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선박과 자동차 운반선에 대해 초고액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전 세계 해운·조선·자동차 업계가 혼돈에 빠지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오는 10월 14일부터 비(非)미국산 자동차 운반선에 대해 차량 1대당 150달러(약 21만 원)의 입항 수수료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대형 자동차 운반선 한 척이 6000~7000대의 차량을 실을 수 있기 때문에, 입항 한 번에 최대 100만 달러(약 14억 원) 이상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 車운반선 수수료, 사실상 '신관세'…글로벌 자동차업계 '비상'
이번 조치는 표면적으로는 미국 조선·해운산업 보호를 위한 정책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해외 자동차 수출에 대한 새로운 무역 장벽으로 작용한다. 특히 일본, 한국, 유럽 해운사가 대부분의 자동차 운반선을 보유하고 있어, 이들 국가의 완성차 수출과 해상물류에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자동차업계에서는 기존 관세에 더해 입항수수료까지 겹치면서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 중국산 선박·해운사 '직격탄'…K-조선·해운 '반사이익' 기대감
중국 해운사와 중국산 선박에는 톤당 최대 140달러까지 단계적으로 인상되는 별도의 입항 수수료가 추가로 부과된다. 이에 따라 중국의 가격경쟁력이 크게 약화될 전망이다. 글로벌 해운사들이 비용 부담을 피하기 위해 중국산 선박 발주를 줄이고, 한국 조선업체로 발주를 늘릴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국내 조선업계는 LNG·LP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서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 현대글로비스, '운반선 부족' 속 일부 영향…CKD 물량 증가로 상쇄
국내 자동차 운반선 시장은 현대글로비스가 독점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자동차 운반선 부족으로 용선료가 5배 가까이 치솟은 상황에서, 이번 미국 입항수수료 부과가 단기적으로는 운임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현대글로비스가 운영 중인 선박 대부분이 국내 조선소에서 건조된 것으로 알려졌고, 완성차 대신 CKD(반조립제품) 수출 물량이 늘면서 일부 비용 부담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해운·조선업계, '병 주고 약 주는' 美 정책에 촉각
미국의 이번 조치는 중국 해운·조선업을 직접 겨냥하면서도,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미국 내 산업 보호를 동시에 노린다. 단기적으로는 해상 운임이 오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소비자 가격 인상 → 수요 위축 → 물동량 감소로 이어져 운임이 다시 하락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글로벌 해운사들은 중국 조선소 발주를 기피하고, 한국·일본 조선소로 발주를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 앞으로의 변수…'글로벌 공급망' 판도 바뀌나
미국의 입항수수료 정책은 단순한 비용 증가를 넘어, 세계 해운·조선·자동차 공급망의 재편을 촉진할 수 있다. 중국산 선박이 미국 항로에서 밀려나면, 아시아 항로에 과잉 공급이 발생해 운임이 급락할 수 있고, 한국 근해선사는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반면, 한국 조선·해운업은 글로벌 시장 내 입지 강화라는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 업계는 미국 정책의 추가 변화와 글로벌 물동량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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