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동아일보 ‘대한민국 관광경쟁력 강화 해법을 묻다’

송화선 기자 2024. 9. 27.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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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수지 만성 적자 탈피할 골든 타임… 규제 완화, 콘텐츠 개발로 도약 발판 마련해야”

●정·관·학 머리 맞대고 글로벌 관광시장 선도할 핵심 경쟁력 모색
●유인촌(문체부 장관), 이철규(국회 산자위원장), 전재수(국회 문체위원장) 축사
●김재호 “관광은 소비가 아니라 산업이라는 인식 필요”
●윤태환 “복합리조트 등 지역 거점 앵커시설 개발해야”
●서원석 “합법 사행산업 규제가 불법 도박시장 키우는 역설 바로잡을 때”

<편집자주>
9월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FKI타워 콘퍼런스센터에서 '대한민국 관광경쟁력 강화 해법을 묻다' 포럼이 개최됐다. 강원랜드와 한국관광학회가 공동 주최하고 동아일보가 주관한 이번 포럼에서는 우리나라 관광경쟁력을 한 단계 발전시키기 위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됐다.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진종오 국회의원, 심오택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위원장, 김세원 한국관광연구원장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철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 전재수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부산 북구갑), 유상범 국회의원(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 등은 서면 축사를 보냈다.


포럼 주제발표는 김재호 인하공업전문대 관광경영학과 교수, 윤태환 동의대 호텔컨벤션경영학과 교수, 서원석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교수가 각각 맡았다. 이어 안경모 경희대 관광대학원 명예교수 주재로 정광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 이진경 제주관광대 카지노복합리조트경영학과 교수, 박준휘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부원장이 참여한 토론이 진행됐다. 3시간여에 걸쳐 진행된 이날 포럼 주요 내용을 지상중계한다.

9월 25일 오후 열린 ‘대한민국 관광경쟁력 강화 해법을 묻다’ 포럼 현장. 왼쪽부터 고계성 한국관광학회 회장, 진종오 국회의원,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최철규 강원랜드 대표이사 직무대행, 심오택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위원장, 김세원 한국관광연구원장, 김정훈 동아일보 출판편집인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지호영 기자]
최근 대한민국 관광은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해외로 나간 우리 국민은 1402만 명이다. 같은 기간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770만 명)의 약 두 배에 달한다. 그 여파로 1~6월 누적 관광수지는 64억8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인의 해외여행 선호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해외에서 돈을 쓴 만큼 국내 관광 소비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일본, 싱가포르, 태국 등 이웃 나라들이 앞다퉈 대규모 관광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것도 위협 요인이다. 이날 포럼 참석자들은 더 늦기 전에 한국 관광산업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일 획기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으고 다양한 논의를 진행했다.
최철규 강원랜드 대표이사 직무대행,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진종오 국회의원(왼쪽부터)이 ‘대한민국 관광경쟁력 강화 해법을 묻다’ 포럼 내용을 경청하고 있다. [지호영 기자]

"복합리조트, 한국 관광경쟁력 강화 열쇠 될 것"

‌개회사를 맡은 최철규 강원랜드 대표이사 직무대행은 최근 강원랜드 카지노 규제완화 성과를 소개하며 "강원랜드는 이번 규제완화를 원동력 삼아 카지노 부문에서 마련한 재원을 비카지노 부문에 과감하게 투자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복합리조트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관광산업 성장에 기여하겠다는 게 최 대행의 포부다.
포럼 개회사를 하고 있는 최철규 강원랜드 대표이사 직무대행. [지호영 기자]
‌‌복합리조트는 카지노를 비롯해 호텔, 컨벤션센터, 공연장, 쇼핑몰 등이 모여 있는 시설을 의미한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서면 축사를 통해 "복합리조트는 우리가 처한 관광 현실을 관광 선도의 기회로 전환할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장 축사를 맡은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포럼 제목 중 '경쟁력 강화'라는 부분을 언급한 뒤 "선수 시절 '강화'라는 단어를 들으면 내가 강해지기 위해 감당해야 할 수많은 연습과 훈련이 떠올랐다"며 "오늘 이 포럼도 우리 관광이 한층 더 강해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확인하고 다짐하는 자리가 돼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철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은 서면 축사를 통해 "관광산업 경쟁력은 국가 미래와 직결되는 사안"이라며 "이제는 단순한 경제 정책의 틀을 벗어난, 새롭고 진취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진종오 국회의원은 "선수 시절 국제대회 참가를 위해 전 세계를 다니며 관광 문화 콘텐츠의 중요성을 절감했다"며 "이제는 국회의원으로서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우리나라 관광산업 발전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시대 변화 반영한 관광법규 개선 시급"

