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인사이드] 리포트 압박 의혹 휩싸인 SK증권…금감원 불려간 사연
조슬기 기자 2023. 8. 2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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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증권사의 수익 구조가 과거에는 주식 위탁매매 수수료, 브로커리지 중심이었다면 요즘은 법인 영업과 기업 금융, IB 비중이 꽤 높습니다.
이렇게 수익 구조가 변하면서 생긴 부작용 중 하나가 기업들의 보이지 않는 압박인데요.
기업들을 상대로 돈을 벌어야 하다 보니 기업이 '갑'이고 증권사가 '을'인 구도가 짜여졌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끝난 2분기 실적발표 시즌에 한 중견 제약사가 증권사를 압박한 정황이 금융당국의 레이더망에 포착됐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조슬기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어떤 회사가 이런 의혹을 받고 있죠?
[기자]
대웅제약과 SK증권간 불거진 의혹입니다.
2분기 실적 발표가 한창이던 이달 초쯤 대웅제약이 SK증권 측에 경쟁사 메디톡스 리포트를 쓰지 말라고 입김을 넣었다는 건데요.
이에 SK증권은 자사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에게 메디톡스 리포트를 내지 말라고 지시를 내렸고요. 이후 메디톡스에 대한 기업분석 리포트가 안 나왔단 겁니다.
만약 의혹이 사실이라면 대웅제약이 경쟁사 리포트를 내지 말라고 SK증권을 상대로 갑질을 한 셈입니다.
[앵커]
그럼 리포트는 실제 안 나온 건가요?
[기자]
일단 메디톡스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게 이달 7일입니다.
통상 이르면 당일 저녁이나 밤, 늦어도 이튿날 개장 전에 증권사에서 실적 리뷰 보고서가 곧바로 나와야 하는데요.
실제 실적도 그리 나쁘지 않아 향후 주가 전망 등 어떤 식으로든 분석이 필요한 시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리포트가 아예 안 나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단 의혹을 받는 겁니다.
특히, SK증권이 메디톡스를 커버하는 유일한 증권사였던 만큼 보톡스 경쟁사인 대웅제약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냔 의혹이 증권가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을 상대로 미국과 한국에서 보톡스 균주 도용 소송을 벌인 악연이 있는 만큼 이번 의혹을 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감지됩니다.
[앵커]
정황을 보면 결국 SK증권이 대웅제약에 고개를 숙인 셈이네요?
[기자]
충분히 그렇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증권사가 기업분석 리포트와 관련한 기업들 압박에 시달리는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부정적인 투자 의견을 제시한다거나 원치 않는 보고서가 나올 경우 해당 기업이나 기관이 거래 증권사에 브로커리지 주문을 안 내는 등 수익이 줄어드는 걸 각오해야 합니다.
또 앞으로 기업 관련 정보도 받을 수 없고요.
특히 대형 증권사와 달리 SK증권 같은 중소형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대체로 법인 영업 부서의 비용 지원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리서치센터 입장에서 보면 눈치를 안 볼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거죠.
따라서 SK증권이 자체적으로 대웅제약과 거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윗선에서 리포트 발간을 막고 요구를 들어줬을 거란 관측이 나옵니다.
[앵커]
금융당국의 조사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기자]
금감원이 광복절 연휴 기간인 지난 14일 SK증권 리서치센터장과 애널리스트를 불러 면담을 하고 사실관계 여부를 파악했습니다.
금감원 금융투자검사국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이번 논란이 불거진 배경은 물론 실제 압박이 있었는지 물었다"고 밝혔는데요.
만약 의혹이 사실일 경우 증권사 리서치센터 독립성과 직결된 문제이자 투자자들이 많이 참고하는 투자 판단 기준을 없앤 행위로 볼 수 있습니다.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것으로 볼 소지도 충분히 있단 뜻인데요.
일단 금감원은 1차 조사를 마친 만큼 내부 검토 작업을 거쳐 현장 조사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앵커]
의혹의 당사자들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모두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대웅제약은 SK증권을 상대로 리포트를 쓰지 말라고 압박한 적도 없고 만난 적도 없다는 입장입니다.
자사 리포트도 아니고 타사 기업분석 자료를 내지 말라고 요구할 권한 자체도 없을 뿐더러 증권사 업무에 관여할 이유가 없단 건데요.
SK증권 역시 대웅제약 측과 접촉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며 터무니없는 의혹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메디톡스에 대한 리포트가 이번에 나오지 않은 건 대웅제약과 소송전이 끝나기 전까지 리포트를 내지 않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처벌 잣대가 마땅치 않아 당국의 고민이 깊다는 소식도 들린다고요?
[기자]
대웅제약과 SK증권 간 불공정 거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더라도 법적으로 취할 수 있는 감독기관의 조치가 명확하지 않아서입니다.
압박의 주체가 대주주라면 자본시장법상 처벌이 가능한 반면, 임직원 압박 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은 아직 없기 때문입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모범규준 형태로 이를 금지하고 있지만 자율규제라 실효성이 떨어집니다.
또 대웅제약은 금융회사가 아니라 처벌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건 정확한 투자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나왔어야 할 자료가 안 나왔단 겁니다.
