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운기 전달하고 "농사일정 당겨라"
◀ 김필국 앵커 ▶
이렇게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북한은 최근 농사에 사활을 거는 듯한 모습도 보이고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올해도 심한 가뭄이 우려된다, 이젠 봄가뭄을 기정사실로 여기고 사전대책을 철저히 세워라 다그치고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영농 일정을 앞당기라는 주문도 하고 있다는데요.
김세로 기자, 북한 상황 살펴볼까요?
◀ 기자 ▶
황해남도와 평안북도 등 각 지역 농촌에선 지난달 말부터 일찌감치 밀과 보리를 파종하기 시작했는데요.
◀ 리포트 ▶
작년과 비교하면 열흘 가까이 앞당긴 셈입니다.
요즘 북한 방송엔 농업 기술을 전수하는 모임 소식도 자주 나오는데 핵심은 어떻게 하면 영농일정을 당길 수 있는가라고 합니다.
[조선중앙TV/3월 13일] "올해 예견되는 농업 기상조건에 대처해서 전반적인 영농 적기를 앞당기는데서 나서는 실무적 문제들과.."
◀ 차미연 앵커 ▶
영농일정을 이렇게 당기는 이유는 뭐 때문일까요?
◀ 기자 ▶
통상 밀 보리 파종이 끝나면 4~5월 모내기에 앞서 모판도 만들고 각종 준비를 하는데요.
일정을 당겨 빨리 끝내는 만큼 다른 일을 할 시간을 벌 수 있습니다.
또 최근 강조하고 있는 이모작 과정에서 수확철과 다른 작물 파종시기가 겹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합니다.
[권태진/GS북한동북아연구원장] "땅을 놀리지 않고 계속해서 농사를 짓는 것은 생산량을 조금이라도 더 늘리려는 그런 목적이 있는 것이죠."
또 다른 이유도 있는데요.
봄 가뭄에 대비하는 조치란 겁니다.
[조충희/굿파머스 연구소장(탈북민)] "수로 파기라든지 강 하천 바닥 파기라든지 영농 일정을 조금씩 당겨놔야 가뭄과 관련해서 어떤 작업이 시작될 때 그 작업의 공정이 여유가 생기는 거예요."
◀ 김필국 앵커 ▶
지난해도 봄 가뭄이 심했잖아요.
그래서 올해 더 재촉하는 것 같습니다.
◀ 기자 ▶
우리나라도 남부지방에선 벌써 가뭄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북한도 3월 초 강수량이 예년에 비해 적다면서 경계합니다.
[조선중앙TV/3월 11일] "3월 상순 평균 강수량을 보면 1.8mm로 평년의 20%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작년에도 봄 가뭄으로 농업 생산에 큰 타격을 받았는데, 올해 역시 곡창지대인 황해도를 비롯한 각 지역에서 심한 가뭄이 예상된다며 우려합니다.
[조선중앙TV/3월 15일] "특히 5월에는 주요 벌(들판)이 집중돼 있는 황해남북도를 위주로 중부의 여러 지역에서 강수량이 적어서 가물(가뭄)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견됩니다."
그런만큼 가뭄이 무조건 들이닥친다는 걸 기정사실로 여기고 대책을 세우라며, 농경지에 물을 댈 수 있는 대책 마련이 급선무라고 강조합니다.
북한은 최근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농업 문제를 단일 의제로 상정할 만큼 중시하며 후속 대책도 마련했는데요.
간석지를 개간하거나 토지장부를 대조해 숨은 땅을 찾도록 하는 등 재배면적을 확대하는 방안도 독려합니다.
[조선중앙TV/3월 4일] "농업 토지를 필지별로 대조 확인하면서 누락된 토지를 모두 찾아 알곡 재배면적을 결정적으로 늘려야 합니다."
◀ 차미연 앵커 ▶
김정은 위원장은 농기계를 선물로 보냈다고요?
◀ 기자 ▶
지난해 완공한 함경남도 연포온실농장에 경운기와 트랙터 등 농기계 수십대를 보냈습니다.
[연포온실농장 보도/3월 13일] "온실 남새 생산의 집약화, 공업화 수준을 높이는데 필요한 륜전기제들과 많은 설비들을 보내주시는.."
주민에게 신선한 채소를 공급한다며 만든 이 농장은 김위원장이 착공식과 준공식에 모두 참석하며 공을 들였던 곳인데, 연일 도발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서도 민생을 챙기고 있다는 걸 선전하려는 의도란 분석이 나옵니다.
김세로 기자(sero@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465214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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