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레이더, FA-50 탑재후 첫 비행 테스트 성공

레이시온사의 팬텀스트라이크 레이더 이미지

지난 5월 6일 미국의 레이시온사는 자사의 '팬텀 스트라이크'(PhantomStrike) 레이더가 테스트베드 항공기를 이용한 첫 비행 시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시험에서 팬텀 스트라이크는 여러 공중 목표물을 추적하고 지형을 매핑하는데 성공했다고 여러 외신에서 전했습니다.

여기서 '매핑'이란 지형을 지도처럼 그려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레이더가 땅의 모양, 산, 강, 건물 등을 마치 지도를 그리듯 컴퓨터 화면에 표시할 수 있다는 뜻이죠.

이는 조종사가 날씨가 나쁘거나 밤에도 주변 환경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능력입니다.

이 소식은 특히 폴란드 공군에게 매우 중요한데요, 왜냐하면 폴란드가 도입하는 FA-50PL 경전투기에 바로 이 팬텀 스트라이크 레이더가 장착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혁신적인 공냉식 AESA 레이더 기술


팬텀 스트라이크는 일반적인 레이더와는 달리 여러 혁신적인 특징을 갖추고 있습니다.

팬텀 스트라이크는 무게가 150파운드(약 68kg) 미만으로, 현대적인 AESA(능동 전자 스캔 배열) 레이더보다 거의 절반 정도 가볐습니다.

레이시온사의 팬텀스트라이크 레이더 이미지

보통 최신 레이더는 물로 냉각하는 수냉식을 사용하는데, 팬텀 스트라이크는 공기로 냉각하는 공냉식이라 훨씬 더 가볍고 단순합니다.

또한 일반적인 동급 레이더의 약 절반 가격에 더 뛰어난 성능을 제공하죠. 이건 정말 혁신적인 특징입니다.

레이시온은 이 기술로 AESA 레이더의 비용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팬텀 스트라이크는 갈륨 나이트라이드로 구동되는 어레이와 CHIRP(Compact High-reliability Integrated Receiver/Exciter Processor)라는 특별한 처리 기술을 결합하였습니다.

이 때문에 기존 기술보다 열 발생이 적고 더 높은 전압에서 작동이 가능해 출력 전력을 늘리면서도 부품 크기를 줄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러시아제 레이더와의 비교


폴란드가 FA-50PL을 운용한다면 러시아 전투기를 가상의 적으로 상정할 텐데요.

그렇다면 팬텀 스트라이크 레이더가 러시아제 전투기에 탑재된 레이더와 비교하여 어떤 우위가 있을까요?

팬텀 스트라이크 레이더는 러시아제 전투기에 탑재된 레이더와 비교했을 때 여러 면에서 큰 차이를 보입니다.

러시아 Su-27 전투기

러시아의 대표적인 전투기인 MiG-29나 Su-27 계열에 주로 탑재되는 N019 '슬롯백'이나 N011M 'BARS' 같은 레이더들은 대부분 기계식 스캐닝 방식(MSA)이나 초기 형태의 위상배열 레이더를 사용합니다.

팬텀 스트라이크는 최신 AESA 기술을 사용하여 동시에 여러 표적을 추적하고 다양한 모드로 전환할 수 있으며, 전자전 대항 능력도 뛰어납니다.

반면 러시아제 레이더는 기계적으로 안테나를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스캔 속도가 느리고,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입니다.

또한 팬텀 스트라이크는 갈륨 나이트라이드(GaN) 기술을 사용하는 반면, 러시아제 레이더는 대부분 상대적으로 오래된 기술을 사용합니다.

레이시온사의 팬텀스트라이크 레이더 이미지

이로 인해 팬텀 스트라이크는 더 멀리 있는 적기를 탐지하고, 스텔스 기능이 있는 항공기도 더 잘 찾아낼 수 있습니다. 또한 전자적 방해에 대한 저항력도 더 강합니다.

무게와 크기 측면에서도 팬텀 스트라이크는 러시아제 레이더보다 훨씬 가볍고 컴팩트하여, 작은 전투기에도 쉽게 장착할 수 있습니다.