이는 금감원이 증권사에 강조해 온 리서치센터 자율성과 독립성이 훼손됐음을 의미하기도 하는 만큼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증권사의 수익 구조가 과거에는 주식 위탁매매 수수료, 브로커리지 중심이었다면 요즘은 법인 영업과 기업 금융, IB 비중이 꽤 높습니다.
이렇게 수익 구조가 변하면서 생긴 부작용 중 하나가 기업들의 보이지 않는 압박인데요.
기업들을 상대로 돈을 벌어야 하다 보니 기업이 '갑'이고 증권사가 '을'인 구도가 짜여졌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끝난 2분기 실적발표 시즌에 한 중견 제약사가 증권사를 압박한 정황이 금융당국의 레이더망에 포착됐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조슬기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어떤 회사가 이런 의혹을 받고 있죠?
[기자]
대웅제약과 SK증권간 불거진 의혹입니다.
2분기 실적 발표가 한창이던 이달 초쯤 대웅제약이 SK증권 측에 경쟁사 메디톡스 리포트를 쓰지 말라고 입김을 넣었다는 건데요.
이에 SK증권은 자사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에게 메디톡스 리포트를 내지 말라고 지시를 내렸고요. 이후 메디톡스에 대한 기업분석 리포트가 안 나왔단 겁니다.
만약 의혹이 사실이라면 대웅제약이 경쟁사 리포트를 내지 말라고 SK증권을 상대로 갑질을 한 셈입니다.
[앵커]
그럼 리포트는 실제 안 나온 건가요?
[기자]
일단 메디톡스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게 이달 7일입니다.
통상 이르면 당일 저녁이나 밤, 늦어도 이튿날 개장 전에 증권사에서 실적 리뷰 보고서가 곧바로 나와야 하는데요.
실제 실적도 그리 나쁘지 않아 향후 주가 전망 등 어떤 식으로든 분석이 필요한 시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리포트가 아예 안 나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단 의혹을 받는 겁니다.
특히, SK증권이 메디톡스를 커버하는 유일한 증권사였던 만큼 보톡스 경쟁사인 대웅제약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냔 의혹이 증권가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을 상대로 미국과 한국에서 보톡스 균주 도용 소송을 벌인 악연이 있는 만큼 이번 의혹을 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감지됩니다.
[앵커]
정황을 보면 결국 SK증권이 대웅제약에 고개를 숙인 셈이네요?
[기자]
충분히 그렇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증권사가 기업분석 리포트와 관련한 기업들 압박에 시달리는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부정적인 투자 의견을 제시한다거나 원치 않는 보고서가 나올 경우 해당 기업이나 기관이 거래 증권사에 브로커리지 주문을 안 내는 등 수익이 줄어드는 걸 각오해야 합니다.
또 앞으로 기업 관련 정보도 받을 수 없고요.
특히 대형 증권사와 달리 SK증권 같은 중소형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대체로 법인 영업 부서의 비용 지원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리서치센터 입장에서 보면 눈치를 안 볼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거죠.
따라서 SK증권이 자체적으로 대웅제약과 거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윗선에서 리포트 발간을 막고 요구를 들어줬을 거란 관측이 나옵니다.
[앵커]
금융당국의 조사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기자]
금감원이 광복절 연휴 기간인 지난 14일 SK증권 리서치센터장과 애널리스트를 불러 면담을 하고 사실관계 여부를 파악했습니다.
금감원 금융투자검사국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이번 논란이 불거진 배경은 물론 실제 압박이 있었는지 물었다"고 밝혔는데요.
만약 의혹이 사실일 경우 증권사 리서치센터 독립성과 직결된 문제이자 투자자들이 많이 참고하는 투자 판단 기준을 없앤 행위로 볼 수 있습니다.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것으로 볼 소지도 충분히 있단 뜻인데요.
일단 금감원은 1차 조사를 마친 만큼 내부 검토 작업을 거쳐 현장 조사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앵커]
의혹의 당사자들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모두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대웅제약은 SK증권을 상대로 리포트를 쓰지 말라고 압박한 적도 없고 만난 적도 없다는 입장입니다.
자사 리포트도 아니고 타사 기업분석 자료를 내지 말라고 요구할 권한 자체도 없을 뿐더러 증권사 업무에 관여할 이유가 없단 건데요.
SK증권 역시 대웅제약 측과 접촉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며 터무니없는 의혹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메디톡스에 대한 리포트가 이번에 나오지 않은 건 대웅제약과 소송전이 끝나기 전까지 리포트를 내지 않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처벌 잣대가 마땅치 않아 당국의 고민이 깊다는 소식도 들린다고요?
[기자]
대웅제약과 SK증권 간 불공정 거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더라도 법적으로 취할 수 있는 감독기관의 조치가 명확하지 않아서입니다.
압박의 주체가 대주주라면 자본시장법상 처벌이 가능한 반면, 임직원 압박 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은 아직 없기 때문입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모범규준 형태로 이를 금지하고 있지만 자율규제라 실효성이 떨어집니다.
또 대웅제약은 금융회사가 아니라 처벌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건 정확한 투자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나왔어야 할 자료가 안 나왔단 겁니다.
이는 금감원이 증권사에 강조해 온 리서치센터 자율성과 독립성이 훼손됐음을 의미하기도 하는 만큼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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