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전 대통령 딸 다혜씨, 만취 상태서 운전대 잡고 접촉 사고
문재인 “음주운전은 살인 행위” 과거 발언 도마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씨(41)가 만취 상태에서 차를 몰다 경찰에 적발됐다. 다혜씨는 전 남편 서모씨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다혜씨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전날 입건했다고 6일 밝혔다. 다혜씨는 전날 오전 3시쯤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해밀턴 호텔 앞에서 음주 상태로 차를 몰면서 차선을 바꾸다 뒤따라오던 택시와 부딪힌 것으로 조사됐다.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보면, 다혜씨는 2차로에서 좌측 방향지시등을 켜고 교차로로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에 탑승하기 전 비틀거리며 걷는 모습도 담겼다.
음주 측정 결과 다혜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4%로, 면허 취소(0.08% 이상) 수준이었다. 다혜씨는 조만간 용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경찰은 구체적인 출석 일자를 조율 중이다.
다혜씨가 몬 사고 차량은 지난 4월 문 전 대통령이 양도한 차량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통령은 2021년 10월 노사 상생형 지역일자리인 ‘광주형 일자리’ 홍보를 위해 캐스퍼 한 대를 직접 인수했다. 해당 차량은 지난 정부에서 추진했던 광주형 일자리 공장에서 만든 첫 자동차로, 사전 예약 신청 첫날 문 전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직접 차량을 예약했고 이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현대차 측으로부터 차와 열쇠를 직접 넘겨받았다. 다혜씨가 차량을 넘겨받은 뒤인 지난 8월, 제주의 한 경찰서에서는 과태료 체납을 이유로 차량 압류 조치를 결정했다.
다혜씨의 음주운전 사실이 알려지며 과거 문 전 대통령의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다. 문 전 대통령은 2018년 10월10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음주운전 사고는 실수가 아니라 살인 행위가 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삶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행위가 되기도 한다”며 “음주운전을 실수로 인식하는 문화를 끝내야 할 때다. 특히 재범 가능성이 높은 음주운전 특성상 초범이라 할지라도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국민의힘은 일제히 비판했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음주운전은 살인이라고 청와대에서 같이 살던 분이 얘기했었다. 아무리 아버지 말씀이 궤변이 많더라도 들을 건 들어야 한다”고 했다.
검찰은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에서 다혜씨 휴대전화 등 압수물 포렌식 작업을 벌였다. 지난 8월30일에는 다혜씨의 서울 종로구 주거지와 서울 서대문구 사무실, 제주 별장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다혜씨 남편이었던 서모씨가 2018년 이상직 전 의원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 임명된 뒤 태국계 저비용 항공사 타이이스타젯 전무이사로 취업하는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다고 보고 수사하고 있다. 타이이스타젯은 이 전 의원이 세운 회사다.
조형국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전지현 기자 jhy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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