이는 전투기의 기동성과 연료 효율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폴란드의 FA-50PL 도입 계획


폴란드는 2022년 7월에 한국의 KAI(한국항공우주산업)와 계약을 맺어 FA-50 전투기 48대를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이 중 12대는 FA-50GF(Gap Filler) Block 10 모델이고, 나머지 36대는 FA-50PL Block 20 모델입니다.

FA-50PL Block 20 버전은 레이시온의 팬텀 스트라이크 레이더, 탈레스의 스콜피온 헬멧 마운티드 디스플레이, 록히드마틴의 스나이퍼 표적 지정 포드 등 최신 장비를 갖추게 됩니다.

또한 데이터 링크 16 시스템으로 네트워크 중심 작전이 가능해집니다.

FA-50PL Block 20 버전은 폴란드가 보유한 F-16보다 더 뛰어난 탐지 범위와 정밀도를 제공하는 레이시온 팬텀 스트라이크 레이더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또한 운영 비용도 F-16의 약 40%, F-16V의 25%, F-35의 12% 정도로 매우 경제적입니다.

한국의 기술 자립 ESR-500A 레이더


흥미로운 점은 한국의 LIG 넥스원이 비슷한 공냉식 AESA 레이더인 ESR-500A를 개발 중이라는 것입니다.

ESR-500A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500개 이상의 송수신 모듈(TRM)을 갖추고 있으며, 팬텀 스트라이크와 마찬가지로 갈륨 나이트라이드(GaN) 기술을 사용합니다.

LIG 넥스원 ESR500A 레이더

2024년 7월, LIG 넥스원은 네덜란드 항공우주센터(NLR)와 FA-50용 공냉식 AESA 레이더 'ESR-500A'의 비행 시험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습니다.

이 시험이 완료되면 ESR-500A는 수출용 FA-50에 즉시 장착될 수 있게 됩니다.

ESR-500A와 같은 국산 레이더 개발은 한국이 방위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수출 시장에서 더 강한 입지를 다질 수 있게 합니다.

현재 AESA 레이더 시장은 소수의 외국 방위 기업들이 수출 라이센스를 통한 진입 장벽을 구축해 놓았지만, 한국은 자체 기술로 이를 극복하려 하고 있습니다.

도전과 미래 전망


FA-50PL의 도입 일정은 2025년부터 2028년까지로 계획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FA-50PL에 미국제 AIM-120 AMRAAM 미사일을 통합하는 문제로 약간의 논쟁이 있는데요.

AIM-120 AMRAAM 미사일

폴란드 측은 계약에 AIM-120C 미사일 통합이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했지만, 한국 측은 계약에는 '실현 가능성 조사'만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팬텀 스트라이크와 AIM-120C의 통합에 관한 미국의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한국 항공우주산업(KAI)의 생산 라인에서는 FA-50PL 전투기 제작이 진행 중입니다.

2025년 11월에는 첫 비행이 예정되어 있으며, 작업 일정에 큰 지연이 없다면 2028년까지 모든 항공기가 인도될 예정입니다.

팬텀 스트라이크와 같은 기술은 "차세대 레이더 기술에 대한 접근을 민주화"하여 더 많은 동맹국이 최신 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이는 특히 예산이 제한된 여러 나라의 공군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안보와 산업 발전의 새로운 장


팬텀 스트라이크 레이더의 성공적인 시험은 FA-50PL 프로그램과 국제 방위산업 시장에 큰 의미를 가집니다.

이 혁신적인 레이더는 기존 제품보다 가볍고, 저렴하고, 성능이 뛰어나며, 다양한 플랫폼에 적용할 수 있어 미래 전투 환경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LIG 넥스원 ESR500A 레이더

폴란드 공군은 이 레이더를 통해 더 강력하고 경제적인 전투기를 갖게 될 것이며, 한국의 방위산업도 ESR-500A와 같은 독자 기술 개발을 통해 더욱 발전할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첨단 레이더 기술은 현대 전투기의 심장과도 같은 역할을 하며, 국가 방위력과 항공우주 산업의 발전에 중요한 열쇠가 되고 있습니다.

레이시온의 팬텀 스트라이크와 LIG 넥스원의 ESR-500A는 이 분야의 혁신을 이끌며 미래 항공 방위 기술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