포럼 주최·주관사 대표와 주요 내빈 발언이 마무리된 후 회의장은 본격적인 전문가 토론 공간으로 변모했다.
김재호 인하공업전문대 관광경영학과 교수가 ‘한국 관광산업 현황’에 대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지호영 기자]
‌첫 번째 주제발표를 맡은 김재호 인하공업전문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빨간 불 켜진 국내 관광산업, 현황과 진단'이라는 제목으로, 우리 관광산업 현실을 짚었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한국 여행수지는 61개 분기 연속 적자다. 한국인의 해외여행 씀씀이는 꾸준히 커진 반면, 방한 외래 관광객의 국내 지출액은 오히려 감소 추세다. 김 교수는 이와 관련 "최근 중국이 하이난성을 면세산업 핵심 요충지로 육성하고 있다. 앞으로 중국인의 내한 면세 쇼핑 수요가 더욱 줄어들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재 외래 관광객 10명 중 8명이 서울을 방문하는 등 관광산업의 지역 편중이 심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가 한국 관광경쟁력 강화를 위해 제안한 해법은 △관광산업 컨트롤타워 강화 △시대 변화를 반영한 관광법규 개선 △관광산업 통계 체계화 △서울-지방 간 관광 상생 협력 체계 구축 △K컬처 콘텐츠 경쟁력 강화 등이다.
윤태환 동의대 호텔컨벤션경영학과 교수가 ‘성장하는 아시아 관광산업’에 대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지호영 기자]
‌두 번째 주제발표는 윤태환 동의대 호텔컨벤션경영학과 교수가 맡았다. 윤 교수는 '성장하는 아시아 관광산업 동향 분석'을 주제로 일본, 싱가포르, 마카오, 필리핀, 태국 등 아시아 관광 선진국 상황을 소개하고 시사점을 제시했다. 윤 교수가 특히 눈여겨본 지역은 2030년 완공 목표로 복합리조트 건설을 시작한 일본 오사카다. 윤 교수는 "오사카는 일본 관서(간사이) 지방 도시로, 주변에 있는 교토부 시가현 등과 함께 2010년 '간사이 광역연합'을 구성한 뒤 관광산업이 급성장했다"고 소개했다. 카지노가 영업을 시작하면 관광 수요가 더욱 몰려들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윤 교수는 "현재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고객의 70%가 중국인과 일본인이다. 이들이 오사카로 향하면 국내 관광산업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에 따르면 관광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고 있는 태국 또한 2029년 오픈을 목표로 카지노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윤 교수는 "이제는 한국 관광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켜야 할 때"라며 △광역관광권 구축을 통한 지역관광 활성화 △복합리조트 같은 지역 거점 앵커시설 개발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불법 도박시장 억제할 합리적 정책방안 마련해야"

서원석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교수가 ‘복합리조트 국제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지호영 기자]
이날 포럼의 세 번째 주제발표자는 서원석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교수였다. 서 교수는 '복합리조트 국제경쟁력 강화 방안- 법·제도 개선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국내외 복합리조트 규제 정책 방향과 개선 방안에 대해 소개했다.

국내 유일의 내국인 출입 카지노 강원랜드는 9월 초 감독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카지노 영업 제한 사항에 대한 변경 허가를 받았다. 그 결과 카지노 영업장 면적이 기존 1만5480㎡(약 4683평)에서 5748㎡(약 1739평) 더 넓어지게 됐다. 강원랜드 전체 리조트 부지의 0.4% 수준이다. 서 교수는 "이번 규제 완화 조치를 환영하지만, 그 결과를 반영한다 해도 강원랜드 카지노 규모가 필리핀(7.5%), 싱가포르(5%), 일본(3%, 예정)에 크게 못 미치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협소한 공간과 좌석 부족은 좌석 점유를 위한 부정행위 및 게임 과몰입을 유발한다. 공간 부족으로 혼잡도가 증가하면 이용자 불만이 커져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관광경쟁력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는 게 서 교수 의견이다. 서 교수는 "우리가 현재 환경에서 복합리조트 분야 선진국인 마카오, 싱가포르와 경쟁할 수 있을까. 또 시장 신규 진입을 앞둔 일본, 태국을 능가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때"라며 "영업장 관련 규제를 좀 더 완화해 지속적으로 영업환경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서 교수는 또 2022년 기준 우리나라 불법 도박시장 규모가 100조 원을 넘어섰다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통계를 제시하며 "정부가 합법 사행산업을 엄격히 규제하는 사이, 역설적으로 통제 밖에 있는 불법 도박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불법 도박이야말로 도박중독 등 온갖 사회문제의 원인인 만큼 정책 실효성과 적정성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대한민국 관광경쟁력 강화 해법을 묻다’ 포럼 토론 모습. 왼쪽부터 김재호 인하공업전문대 관광경영학과 교수, 윤태환 동의대 호텔컨벤션경영학과 교수, 서원석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교수, 안경모 경희대 관광대학원 명예교수, 정광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 이진경 제주관광대 카지노복합리조트경영학과 교수, 박준휘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부원장이다. [지호영 기자]
‌이어진 토론에서 정광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지난해 '관광수출혁신전략'을 수립했다. 관광 분야에서 최초로 '수출'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이라며 "이제는 관광분야가 반도체나 자동차 못잖은 수출 상품이라는 인식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 토론자로 나선 이진경 제주관광대 카지노복합리조트경영학과 교수는 "한국이 가진 매력적인 관광 자원이 많다"며 한 가지 사례로 백두대간 계곡수를 채워 운영하는 하이원리조트 워터파크를 꼽았다. 이 교수는 "강원특별자치도의 청정 자연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천혜의 환경과 한국 문화의 힘을 널리 알리면 우리나라 관광경쟁력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휘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불법 도박시장 확산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며 "강원랜드 1년 매출액이 2조 원이 안 되는데 불법 온라인 카지노 시장은 연간 23조 규모다. 경제산업적으로 대단히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우리 국민이 매년 해외에 나가서 쓰는 소비액이 5조 원 이상이다. 국내 관광경쟁력을 높여 그 중 일부만 흡수해도 관광수지 적자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9월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FKI타워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관광경쟁력 강화 해법을 묻다’ 포럼 현장. 이날 3시간여에 걸쳐 진행된 포럼 내용은 매거진동아 유튜브 채널로도 생중계됐다. [지호영 기자]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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