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옥상으로 납치해 눈과 입 가린 뒤 테이프로 기둥에 묶어 초등학생이 스스로 테이프 끊고 탈출…경찰에 구조 요청 "돈이 필요해 해서는 안 될 행동" 반성문 읽었지만 '징역 10년' 재판부 "죄질 무겁다…피해자 상당한 정신적 고통"
초등학생 납치범에 대해 징역 10년이 선고됐습니다. 지난해 12월 납치 사건 당시 JTBC 보도화면. 〈출처=JTBC〉
같은 아파트에 살던 초등학생을 납치한 뒤 부모에게 억대의 돈을 요구한 40대에게 중형이 선고됐습니다.
서울북부지법은 오늘(2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영리약취·유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2살 백모 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등교 중인 13세 미만 미성년자를 아파트 옥상으로 납치하고,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그 어머니에게 2억 원을 요구한 사건"이라고 정리한 뒤 "죄질이 매우 무겁고 비난 가능성이 높다. 피해자가 사건 이후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중형을 선고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초등학생 납치범에 대해 징역 10년이 선고됐습니다. 지난해 12월 납치 사건 당시 JTBC 보도화면. 〈출처=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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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으로 끌고 가 납치…학생이 테이프 끊고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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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씨는 지난해 12월 19일 서울 도봉구의 한 아파트에서 등교 중이던 여자 초등학생 A양을 흉기로 협박해 납치한 혐의를 받습니다.
백 씨는 아파트 엘리베이터 앞에서 A양을 흉기로 위협하면서 아파트 옥상으로 끌고 가 손과 입, 눈 등에 테이프를 붙인 뒤 기둥에 묶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후 A양에게서 빼앗은 휴대전화로 A양의 어머니에게 "오후 2시까지 현금 2억 원을 준비하라. 아니면 딸을 볼 생각하지 말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A양은 백 씨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테이프를 끊고 스스로 탈출해 경찰에 구조를 요청했습니다.
백 씨는 입던 옷을 뒤집어 입고 CCTV가 있는 곳에선 우산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리는 등 경찰의 추적을 피하려고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범행 현장 등 수사를 통해 오후 5시쯤 백 씨의 자택에서 긴급체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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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갚기 위해 범행했다"…사기 전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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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약 1억7천만 원의 빚을 갚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지인에게 빌린 돈을 갚지 않아 사기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는데, 항소심을 앞두고 합의금을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입니다.
실형이 선고돼 구속됐다가 지난해 7월 풀려난 뒤 석방 5개월 만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검찰은 지난달 백 씨에 대해 징역 15년을 구형했는데, 백 씨는 당시 직접 쓴 반성문을 꺼내 읽으면서 "돈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했다. 돈을 구하지 못하면 가족들이 길거리에 나앉을 거라는 압박감에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법원은 "재범 위험성은 낮은 수준으로 평가된다"면서도 "사전에 범행 장소를 물색하고,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옷을 바꿔입은 점 등은 죄질이 나쁘다"면서 중형을 선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