
정수빈은 “나중에 아들, 딸한테 아빠가 이렇게 야구했다고 얘기할 것”이라며 “다치더라도 야구를 할 수 있는 상태라면 야구를 한다는 걸 내가 몸소 보여주면 후배들도 조금 아프다고 해서 빠지는 경우는 없지 않을까”라고 했다.
원클럽맨으로서 팀 컬러인 허슬 플레이를 구현하는 정수빈은 아직도 두산 팬들 사이에서 ‘잠실 아이돌’로 불린다. 그 정도로 존재감이 독보적이다. 17일과 18일 대타로 타석에 모습을 드러내자 홈 관중은 가장 큰 환호를 보내며 이름을 연호했다. 정수빈은 “팬분들께서 정수빈이라는 선수를 그래도 많이 좋아해 주시는구나 느꼈다”고 웃었다.
이날 KT를 상대로 스윕패를 면한 두산은 주말 LG와의 3연전에 돌입한다. 정수빈은 “팀이 밑에서부터 중위권까지 올라왔다. 오히려 우리 위에 있는 팀보다 우리가 더 무서운 팀이라고 생각한다”며 “양석환과 김택연이 복귀해서 시너지 효과가 날 것 같고 순위를 치고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잠실 |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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