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향한 여정…안락사 택한 어떤 이의 마지막 3일[오늘, 지구촌]

권도현 기자 2024. 2. 9.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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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 이모프가 30일 프랑스 브장송의 집에서그녀의 반려동물인 토끼 ‘럭키’를 끌어안고 있다. 그녀는 안락사를 받기 위해 떠나면서 럭키를 이웃에게 맡겼다. AFP|연합뉴스

AFP가 뇌졸중으로 인해 편측 마비와 시각장애를 가진 한 여성의 안락사 여정을 지난 9일 공개했다.

리디 이모프가 지난달 31일 벨기에 국경과 접한 프랑스 롱위 마을에서 안락사 권리 운동가 클라우데트피에레와 그의 남편과 인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리디 이모프가 지난달 31일 벨기에 브뤼셀로 향하는 차 안에서 창에 손을 갖다 대고 있다. AFP|연합뉴스

프랑스에서 태어난 리디 이모프(43)는 뇌졸중으로 인한 편측 마비와 시각 장애를 갖고 태어났다. 시간이 지날수록 팔다리를 사용할 수 없게 된 그는 “죽은 몸에서 사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작년 결국 안락사를 결정했다고 AFP는 전했다.

리디 이모프가 지난달 31일 벨기에 브뤼셀의 한 병원에 도착해 자신에게 안락사 주사를 놓을 의사와 이야기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AFP는 지난달 30일 리디 이모프가 프랑스 브장송의 집을 떠나기 직전부터 지난 1일 브뤼셀의 한 병원에서 안락사로 생을 마감하기까지의 시간을 기록했다. 31일 새벽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집에서 출발한 그는 벨기에와 국경을 접한 프랑스 마을에서 안락사를 진행할 벨기에 의사를 만났다. 그 뒤 벨기에 브뤼셀의 한 병원에 도착해 잠들기 전 의사와 면담을 하기도 했다.

리디 이모프가 안락사 당일인 지난 1일 벨기에 브뤼셀의 한 병원 침대에 누워 안락사를 진행할 의사를 기다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리디 이모프는 안락사를 위해 벨기에로 향하는 동안 “매일매일 제 병과 장애 그리고 모든 것과 싸우는 일에 지쳤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러한 와중에도 집을 떠나며 “열쇠를 우편함에 넣고 가지 않으면 친구들이 화낼 거에요”라고 말하는 등 농담을 하며 밝은 모습을 보였다고 AFP는 전했다.

전 마취과 의사이자 리디 이모프를 도운 자원봉사자인 데니스 루소가 지난 1일 안락사를 받은 리디 이모프의 담요를 정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전 간호사이자 자원봉사자인 마리 조세 루소가 지난 1일 벨기에 브뤼셀의 한 병원에서 안락사로 숨진 리디 이모프를 담요로 덮고 있다. AFP|연합뉴스

브뤼셀의 병원에 도착한 다음 날인 1일 리디 이모프는 “벨기에 사람들에게도, 프랑스 사람들에게도 안녕”이라는 말을 남긴 뒤 주사를 맞고 숨을 거뒀다. 그가 죽은 지 나흘 후, 리디는 화장되었고 그녀의 유골은 브뤼셀 외곽 추모 정원에 뿌려졌다.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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